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민석
대표HR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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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력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을 이길 수 없다

드르륵. 헤드헌팅 의뢰사로 보낼 후보자의 추천서를 작성하고 있는데, 휴대전화의 진동이 울렸다. 박준관 (Joon Park) 더퍼시픽 수트라하버리조트 부총지배인이었다.
교포 2세로, 미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스위스의 호텔학교를 졸업한 후에 힐튼, 메리어트, 하드락, 르네상스 등 외국계 유명 체인호텔에서 경력을 쌓고, 42살의 나이에 아시아 최고의 초호화 휴양리조트 중 한 곳인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의 수트라하버리조트 부총지배인으로 근무하고 있는 그를 보면 공자님의 말씀이 떠오른다.

자녀가 의사, 법조인 등으로 성공하기를 바라는 여느 한국의 가정처럼 그 또한 부모님의 영향을 받아서, 법조인이 되기 위해 주립대학의 관련학과로 진학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적성과 맞지 않는 전공으로 고민하다가, 1년 반 만에 학업을 포기하기에 이르렀다. 학교를 그만두고, 집을 나와 생활하던 그가 얻은 일은 로스앤젤레스 남부지역에 있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의 웨이터였다. 그리고 웨이터로 2년간 근무하면서 일상에 지친 고객들의 얘기에 공감해주고, 그들에게 활력을 줄 수 있는 이 직업이 적성에 맞는다는 것을 뒤늦게 깨닫게 됐다.

 그 후 스위스의 호텔학교에 진학해서 체계적인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고, 학교를 졸업하고, 베트남의 노보텔 호텔 프론트 부매니저로 호텔생활을 시작하였다. 그리고 객실부와 판촉부에서 근무하면서 업무경력을 탄탄하게 쌓고, 호텔업계에 입문한지 10년 만에 메리어트 호텔체인의 객실이사가 되었고, 현재는 부총지배인으로 재직하고 있다.

 그가 이렇게 호텔업계에서 승승장구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서 필자는 이렇게 생각한다. 우선 그는 프로페셔날한 호텔리어로, 자신이 맡은 파트에서 가시적인 영업성과를 내면서 상사들에게 인정받았다. 그의 이력서를 보면 근무했던 각 호텔들마다 자신의 담당업무와 함께 숫자로 정확하게 영업실적이 명시되어 있다. 단순히 매출실적의 향상만이 아니라, 영업이익 성장율 그리고 체인 내의 다른 호텔과의 실적비교까지 꼼꼼히 기록된 것을 보면 호텔영업과 운영의 전문가라는 느낌과 함께 강한 자신감이 묻어났다.

또 그는 자신이 가진 지식과 경험을 팀원들과 함께 공유하면서, 자신 뿐만 아니라 부하직원들이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늘 유도했다. 조직을 이끌어나가는 리더이자, 한편으로는 선배 호텔리어로서 공유하는 지식과 경험은 팀원들의 능력향상, 업무능력의 극대화, 매출 및 고객만족의 상승으로 연결돼 긍정의 선순환구조를 이끌어냈다.
마지막으로 그가 호텔리어라는 직업을 일로만 생각하지 않고, 자신의 삶의 일부이자, 생활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헤드헌팅 의뢰를 받고 의뢰회사에서 찾는 자격조건에 맞는 적임자를 찾는 서칭작업을 진행하다 보면, 많은 사람들을 전화 또는 오프라인 미팅을 통해서 만나게 된다. 그들 중 대다수는 채용이 된다면 자신의 능력과 열정을 새로운 회사에서 펼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표출하지만, 안타깝게도 몇 달을 버티지 못하거나, 아니면 입사자가 퇴사할 경우 수수료를 환불하거나, 다른 후보자로 대체추천을 해주어야 하는 90일간의 보증기간도 채우지 못하는 당황스러운 상황을 종종 만들기도 한다.

대다수의 구직자들은 생계를 위해 일을 한다. 그러나, 그는 생계를 위해서라기보다는 자신의 인생을 즐기기 위한 방법으로 일을 선택했다. 생계를 위해서였다면, 더 안정적이고 많은 수입을 올릴 수 있는 법조인의 길을 선택했을 것이지만, 그는 자신이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 인생의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호텔에 오는 고객들은 일하는 호텔리어와 즐기는 호텔리어를 구분할 수 있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이 즐겁지 않다면, 서비스를 받는 고객의 마음도 마냥 편하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반면 즐기는 호텔리어를 보면 고객 역시도 즐겁다. 그들의 솟아오르는 해피바이러스가 고객에게도 그대로 전달된다. 그래서 그를 보면 생뚱맞게도 공자님의 말씀이 떠올랐던 것이다. “천재는 노력하는 사람을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을 이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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