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진
코스모진관광학원 원장
dosa3141@cosmojin.com

방한 외국인 1,000만 돌파, 가수 싸이를 필두로 한 한류열풍, 세계 최고의 VIP 정재계 인사들이 참석하는 국제회의 개최, 높은 의학 기술력을 앞세운 의료관광 …. 국내 관광업계는 본격적인 성장궤도를 달리고 있다. 과연 우리나라가 본격적으로 글로벌 관광대국에 들어섰다고 말할 수 있을까. 몰려드는 관광객을 원활하게 수용할 수 있는 숙박 및 편의시설도 턱없이 부족하다. 특히 4000여개에 달하는 무등록 여행사, 정식 가이드보다 더 활발히 활동 중인 무자격 가이드 등 문제는 날로 심해지고 있다. 수도권 및 일부 지역에만 편중돼 있는 관광자원 역시 외국인들의 한국 재방문을 방해하는 요소다.

최근 정부에서도 이러한 문제점을 인지하고 호텔 및 레지던스 등의 숙박 시설 확충을 비롯해 관광지의 전국적인 확대를 위해 각 지역의 지자체와 연계해 다양한 관광상품 및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도시관광 활성화 공모사업’을 통해 관광경쟁력을 가진 도시 지역을 선정하고 지역 테마와 연계한 관광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다. 지역 관광을 활성화하는 데도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한 정책은 아쉬운 부분이 많다. 대부분 하드웨어적인 부문에 지원이 집중돼 있고 관광객을 유치하는 여행사 및 전문 인력에 대한 지원은 없다. 이 때문에 규제가 허술하고 지원이 부족한 가운데, 무등록 여행사와 무자격 가이드들만 양성되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 급증으로 검증되지 않은 여행사와 무자격 가이드들이 자연 발생적으로 생겨날 수밖에 없었다. 더불어 관광업계의 서비스 질은 떨어졌다.

현재 정부 측에서는 불법적으로 자행되고 있는 여행사 및 가이드에 대한 규제 법안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여행업법 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현재 여행업법은 여행업의 정의와 종류, 등록에 관한 규정, 여행업자의 보험가입 및 여행수수료 규정, 여행상품의 거짓·과대광고 금지 규정, 건전한 여행 의무 및 여행지의 법령준수 의무 규정, 여행업무관리자 의무배치 규정 등 총 45조로 구성돼 있다.

이번 여행업법 제정안은 업계 종사자 입장에서 반가운 소식으로 들린다. 국내 관광문화가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는 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행업법 발의와 동시에 근본 원인이 되는 여행사 및 전문 인력을 위한 지원에는 눈을 돌리지 못하고 있다. 진정한 글로벌 관광대국으로 첫발을 내딛기 위해서는 시설 및 관광 자원 개발뿐만 아니라 관광객들을 직접 유치하고 안내하는 여행사 및 인력 등을 위한 정책도 동반돼야 한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기분 좋게 우리나라를 다시 찾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지 못한다면, 현재의 성장세는 머지않아 다시 하락세로 돌아설 것이다.

한쪽에만 치우친 반쪽짜리 성장은 결국 실패할 수밖에 없다. 바람 불 때 연이 날리 듯, 지금의 좋은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게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모두 충실하게 준비해 관광객과 관광업계 모두 웃을 수 있는 선진 관광 문화를 이룩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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