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발리 시장은 기로에 서있다. 허니문 시장의 패권을 하와이나 몰디브로 내준지 벌써 3년 가까이 됐고, 패키지 시장 역시 높은 지상비, 가이드 문제가 불거져 어려움을 겪고 있다. 때문에 아시아나항공의 7월25일 인천-발리 신규 취항이 관련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발리 취항을 앞두고 발리 현지의 목소리와 한국 업계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목요일 출발에 따라 시장 흔들릴 수도
-새호텔 봇물…“객실수배 숨통 트일 듯”

인도네시아 발리 글·사진=박우철 기자 park@

●APEC·인프라 개발 등 호재와 겹쳐

발리 현지 업계는 오는 10월에 발리에서 열리는 APEC정상회의가 여행 시장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APEC정상회의는 지난 2005년 부산에서도 개최된바 있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 국가들의 경제협력체(APEC·Asia-Pacific Economic Cooperation)회의이다. 부산 정상회의 당시 본 회의 전후로 IT엑스포코리아2005 등 각종 행사가 개최면서 많은 외국인들이 부산을 방문했다. 이 기간 중 노후된 도로 개보수, 호텔 객실 확대 등 부산의 각종 관광인프라가 개선됐다.

발리 여행업계에서도 이 점을 주목하고 있다. 많은 국가의 정상들이 참석하는 국제회의가 오는 10월에 열리는 만큼 도로, 공항, 호텔 등 각종 인프라가 확충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발리국제공항은 APEC이 열리는 올해 10월까지 터미널 확장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공항에서 덴파사르 시내로 이어지는 도로도 확장공사 중에 있다. 특히 업계가 기대하는 것은 호텔의 확장이다. 최근 개장한 물리아리조트, 상반기 개장을 목표로 막바지 공사 중인 사마베리조트 등이 대표적이다. 공항 인근 지역과 꾸따, 스미냑 등에도 3성급에서부터 5성급까지 다양한 호텔들이 개장을 준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인 수요가 늘어 수배가 어려웠던 3~4성급 호텔 부족 현상이 올해 안에 완전히 해소될 것으로 현지 업계는 보고 있다.

● 가이드 문제 등 갈등 잠복

국제회의, 아시아나항공의 취항 등으로 발리 여행시장은 호재를 맞았다. 그러나 가이드 문제 등 몇몇 불안요소는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발리의 가이드 문제는 크게 두 가지의 불안요소를 갖고 있다. 첫 번째는 한국 여행사(랜드사)와 가이드, 두 번째는 한국여행사와 한국여행사 사이의 이해관계이다. 한국 여행사와 가이드 사이의 분규는 지난해 12월 발리한인여행사협회를 중심으로 해결의 가닥이 잡혔다. 한인여행사들은 발리가이드협회 회원들의 처우 개선 등을 합의했고, 발리가이드협회는 이를 근거로 한인여행사협회에 가입된 여행사의 행사에만 활동한다.

그러나 문제는 한국여행사와 한국여행사와의 관계다. 가이드들이 요구한 콜랙트팁(지상비를 팁 형태로 손님에게 받는 행위) 금지, 쇼핑·옵션의 수수료 인상, 가이드비용 인상 등이 각 업체의 처지에 따라 다르게 적용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A랜드사 대표는 “행사 인원, 수배력, 전속 가이드 수, 판매한 상품 조건 등 여러 부분에서 여행사끼리 입장이 달라 분열의 소지가 있다”며 “지난해 12월, 문제해결 과정에서도 이 부분 때문에 한인여행사끼리도 의견을 모으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후자 쪽이 더욱 큰 폭발력이 있다고 보고, 한인여행사 사이의 정보공유 강화·친목 강화 등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OZ, 목요일 출발이 문제다

또 다른 불안요소는 아시아나항공의 목요일 출발 판매 정도에 따라 시장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이다. 비슷한 사례로는 2010년 대한항공의 인천-몰디브 노선이 대표적이다. 주말 판매는 허니문 수요 덕에 비교적 판매가 수월했지만 주중 출발이 부진해 일본 노선 항공료에도 못 미치는 몰디브 항공권이 비공식적으로 유통됐다. 아시아나항공도 당분간 여행사 책임판매 형태를 취할 예정이고, 목요일 판매에 대한 업계의 확신도 없기 때문에 ‘비상식적’이 특가를 예상하는 업계의 시선이 많다. 한 발리 전문 여행사 대표는 “허니문 여행사에서 발리 모객에 조금만 신경 쓰면 주말 출발은 비교적 쉽게 채울 수 있다”면서도 “목요일 출발은 가족여행, 개별여행으로 채워야 하는데, 발리는 비행시간도 길고 항공료가 만만치 않아 아직까지 가족여행으로는 입지가 확실하지 않다. 때문에 막판 ‘땡처리’로 발리 시장 자체가 크게 요동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과 클럽메드가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등 가족여행으로도 입지를 다질 수 있을 지 주목된다. 또한 사마베리조트, 그랜드미라지 등 올인클루시브(All inclusive) 콘셉트의 리조트들이 한국시장에 점차 알려지면서 가족여행 수요가 늘 가능성도 있다.

■ 발리한인여행사협회 류기아 회장
“한인 여행사의 권익이 최대 목표”

-협회에 대해 설명해 달라
지난해 12월 불거진 한국어 가이드들의 집단행동에 대응하기 위해 발리에 있는 한인여행사들이 설립한 협회다. 공식명칭은 발리한인여행사협회(Bali Association of Korea travel agency)이다. 정관을 만들고 공식 활동을 시작한 것은 1월1일로 보면 된다. 30개의 여행사가 소속돼 있으며, 회원사들은 회원사의 권익은 물론 여행객들에게 품질 좋은 행사를 할 수 있도록 함께 고민하고 있다. 또한 가이드 집단행동들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정보를 공유하는 역할도 한다. 발리한인여행사협회는 인도네시아여행사협회에 가입된 공식 협회다.

-아시아나항공 취항에 거는 기대는
대략 3년 전부터 하와이, 몰디브 등이 부상하면서 발리 허니문 방문객들이 매년 10%씩 줄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아시아나항공의 7월25일 취항은 이런 추세를 반전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공급석 증가로 여행사들이 발리 허니문 상품을 팔기 쉬워진다. 경쟁 구도가 다양해지기 때문에 기득권을 누리고 있던 다른 항공사들의 태도도 바뀔 수 있다. 다행히도 아시아나항공 취항에 앞서 가이드 문제가 잠정 해결됐고, 문제를 일으켰던 업체들도 어느 정도 정리됐다. 발리에 있는 여러 여행사들도 이런 기류에 맞춰 행사 품질을 높이는 동시에 한국의 허니문 여행사들이 높은 수익을 남길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한국어가이드의 현황은
지난 12월 협회와 한국어가이드간의 합의에 따라, 한인여행사협회에 가입되지 않은 여행사의 행사는 하지 않기로 했다. 이는 콜랙트팁 금지, 가이드피 인상 등을 시행하지 않는 여행사는 사실상 발리 행사를 할 수 없다는 뜻이다. 때문에 한인여행사협회의 결속력이 이어져야 안정적인 행사가 가능하다. 한국의 여행사들도 한인여행사협회에 가입하지 않은 랜드사에 행사를 의뢰하면 문제가 생길 가능성도 있으니 유의하기 바란다.


■ 아시타ASITA 케둣아르다나Ketut Ardana, SH 회장
“남부 지역 호텔 증축 제한 한다”

-아시타에 대해 소개해 달라
아시타는 인도네시아여행사협회이다. 본인은 아시타 발리 지부의 회장이다. 1971년에 창설됐고 인도네시아 여행사들의 권익 보호하는 활동하고 있다. 한인여행사협회도 아시타의 회원이다. 아시타는 지난해 12월 한인여행사와 가이드협회의 분쟁을 중재했다. 발리 시장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무면허 여행사를 발리 정부에 보고하기도 한다. 한국인이 운영하는 여행사 중 일부는 무면허인 것으로 알고 있다. 적법하게 일하려면 면허를 받고 아시타에 가입하기 바란다.

-발리 여행시장은 어떤가
올해 APEC 같은 국제행사가 많아 발리여행업계는 호황을 누릴 것으로 기대한다.
최근 발리 호텔의 평균 객실 점유율은 60% 정도로 파악하고 있다. 2000년 대 후반 객실 점유율이 50%에도 미치지 못했다는 점에서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며, 외국인들은 물론 국내 여행객들이 상당히 늘었다는 것을 방증한다. 발리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신규 호텔이 들어서고 있다.
그러나 발리 정부는 따르면 남부지역에 추가호텔 개발을 제한하는 대신 동쪽 해안 쪽에 호텔을 유치할 계획이다. 이미 많은 호텔들이 생긴 만큼 공급 과다로 발생하는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발리 정부의 정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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