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진
코스모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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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자격 가이드 처벌만이 능사 아니다
지난해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1,110만 명으로 사상 최초로 1,000만 명을 넘어섰다. 관광산업은 새로운 유망산업으로 손꼽힐만큼 많은 주목을 받고 있지만 그 성장이 너무 빠른 탓일까, 음지에 숨어있던 관광업계의 문제점들이 속속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무자격 가이드는 가장 시급하게 개선되어야 하는 문제 1순위다. 관광 가이드들은 직업 특성상 관광객들과 가장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이들이 한국을 어떻게 소개하느냐에 따라 우리나라에 대한 이미지가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일부 무자격 가이드들의 횡포 때문에 한국의 이미지가 크게 훼손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가장 많은 수가 활동하고 있는 무자격 가이드는 중국어 분야다. 중국어 무자격 가이드의 상당 부분은 기본적으로 의사소통이 가능한 조선족으로 충원되는데, 이들 대부분이 우리나라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지식이나 인식이 정확하지 않아, 관광객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 무리한 쇼핑 강요 및 불친절한 서비스 응대까지 더해져 관광객들에게 한국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형성하고 더 나아가 한국 관광산업의 성장을 저해하는 큰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2012년 말 정식 중국어 가이드 누적 합격자 4,150명 중 현재 활동 중인 가이드는 3,120명으로 나타났다. 반면 중국어권에서 방한한 외국인 관광객은 380만 명으로 이들을 안내하기 위해 필요한 가이드는 5,270명 정도여서 실질적으로 2,150여명의 인력이 추가로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결국 약 2,000 명에 해당하는 무자격 중국어 가이드가 생겨났다는 것과 같은 말이다.

올해 2월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무자격 가이드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신고 포상금제를 도입하는 관광진흥법 일부 개정안을 입법 예고하기도 했다. 무자격 가이드들에 대한 문제점이 부각되고 제도적인 단속이 시작되면서 무자격 가이드들은 날이 갈수록 설 자리가 없어질 전망이다. 이와 동시에 일부 조선족들 사이에서 공식 관광통역 안내사 자격증을 취득하려는 분위기가 일고 있다.

대부분 무보수로 일하는 무자격 가이드들에 비해 보수도 높고, 단속걱정 없이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장점 때문에 최근 관광통역안내사 자격증을 취득하려는 조선족들이 늘어나고
있다.

필자가 운영하는 코스모진 관광 아카데미의 경우도 지난 1월 관광통역안내사반 개강 이후 조선족 수강 비율이 매달 50% 이상 증가해 현재 전체 수강생 중 40~45%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커뮤니티가 활성화된 조선족들끼리 관련 정보와 의견을 공유하면서, 수강 비율 역시 점점 늘고 있는 추세다.

관련 업계에서는 올해 사상 최대 규모의 중국 관광객이 방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면에 이들을 안내할 전문 가이드는 현재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지금은 무자격 가이드에 대한 처벌만 논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결혼한 이주민이나 국내 거주 외국인들을 자격이 있는 가이드로 양성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가이드에 대한 인프라를 강화하는 것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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