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진
코스모진관광학원 원장
dosa3141@cosmojin.com


직장인의 애환을 담아낸 KBS 드라마 <직장의 신>이 많은 화제를 모으며 인기기에 종영했다. 해당 드라마는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의 간극과 남녀사원의 차별을 솔직하게 그려내며 수많은 직장인의 공감을 얻었다. 특히, 극중 재계약을 앞두고 임신 사실을 숨겼던 한 계약직 여성의 에피소드는 비정규직 여성 직장인들에게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다. 재계약이 불발될까 임신을 숨겼다가 같은 부서 내 동료들에게 들킨 후, 그럴 수밖에 없었던 상황을 눈물로 토로하는 그녀의 모습은 많은 시청자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드라마의 사례는 현실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사회적으로 여성의 지위가 많이 높아졌다고 하지만 아직까지 많은 여성들이 결혼과 임신, 출산, 육아를 사회생활의 큰 걸림돌로 여긴다. 여성들에 대한 사회적 시선과 대우가 곱지 않은 상황에서 결혼과 육아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은 다시 사회로 돌아올 엄두조차 내지 못한다.

그러면 아이를 가진 모든 기혼 여성들의 사회 재진출은 그림의 떡인 것일까? 드라마 <직장의 신>에서 재계약에 벌벌 떨었던 박봉희의 옆에는 회사에게 '슈퍼 갑'이었던 ‘미스 김’이 있었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인물은 바로 미스 김. 같은 계약직임에도 불구하고 미스 김이 언제 어디서나 당당하게 자신의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이유는 누구도 무시할 수 없는 탁월한 업무능력과 120개가 넘는 자격증 때문이었다.

사실 일반 직업군과 달리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전문 분야에서는 함께 일하는 여성의 기혼유무, 출산유무가 큰 제약으로 작용하지 않는다. 오히려 해당 분야에서 얼마나 정확하고 빠르게 업무를 잘해낼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하게 여겨진다.

이 때문에 경력단절 후 재취업을 원하는 여성이라면 전문성을 살릴 수 있는 분야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특히, 과거 사회경력, 대학 전공, 평소에 관심 있었던 분야와 연계된 직업일 경우 적응도 쉽고 다시 자리 잡는데 시간도 얼마 걸리지 않는다. 물론 유관 자격증이 있다면 금상첨화다.

실제로 최근 관광업종 내 전문분야로 통하는 관광통역안내사의 경우, 지원자의 이력들을 보면 출산과 육아로 인해 회사를 그만 두었다가 재취업을 위해 도전하는 30대 경력단절 여성들이 많다. 관광통역안내사는 국가 공인 자격증을 소지하고 외국어가 가능하다면 특별히 경력에 관계없이 국내외 여행사에 취업하거나 프리랜서로 활동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시간관리가 자유로운 편이어서 가사와 육아에서 벗어날 수 없는 기혼 여성들에게 적합하다.

가만히 앉아서 좋은 직장이 생기지 않는다고 사회에 대한 불만만 쏟아낼 것인가, 아니면 미스 김처럼 자신이 선택한 분야에서 능력을 인정받으며 화려하게 부활할 것인가. 선택은 자유지만 그 결과와 성취감은 분명 다를 것이다.

미래를 위해 투자하는 노력을 아끼지 말자. 노력하는 자만이 승리의 미소를 지을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대한민국 기혼 여성들 모두 ‘미스 김’ 아니, ‘미세스 김’이 되어 당당하게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그 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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