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호텔 실시간 예약’이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다. 여행사들은 예약이 들어오면, 호텔에 팩스를 보내고 호텔은 객실상황을 확인해 여행사에 다시 확정을 해주는 게 지금까지의 방식이었다면, 이제는 호텔들이 여행사의 엑스트라넷에 직접 접속해 객실을 관리하고 요금까지 조절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국내 호텔들은 최근 외국인 관광객이 급감하자 내국인 수요를 유치하기 위해 발등이 떨어졌고, 온라인 여행사들은 모바일로 여행상품 구매가 급증하는 것에 대응하려는 움직임이 맞아 떨어진 것이다. <편집자주>

*엑스트라넷(Extranet): 호텔을 여행사의 내부 통신시스템인 인트라넷에 포함시킨 새로운 통신구조다. 가령, A호텔의 객실 관리 담당자가 B여행사 시스템에 접속해 객실 및 요금을 직접 관리하는 방식이다.

-호텔이 OTA 시스템 직접 이용해 객실·요금 관리
-일본 관광객 ‘급감’ 내국인 ↑…채널 매니저 대두
-인팍·호텔패스·엔조이등 운영, 주력 호텔은 달라

■‘2시간 이내 회신’은 옛날 이야기

최근 인터파크투어가 국내 호텔 24시간 실시간 예약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관심이 증폭됐지만 이미 ‘실시간 예약’을 선보인 업체들은 많았다. 국내호텔 분야에 강한 호텔엔조이와 B2B와 B2C를 아우르고 있는 호텔패스가 대표적이며, 호텔조인도 4월 중에 실시간 예약 서비스를 선보이기 위해 막바지 작업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이들 외에도 아고다, 익스피디아 등 외국계 OTA들도 국내호텔을 실시간으로 예약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세부적인 방식에서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 기본적으로는 여행사들은 사전에 확보한 호텔 블록 내에서 예약이 들어오면 실시간 확정을 해주는 반면, 사전 블록이 없거나 프로모션 요금 등은 여행사 직원이 호텔 측에 요청 후 고객에게 2~3시간 후에 확정해주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번에 인터파크투어가 선보인 실시간 예약 서비스는 호텔 측에서 여행사에 블록을 배정할 뿐 아니라 예약, 요금까지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여행사는 굳이 고객 상담이나 호텔과의 연락을 할 필요가 없고, 호텔에서는 판매력이 강한 여행사를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식이다. 인터파크투어 이기황 국내사업본부장은 “실시간 예약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이 있었지만 호텔이 직접 탄력적으로 요금까지 관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르다”며 “국내호텔은 임박 예약이 많고, 모바일을 통한 거래가 늘고 있는 트렌드에 맞춰 이같은 서비스를 선보였다”고 설명했다.

■호텔과 여행사의 뒤바뀐 운명

불과 지난해까지도 업계에서 뜨뜻미지근했던 ‘실시간 예약’이 이제서야 이슈가 된 것은 그간 국내 호텔들이 넘쳐나는 외국인 관광객들로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본과의 외교 마찰에 이은 엔저 현상으로 일본 관광객이 썰물처럼 빠져나간데다 최근 서울시내를 중심으로 호텔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면서 호텔들도 영업 방식에 변화를 줄 수밖에 없었다. 내국인 수요에도 눈을 돌리고, 온라인 여행사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게 된 것이다.

특히 중소규모의 신축 호텔들은 글로벌 체인 호텔에 비해 영업망이 다양하지 못한 터라 온라인 여행사에 대한 의존도는 더욱 높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리고 온라인 여행사의 특성상 임박 예약자가 많아 호텔들이 직접 객실과 요금을 관리하는 영업방식이 주목을 받게 된 것이다. 호텔패스 관계자는 “국내 호텔의 경우, 입실 전 3일 이내 예약자가 50%에 달한다”며 “인바운드가 호황일 때는 호텔들이 임박 예약을 받지 않았는데 최근 들어 상황이 급격히 달라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개장한 서울시내 특급 호텔 판촉 관계자는 “최근 시장 상황이 너무 좋지 않아 구매력이 높은 온라인 여행사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결국 국내호텔 시장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는 인터파크투어, 호텔엔조이, 호텔조인, 호텔패스 등의 주가가 더욱 올라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뿐 아니라 아고다 등 외국계 OTA들은 호텔들이 엑스트라넷을 활용할 수밖에 없는 시스템으로, 실시간 예약에 대한 호텔의 대응력이 더욱 요구되는 상황이다.

■실시간 예약은 모바일 시장 노린 것

여행사들이 국내 호텔 실시간 서비스에 주목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모바일을 통한 예약자를 잡기 위함이라 할 수 있다. 호텔엔조이는 발빠르게 모바일 예약 서비스를 선보여 시장을 선점했고, 최근에는 대부분의 호텔 예약 사이트들이 모바일 서비스 없이는 생존할 수 없다는 것을 직감하고 이미 서비스를 선보였거나 준비 중에 있는 상황이다. 인터파크투어는 “모바일을 통한 예약율이 2012년 초 2.9%에서 10%로 상승할 만큼 급증하고 있다”고 밝혔고, 호텔스닷컴의 경우, 모바일 예약이 급증했다고 밝힐 만큼 모바일 호텔 예약 시장의 성장세는 가파르다.

업체마다 실시간 예약이 가능한 호텔의 숫자는 차이가 있다. 각 업체들이 특정 호텔과 얼마나 긴밀한 관계를 갖고 있는지, 또 얼마나 판매력이 있는지 등에 따라 양상이 다른 것이다. 현재 인터파크투어는 20여개 호텔이 실시간 예약 가능한 상태로, 계약 호텔을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호텔조인은 30개 이상의 호텔과 제휴를 맺고 서비스를 준비 중에 있으며, 시장을 선점한 호텔엔조이, 호텔패스 등은 이보다 더 많은 호텔들로부터 다량의 객실을 블록으로 받아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텔 입장에서는 소규모 여행사를 위해 객실 관리 담당자를 배정할 수는 없는 만큼 판매력이 강한 업체를 중심으로 제휴를 맺고 있는 것이다.

■한국에서도 채널매니저 보급될지 관심

이처럼 온라인 여행사의 엑스트라넷을 활용해 호텔들이 실시간 예약 서비스를 확대하는 흐름이 무한정 확대될지는 미지수다. 해외의 사례를 봤을 때, 덩치 큰 호텔들을 중심으로 OTA들과 거리두기에 나서는 모습이 보이는 게 대표적이다. 힐튼, 메리어트, 인터콘티넨탈 등의 체인호텔들이 룸키닷컴(Roomkey.com)이란 웹사이트를 만들어 OTA 및 홀세일 업체들과 각을 세우는 모습이 이를 단적으로 드러낸다. 지금이야 국내 호텔들이 외국인 관광객의 급감으로 내국인 수요 유치에 팔을 걷고 나선 상황이지만 언제든 객실 점유율이 높아지면 ‘마음을 달리 먹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호텔들 입장에서는 급증하는 온라인·모바일 수요를 놓칠 수는 없기에 OTA들과 협력을 하면서도 주도권을 뺏기지 않기 위한 치열한 수싸움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같은 상황으로 인해 다양한 OTA를 일괄 관리할 수 있는 ‘채널 매니저(Channel Manager)’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북미 지역이나 유럽, 일본에서는 호텔들이 광범위하게 이용하고 있는 채널매니저 서비스를 이용하면 여러 OTA를 한번에 관리하면서도 특정 OTA에 프로모션 요금을 제공하는 등 탄력적인 객실 운영 및 관리가 가능하다.

현재 국내에서는 일본계 채널매니저인 TL린칸과 제휴를 맺은 아시아코브가 영업을 시작했다. 아시아코브 유현수 대표는 “채널매니저를 이용하면 호텔들이 OTA를 통한 객실 관리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기에 그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현재 국내 호텔들은 물론, 일부 OTA들과 시스템 작업을 진행 중에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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