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섭
액세스프리페이드 이사
Jinseob_Kim@mastercard.com

“내 집의 방 한 칸이나 집 전체를 빌려줍니다” 최근 경영 관련 서적이나 매체를 보면, ‘공유경제’에 대한 논의가 뜨겁다. 나의 이익이 우선시 되는 세상에서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타인과 나눈다는 공유경제란 무엇인가? 쉽게 말하면, 내가 가지고 있는 잉여자원을 다른 사람과 함께 효율적으로 이용하자는 개념으로, 생산된 재화를 ‘소유’의 관점으로 보지 않고, 실제로 사용되지 않는 재화의 공유를 통해 가치를 재생산하자는 활동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아직 공유경제에 대한 방향이나 가치를 논하기는 어려운 시점이지만, 최근 가장 중요한 키워드가 되어버린 것은 틀림 없어 보이며, 이러한 공유경제에 대한 관심은 구체적인 사업모델로 발전시켜 성공한 사례를 볼 수 있다.

관광업계에서도 최근 공유경제의 개념을 비즈니스에 적용하여 안정적인 수익모델로 발전시킨 숙박공유 업체 ‘에어비앤비(Airbnb)’의 한국진출을 보면서, 공유경제와 관광의 접목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것 같다. 에어비앤비의 경우, 창업 4년 만에 기업가치 2조원 이상의 사이트가 됐고, 하루 평균 이용자 5만명으로 세계 최대의 호텔 체인인 힐튼을 능가할 정도라고 하니 그 성공은 대단하다. 국내에서도 공유경제를 이용한 비즈니스가 상당히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데, 공간, 자동차, 의류, 지식 등 분야에서 공유경제와의 접목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고 한다.

서울시의 경우 ‘공유도시, 서울’이라는 슬로건을 걸고, 다양한 공유경제 사업을 지원하고 있는데, 지난 2월부터는 ‘서울, 공유경제를 만나다’라는 주제로 매주 세미나를 진행하고 있다. 평소 공유경제에 대한 관심 있던 필자도 서울시 주관으로 공유경제 기업을 소개하는 세미나에 참석했는데, 놀랍게도 사례로 발표된 14개 기업 중 4개의 기업이 여행과 관련된 것이었다. 현지인과 함께하는 맞춤여행 서비스인 ‘마이리얼트립’은 2012년 4월 문을 연 공유기업 중 하나로, 현지인이 직접 기획하는 맞춤형 여행서비스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이들은 현지인의 삶을 통해 다른 사람들에게 여행의 정보와 시간을 공유해 나가려 하고 있는데, 기존의 패키지 여행이나 자유여행이 충족시키진 못했던 것을 절충하고자 하는 노력으로 보여진다. 그 외에도 민박을 공유하는 ‘비앤비히어로’, 공정여행과 공유경제를 접목시킨 ‘플레이플래닛’ 그리고 전국의 한옥을 제공하는 ‘코자자’ 등이 있다.

이러한 사례에서 공유경제와 관광사업을 접목해 보면, 무형의 서비스이면서 지식과 경험이 바탕이 되는 관광사업은 여타 산업보다는 공유를 위한 기회가 많은 것은 확실한 것 같다. 하지만 공유경제를 관광에 접목할 경우, 신분 확인, 보안 등 새로운 사람과의 만남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여행 경험 공유의 경우, 가이드의 관리와 교육, 가이드 비용의 처리 등이 시스템화 돼야 사업모델로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아울러 공유경제란 용어는 사용하지 않았지만, 좌석공유와 공동모객 등의 형태로 존재하는 우리 업계의 BtoB 모델도 공유경제라는 트렌드에 맞춰 하나의 플랫폼으로 다시 만들어보면 어떨까 한다.

필자를 더욱 놀라게 했던 것은 이러한 사업을 개발하고 운영하고 있는 대표들이 모두 20~30대 젊은이들로, 그저 여행이 좋아 더 좋은 여행을 위해 본인들의 생각을 개발한 것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새로운 트렌드와 접목한 사업모델들을 보면서, 관광업계에 있는 우리는 기존의 상품이나 서비스로 새로운 시장이나 고객의 창출에만 치중해 오히려 새로운 시도에서 멀리 떨어져 있었던 것이 아닌가 느낌을 갖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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