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칸쿤 성공…중남미 상품화 바람
-자가용비행기, 크루즈 여행 등 고급화
-OZ 연합상품은 재방문객 겨냥해 출시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이 통하지 않던 미주 패키지 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감지된다. 30여 년 간 미주 패키지 상품을 구성하는 불변의 공식과도 같았던 ‘저가, 코치, 서부’ 일변도에서 형식과 내용을 탈피한 상품이 등장하고 있다. 미주 패키지 시장이 하이엔드 마켓, 신규 목적지, 리피터 상품으로 외연을 넓히고 있다.<편집자 주>

한해 여행객 수치가 110만명을 넘어선 미주 시장. 2010년 49%의 증가율을 달성한 이래로 2011, 2012년 역시 4~8% 꾸준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지만 미주 아웃바운드 업계는 그 온기를 느끼지 못한 것처럼 보인다. 해가 갈수록 항공 공급이 늘어난 하와이, 괌, 사이판 등 휴양지로 여행객이 집중되는 사이 지난해 미 본토 방문객은 2011년보다 도리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서부, 미동부 코치 상품을 운영하는 패키지 업계가 크게 위축되면서 미주 시장의 패키지 시대는 끝났다는 열패감, 여행사를 거치지 않는 FIT 수요에 주도권이 넘어갔다는 실망감이 시장에 짙게 드리우기도 했다.

그러나 위기감은 곧 변화를 유도했다. 기존 코치 상품과 문법이 다른 신상품들이 시장에 속속 등장하면서 미주 시장의 외연 확대를 이끌고 있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미국 상무부는 미국 방문객이 2013년에는 138만명, 2014년에는 148만명에 달할 것이라 발표했다. 2010년 100만명을 넘긴 이래 5년 만에 시장 파이가 50%에 가깝게 늘어난다는 예측이다. 여행사의 기획력으로 이 수요를 유치할 수 있게끔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탈 것’의 진화, 하이엔드에 통했다

지난해 5월 하나투어 사이트에 1인당 상품가가 500만원이 넘는 미주 상품이 등장했다. 미주 패키지 동선을 대형 버스 대신 자가용 비행기로 여행하는 마우이바에어크루즈(mauiva Air cruise) 상품이 그 주인공. 미주 패키지 시장에 고가 상품은 통하지 않는다는 통설을 깨며 40석이 8일 만에 완판되는 기염을 토했다. 현재까지 매달 1회 30석씩 블록이 운영되고 있는 마우이바 상품은 시장에 안정적으로 정착한 상태다.

허니문 시장에 인기를 끈 ‘마이애미&바하마 크루즈’ 상품도 코치 공식을 깨트리며 시장의 좋은 반응을 얻었다. 크루즈에 대한 여행객의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2박3일간의 짧은 크루즈를 곁들여 젊은 소비자층에 소구했다는 평이다. 카리브해와 쇼핑도시인 마이애미를 결합한 이 상품은 여행사의 고수익원으로도 주목받았다.

이같은 고가 상품의 성공에는 “미주 패키지 시장에도 하이엔드 고객층이 분명 존재한다는 점, 코치 투어 외 대안 상품이 부재했다는 점을 여실히 드러낸 사건”이라는 평가가 뒤따른다. 장시간 이동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인다거나 이동을 여행의 과정으로 활용하면서 미주 여행의 신규 수요를 만들어 냈다.

■재방문고객 유치할 상품이 없다?

미 패키지 상품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 연합 상품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한해 아시아나항공이 미주 연합 상품으로 공급하는 좌석수는 15~20만석 수준. 상용수요를 높이기 위해 미주 노선을 강화한 아시아나항공은 전미주투어로 일원화했던 연합 상품 간사를 다변화하며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아시아나 야전사령관으로 불리며 10여년 넘게 연합 상품을 운영했던 전미주투어가 뉴욕·샌프란시스코·하와이·시카고 노선을, 투어토리가 로스앤젤레스·시애틀 노선을 담당하는 랜드사로 선정됐다. 연합사들은 새로운 간사가 등장으로 우려와 기대를 동시에 보내고 있다.

전미주투어와 투어토리 측은 자신의 색깔을 살린 상품을 선보이면서 ‘재방문 고객’을 겨냥한다는 동일한 지향점을 내세우고 있다. 전미주투어는 미서부, 미동부로 이원화된 미주 시장에서 시카고 노선을 활용한 중부 상품을 내달 출시하고 이달 말 주요 패키지사 10곳을 초청해 팸투어를 진행한다. 미국 4명의 대통령의 얼굴이 새겨진 큰바위 얼굴인 ‘러시모어 마운틴’, 영화 <늑대와함께춤을>의 배경인 ‘배드랜드’ 등 신규목적지를 포함한 상품이다. 전미주투어 강선영 부장은 “아시아나항공이 7월22일부터 시카고노선을 매일 운항 체제로 개편하면서 중부 연합 상품을 기획했다”며 “미국 재방문을 유도하면서 미주 시장 파이를 키우는 상품이 될 수 있을 것”이라 밝혔다.

투어토리 역시 시애틀 노선을 활용한 미국+캐나다 멀티 상품을 출시했다. 투어토리 박현규 사장은 “패키지 상품에 대한 수요는 분명 존재하지만 저가 코치 상품으로 미국에 실망한 고객들을 다시 끌어들일 수 있는 상품이 시장에 부재했다”면서 “시애틀 연합 상품을 품격 상품으로 구성했고 소비자와 여행사 종사자의 인식 전환을 위해 이미지 광고를 진행 중이다”라고 밝혔다.

■남으로 확대되는 미주 시장

지난해 미주에서 가장 뜨거웠던 목적지가 ‘칸쿤’이라는 데는 이견의 여지가 없다. 지난해 여행사를 통해 칸쿤으로 떠난 한국인 수는 약 3,000여명 수준으로 2011년 400여명에 비해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칸쿤 시장이 주목받으면서 아메리칸항공 연합 간사를 맡았던 팍스아메리카투어, 에어로멕시코 상품을 판매한 익사이팅투어 외에도 5~6곳의 여행사가 칸쿤에 집중해 있다. 팍스아메리카투어 김영아 소장은 “칸쿤 상품은 블로그와 소셜미디어를 통해 입소문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거뒀다”라며 “칸쿤이 대중성을 얻고 있는 건 새로운 목적지를 찾는 소비자의 요구가 그만큼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직항 노선 없이 2, 3회 경유해야 도착할 수 있는 약점이 있지만 관광 인프라가 확실하다면 상품화할 수 있다는 선례를 남긴 것이다. 칸쿤의 성장 이후에 미국 마이애미, 쿠바, 멕시코 로스카보스, 에콰도르 상품 등이 출시되고 코스타리카, 바하마군도 등 남미 지역에 대한 미주 여행사의 개발 열의가 뜨거워지고 있다. 아메리카라인투어도 갈라파고스, 우유니사막을 여행하는 란팩 리피터 상품을 선보이며 다양한 선택항을 제시하기도 했다.

변화는 미주 SIT 상품에도 찾아왔다. 음식, 음악 등 다양한 문화탐방 상품이 개발된 유럽시장에 비해 미주 SIT 대다수는 크루즈 및 대학 탐방 상품으로 다양성이 떨어졌다. 그러나 한국 레저 수요를 겨냥한 남미 각국의 마케팅과 여행사의 의지가 결합되면서 SIT도 탄력을 받고 있다. 박광준 소장이 이끌고 있는 투어파크USA는 콜롬비아대사관의 도움을 받아 콜롬비아커피생산조합을 방문해 커피가 만들어지는 전 공정을 배우고 자격증까지 취득할 수 있는 커피생태투어를 출시했으며 뉴욕에서 전문 뮤지컬 교육을 체험할 수 있는 상품도 구성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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