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그 명부를 보면 불과 5년 사이에 이 업계가 많이 변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008년 여름부터 여행업계는 미국발 금융위기와 신종플루 등의 영향으로 기나긴 침체기를 겪었다. 그 사이 여행업계는 ‘빈익빈 부익부’로 급속히 재편됐다. 많은 여행사들이 없어졌거나 그 지위가 크게 떨어졌다. 최근 업계의 아쉬움 속에 상장폐지 된 자유투어와 법정관리 중인 롯데관광개발 등이 대표적이다. 나중에 수습기자들이 취재원 명부를 만든다면 한국여행업협회 송객실적 10위 권, 아니 5위 권정도만을 적게 될지 모르겠다. 지금의 업계는 5개 내외의 업체들이 흐름을 만들고, 항공사의 요금 및 판매 정책에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 특히 하나투어와 모두투어는 작은 외항사를 좌지우지할 정도로 업계 내에서 입김이 세졌다.
몇몇 업체가 전체 여행업계의 성장을 이끌면 대외적인 업계의 위상을 끌어 올리는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어떤 사회든 역동성이 그 사회의 발전을 이루는 근간이 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많은 구성원들이 각자의 분야에서 활발하게 움직이고, 생산적인 결과를 이뤄내면 전체 업계가 풍요로워지는 것은 상식이다. 기자 입장에서도 기사거리가 풍부해져서 좋고, 독자들도 다양한 소식을 접할 수 있다.
익스피디아, 프라이스라인에 이어 미국 3대 온라인여행사(OTA)인 오비츠(Orbitz)도 한국에 상륙했다. 이렇듯 국내 시장은 이미 국제화, 다원화됐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토종여행사의 ‘빈익빈 부익부’가 선인지 악인지 가리는 것은 적절치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아무리 크고 좋은 집에서 호의호식해도 같이 ‘희로애락’ 할 이들이 없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서로 돕고 일어서는 훈훈하 모습을 기대하는 마음은 기자 혼자만은 아닐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