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투어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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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업계의 벤처 바람은 전세계 숙박 공유를 중계하는 에어비앤비(www.airbnb.com)가 일으켰다. 에어비엔비를 통하면 누구나 자신의 집을 여행자를 위해 내어 놓을 수 있고, 여행자는 전세계 곳곳에 있는 개인의 집을 빌릴 수 있다. 빌려준 사람과 빌린 사람 양쪽에서 수수료를 받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트립어드바이저는 전세계의 숙박과 관광지에 대한 리뷰 사이트로 자리잡았다. 여행자는 전세계 어디를 가던 트립어드바이저앱이나 웹사이트에서 간편하게 리뷰를 검색하고, 지도 서비스로 쉽게 관광명소를 찾아갈 수 있다.
이런 대표적인 벤처들 외에도 수많은 여행관련 벤처가 쏟아지고 있다. 게임과 여행을 결합한 벤처, 여행 일정표를 관리해주는 벤처, 전세계의 가이드를 소개해주는 벤처, 맞춤여행 전문 벤처 등 그야말로 여행벤처 중흥기다. 대중에게 퍼진 아이디어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든다. 새로운 서비스를 접한 고객들은 또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는다. 여행업계 사람들도 벤처사업의 성공을 본 후 벤처에 뛰어들 것이다. 이미 해외의 많은 여행벤처와 유사한 모델이 국내에서 사업으로 시도되고 있다.
게다가 박근혜 정부가 그간 벤처투자업계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고자 나섰다. 벤처 기업이 투자의 선순환을 이루기 위해서는 초기투자환경이 필수적인데, 엔젤투자지원센터의 건립과 펀드 조성으로 풀어가고 있다. 그야말로 돈을 쏟아부어 초기단계 벤처를 육성하겠다는 것이다. 벤처투자는 투자에 대한 회수기간이 5~7년으로 너무 길어서 까다로운데, 코넥스와 같은 중간 회수 시장을 육성하고 있다. 김대중 대통령시절 벤처붐이 있었듯 박근혜 정부 아래에서 새로운 벤처붐이 이미 시작되었다.
벤처사업은 고객이 처한 문제를 새로운 기술이나 새로운 업무 프로세스로 해결한다. 지금까지 한국의 여행업계는 고질적인 패키지여행의 틀에 갇혀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새로운 여행벤처의 출현은 새로운 서비스, 고객에게 맞춘 고품격 여행서비스 등 새로운 여행서비스에 대한 소비자들의 갈망을 보여주는 것이다. 많은 성공사례들이 나오고, 고객들이 그런 서비스를 이용하게 될 때 현재는 거대하나 기존의 여행사업 공식에 안주하고 있는 많은 대형 여행사들도 당황하게 될지 모른다.
이미 성공해 자리잡은 기업은 자사에 맞는 자원, 프로세스, 가치가 특정한 방향으로 고착된다. 이 때문에 벤처사업을 하고 싶어도 기존 조직에서 실행하는 것이 어렵다. 패키지투어를 대량으로 처리하는 역량을 갖춘 여행사 직원들은 기존의 사업관행에 익숙하다. 벤처사업은 돈이 안되는 것처럼 보이거나 퀄리티가 낮게 느껴지거나, 기존의 사업 내에서는 실험조차도 쉬운 일이 아니다. 실적으로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시도를 하는 팀은 자원을 지속적으로 배분받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혁신의 바람이 불 때 다른 산업 분야에서 기존업체가 대응한 방법을 배워보는 것도 좋다. 인텔의 창립자 앤드류그로브는 기술의 변화와 그에 따른 혁신으로 자신의 사업이 영향을 받는 것에 극도로 조심하였다. 그의 저서 <오직 편집광만 살아남는다>에서 말하는 ‘편집광’이란 새로운 기술의 출현, 신사업의 집중적인 등장에 경계를 늦추지 않는 경영자이다. 이에 인텔은 인텔벤처스라는 자사의 벤처투자사를 설립하여 초기단계의 새로운 실험을 하고 있는 벤처에 투자하였다. 지속적으로 새로운 기술과 사업의 출현을 관찰하고 있다가 자사의 사업에 도움이 되면 신속하게 인수하여 인텔의 주요사업으로 만들었다.
구글은 업무시간의 20%를 자유롭게 새로운 사업의 모색에 사용하도록 직원들에게 강제하고 있다. 혁신을 지속적으로 만들 수 있는 프로세스에 대한 고민이 있었기 때문이다. 새로운 아이디어가 괜찮으면 사내의 혁신관리 프로세스에 따라 지속적으로 투자를 늘려간다.
여행업계도 마찬가지다. 혁신의 바람을 무감각하게 바라보고 있다면 내일의 거인의 출현에 아무런 대비를 하고 있지 않는 것이다. 위기감을 느끼면서 바라보고 있다면 여행벤처에 대한 자사의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여행벤처에 대한 투자를 전문적으로 할 기관을 마련하고 자사의 혁신 프로그램을 검토하여 벤처사업을 육성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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