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울한 현실인 것은 맞다. 그렇다고 해서 모두가 수수방관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앉아서 버티기’보다 변화된 시장 환경에 대응하고자 하는 업체들은 새로운‘랜드의 미래’를 제안하고 있다. 이들은 크게 사업 다각화를 시도하는‘팔방미인형’과 특수 전문 지역을 수배하는 ‘선도형’ 으로 나뉜다. 저마다의 생존 법칙은 다르지만 철저한 전문성을 바탕에 둔다는 점은 공통적이다.



■B2B·B2C 융합 비즈니스를 선도하라

유럽 전문 A랜드사는 4년 전부터 B2C 영업을 시작했다. 일반여행업 등록을 마치고 온라인을 통해 직모객을 시도하면서 B2B 영업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여행사 팀장들은“여행사냐, 랜드냐 정체를 확실히 해라”고 말하는가 하면“해당 랜드사에 행사를 맡길 때도 여행 일정표와 사진 등 콘텐츠에 포함돼 있는 랜드사 이름을 모조리 지우라”고 압박해 왔다. 결과적으로 간판 비즈니스는 점점 줄어들었지만 블로그 등을 통해 직판 비율을 50%선까지 끌어 올리는 데 성공했다.

B2C로 영업을 확대하고 있는 것은 비단 A랜드사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많은 랜드사들이 간판과 직판 영업을 겸하고 있고 또 100% B2B 영업을 전개하고 있는 곳도 향후에는 융합된 형태의 비즈니스를 해야한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 이처럼 랜드사들이 변화를 모색하는 첫 번째 이유는 제살깎기 경쟁에서 벗어나 돌파구를 찾기 위해서다. 여행사에서 나오는 패키지와 인센티브 물량에는 한계가 있고 또 수익률이 날로 줄고 있다는 점이 변화의 주된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인센티브 전문인 대양주 랜드사 소장은“그래도 적정 가격을 지키려 노력해왔는데 최근에는 1인당 만원떼기 행사를 해야했다”면서“대형 홀세일 업체들이 인센티브 영업을 강화하기 시작했는데 랜드사라고 직판을 못할 이유가 없지 않느냐?”면서 기회가 닿을 때마다 직접 모객을 늘리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온라인 환경의 변화도 랜드사의 영역이 B2B와 B2C를 아우르게 된 데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온라인 판매 초기에는 랜드사들이 온라인 사이트를 구축하고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서 포털 사이트 상위 노출 등에 광고 역량을 집중했으나 치열한 경쟁 구도 속에서 살아남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일반 소비자들 사이에서 온라인을 통해 여행 상품을 구매하는 데 두려움이 줄어들고 또 랜드사들도 마케팅 노하우를 익히며 영업성과를 올리고 있다. 동남아 랜드사 대표는“예전에는‘발리 여행사’,‘발리 허니문’ 등으로 키워드 광고를 했다면 최근에는 특정 호텔 이름을 검색할 경우 직판 사이트가 상위에 오르도록 접근법을 바꿨다”면서“초기에는 온라인판매에 적응하지 못했지만 몇 년간 꾸준히 마케팅을 진행해 직판 판매 비중을 높였다”고 덧붙였다.

■랜드사=스페셜리스트 공식을 세우다

온라인여행사, 대리점, 마케팅 회사 등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면서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시도가 있는가 하면 랜드사 본연의 업무에 집중해 차별화를 도모하는 곳도 눈에 띈다. 대신 이들은 다른 업체보다 앞서 시장을 개척하고 해당 지역에 관해서는 남다른 전문성을 갖추며 관련 상품 개발을 선도하고 있다.

파로스아티팩스트래블은 계절성이 극명한 캐나다 시장에서 겨울 오로라 상품을 히트시킨 업체다. 겨울에 떠나는 고가 상품이라는 약점을 극복하고 한해 200명 가량의 수요를 창출하고 있으며 올해 오로라 여행 수요를 500여명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 파로스아티팩스트래블 이내희 대표는“지역 전문가를 자처하는 랜드사는 상품 가격을 깎는 사람이 아니라 여행 콘텐츠 공급자(CP; Contents Provider)가 돼야 한다”면서“오로라빌리지 한국사무소를 맡아 여행 콘텐츠를 한국 시장에 도입했고 또 한국인 입맛에 맞게 상품을 구성하며 타 랜드사가 쉽게 따라할 수 없는 전문성을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허니문 휴양지에 전문성을 갖춘 익사이팅투어 역시 새로운 상품을 개발하는 데 부지런한 랜드사 중 하나다. 익사이팅투어는 장거리 시장 중에서도 허니문 고객을 유치할 수 있는 휴양지에 집중했으며 최근에는 멕시코 칸쿤 홀세일로 두각을 나타냈다. 익사이팅투어 김주호 사장은“몇 년간 꾸준히 현지 트래블 마트를 찾아 시장성이 있는 새로운 지역을 발굴했다”면서“트렌드와 맞는 상품, 개별 예약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차별성을 둔 것이 주효했다”고 밝혔다.

직원과 가이드에 공을 들인 드림랜드도 전문성을 쌓는 데 성공한 업체다. 많은 지방 여행사들이 홀세일 여행사의 대리점으로 전락한 가운데 드림랜드는 호남 지역을 대표하는 일본 전문 랜드사로 소화하는 물량만으로도 전국에서 손꼽히고 있다. 직원의 대다수를 유학 경험이 있는 인재로 구성했으며 가이드는 더욱 철저한 인사 검증 시스템을 통해 채용했다. 호텔과 항공까지 직접 수배한 기획 상품을 여행사에 공급하는 한편 시즌에 맞춰 전세기 상품을 운영하기도 한다.

양보라 기자 bora@traveltimes.co.kr


★팔방 미인형
코리아트래블 최동일 대표

“랜드사·호텔GSA·B2B OTA까지”

코리아트래블은 동남아 전문 랜드사를 모체로 하지만 현재는‘랜드사’로 한정지을 수 없을 만큼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태국과 발리 시장에서 신뢰와 모객력을 인정받은 최동일 대표는 2001년 코리아월드트래블을 만들며 회사법인과 BSP를 등록해 본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섰다. 인도네시아, 베트남, 캄보디아 등으로 수배 지역을 넓히는 한편, 패키지와 허니문, 그리고 인센티브로 전문 영역을 키우고 하노이, 호치민, 씨엠립, 발리, 자카르타에 전부 지사를 설립해 전문성을 키웠다.

코리아트래블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었던 계기는 시스템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면서부터다. 2007년 하드블록 미소진분 판매 사이트인‘072.COM(땡처리닷컴)’을 개설해 30만명의 고객을 확보하며 성공적으로 정착시켰다. 사이트에 항공권 발권, 리조트 예약 기능을 추가해 추가 수익을 도모하는 한편 2011년 발리 오션블루리조트의 독점 판매권을 따내며 리조트 홀세일을 시작했다. 올해는 여행사용 웹사이트 비투비리조트(www.b2bresort.com)를 선보이고 휴양지 리조트에 특화된 사이트를 개설해 또 다른 도전에 나섰다. 최 대표는“동남아 랜드사가 강점을 가질 수 있는 휴양지 숙박 시설에 집중했다”면서“한국형 OTA라 할 만한 비투비리조트닷컴을 성공시켜 여행업계의 새로운 수익 모델을 제시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선도형
위투어스 신의섭 사장

“섬세한 차이가 큰 결과를 만든다”

유럽 인센티브 전문 랜드인 위투어스의 뚝심이 통했다. 유럽 내 신 시장을 발굴하는 데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는 위투어스는 국내 몇 안 되는 CIS(독립국가연합) 지역의 전문업체다. 일반 상품으로 판매하기 까다로운 지역 특성 상 해당 지역에 인센티브 단체만을 유치해왔으나 올해 사상 첫 패키지 단체를 모객하는 데 성공했다. 위투어스만의 꼼꼼한 현지 수배가 없었다면 출시되지 못할 상품이었으며 여행사와 랜드사 간의 믿음 없이는 진행되지 못할 행사였다.

업계의 탄탄한 신뢰를 얻고 있는 위투어스는 사업 초기부터 철저하게 신용을 관리해 왔다. 전 행사에 대해 선입금을 원칙으로 세웠고 일명‘모찌코미’를 통해 현금으로 지상비를 지불하는 타업체와는 달리 모든 입·출금은 은행을 통해 결제한다. 여행업계의‘관행’과 다른 길을 걸었지만 독보적인 행사의 품질을 자신했기에 위투어스만의 프라이드를 지켜나갔다. 또 원칙이 지속 가능한 데는 장기 근속자로 구성된 직원들 간의 조직력이 힘을 발휘했다. 위투어스 신의섭 사장은“점점 더 전문성을 요하는 여행업에 있어서 랜드 비즈니스는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면서“향후에도 코르시카섬, 샤르데냐섬 등 유럽 내 새로운 지역을 발굴하며 차별성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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