"-항공사·관관청 등이 원하는 홍보·마케팅
-모바일 플랫폼 구축 및 기술 개발 고민 中

안성준 이사는 15년간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던 ‘항공맨’ 타이틀을 버리고 지난해 초 독립 광고대행사인 ‘워너비컴’을 세웠다. 안 이사는 스스로를 ‘여행업계를 위한 AE(Account Executive)’라 말한다. 스타플라이어, 필리핀항공, 뉴질랜드관광청, 온필닷컴, 랜드스마일 등 여행업계 굵직굵직한 업체와 손을 잡고 그들의 사업을 키우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진짜 ‘능력자’는 A부터 Z까지 모든 일을 잘하는 사람이 아니다. 믿을 수 있는 ‘전문가’를 적재적소에 쓰면서 하나의 결과물을 잘 도출하는 사람이다. 그런 의미에서 워너비닷컴 안성준 이사는 마케팅 ‘고수(高手)’였다. <편집자 주>

Q. 항공사 출신으로 마케팅 업무를 해보니 어떤가
에어뉴질랜드의 GSA가 바뀌던 시기, 15년간 몸 담았던 항공업계를 떠났다. 지난해 초 엔비즈라는 회사에서 마케팅 일을 시작해 5월에는 공식적으로 ‘워너비컴’을 만들었다. 자의 반, 타의 반이긴 했으나, 역시 위기가 기회더라. 생각보다 빨리 좋은 에이전트를 만나 사업을 펼칠 수 있었다. 이제 항공좌석을 팔거나 여행상품을 만들지 않지만, 여행인이었던 과거를 버릴 수 없다. 대학에서도 관광을 전공했고, 사회에서 보고 들으며 배운 것도 여행업이다. 바꿔 말하면, 워너비컴과 일하는 항공사, 관광청 등의 에이전트는 구구절절하게 여행업을 설명할 필요 없이 편하게 마케팅을 맡길 수 있다.

Q. 여행업은 마케팅하기 쉽지 않는데.
마케팅의 악조건은 크게 2가지다. 첫째 소비자가 공급자보다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을 때, 둘째 비슷비슷한 상품을 파는 경쟁자가 많을 때다. 여행업계는 두 가지 악조건을 모두 갖고 있다. 돈만 쓴다고 마케팅이 아니다. 여행업계에 맞는 제대로 된 마케팅을 해야 한다. 현재 워너비컴은 항공사, 관광청, 랜드사 등을 고객사로 두고 각각의 특성에 맞춰 미디어 광고, SNS를 활용한 바이럴 마케팅, 옥외광고 등을 기획해주고 있다. 나는 기본적으로 광고를 기획하고 총감독하는 AE일 뿐이다. 나머지는 창의성이 뛰어난 홍보대행사나 SNS전문가의 몫이다.

Q. 마케팅 조언을 짧게나마 해준다면
성수기에는 ‘매스’ 광고를 해야 한다.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여행자의 마음에 불을 지피는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비수기엔 매스 광고는 소용이 없다. 오래 노출될 수 있는 콘텐츠를 제작해 온라인 등으로 유통시켜야 한다. 그 콘텐츠가 쌓이고 쌓일 무렵, 성수기가 돌아오고 성수기와 비수기의 마케팅이 맞물려 돌아간다. 또한 이미 세계 500대 기업의 70%가 ‘1+1 바터(Barter) 광고’를 이용하고 있다. 항공권, 숙박권, 관광지 입장권과 같은 실물 자산이 있다면 이것을 활용해 마케팅에 쓰면 된다. 별도로 돈을 들이지 않고도 비수기 때마다 골칫거리인 좌석이나 호텔 방 등을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 워너비컴은 다국적 CBT(Corporate Barter Trading) 기업인 미국의 글로벌엑스사와 제휴를 맺어 중간에서 바터 광고를 돕는다.

Q.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
좋아하는 학자 중 ‘세스 고딘’이 있다. 그는 책 <보랏빛 소가 온다>를 통해 ‘주목할 만한(remarkable) 가치’를 역설했다. 작더라도 해당 분야에서 남들이 넘볼 수 없는 힘을 내면 된다고 생각한다. 어느 분야든 영업에 집착하면 일을 망친다. 무리하게 고객사를 넓힐 욕심은 없다.
이제는 플랫폼과 기술 싸움이다. 워너비컴은 모바일광고 플랫폼 회사인 미국의 크로스 디지털 미디어와 공급계약을 채결했다. 과거 ‘온라인 광고’가 처음 등장했을 때 다들 “되겠어?”하고 반신반의했다. 이제 온라인에서 모바일로 트렌드가 넘어가고 있다. 모바일 플랫폼을 갖고 있으면 모바일 광고를 펼치기 더 쉽다. 또한 옥외전광판 광고를 한 데 모으는 ‘마켓 플레이스’를 구축하고 오프라인 광고의 KPI(Key Performance Indicator)를 제대로 측정할 수 있는 기술도 개발할 것이다.
"
저작권자 © 여행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