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형을 무료로, 아무런 부작용없이 할 수 있다? 사실이라면 거절할 사람 많지 않을 것이다. 이 자리를 빌어 솔직히 고백컨데, 나는 성형중독자다. 순간 위의 사진을 흘끔 보시겠지만 어쩌겠는가. 대회에 나갈 만큼 대단한 미인이 된 것은 아니지만 '성형'한 것은 사실이다. 성형에 대한 나의 갈망은 어릴 적부터 시작되었다. 나는 초등학교 5학년 때 키가 163cm, 몸무게가 63kg이나 나갔던 장신거구 몸뚱이의 소유자였다. 별명은 '슈퍼레(전)드뚱뗑이(겨울이 되면 볼이 뻘겋다)'. 성적과 무관하게 늘 반장을 했고, 남동생을 위협하던 악의 무리들은 저 먼 발치에 딱 서서 팔짱을 끼고 바라만 봐도 줄행랑을 쳤다. 그러나 이 우스꽝스러운 <학교괴담>은 나름 마음 아픈 이야기다. 감수성 풍부한 소녀(?)가‘빨간 거인’의 몸으로 살아야 한다는 것은 스트레스이자 컴플렉스였다.

초등학교를 졸업하면서, 나를 아는 모든 이들과 연락을 끊고 과거는 모두 날려버리겠다는 결심으로 거울 앞에 섰다. 찬찬히 거울을 보며 내 인생이 꼬인 이유에 대해서 곰곰이 생각을 했다. 결론이 딱 섰다. ‘살을 빼자.’ 살을 빼면 인생도 펴질 것 같았다. 고무줄 바지에 달린 헝겁끈을 빼서 허리를 조였다. 숨만 겨우 쉬어지게. 그렇게 24시간을 살았다. 먹은 즉시 운동을 해서 그 만큼의 칼로리도 태웠다. 3개월 만에 12kg을 뺐다. 그 다음은 얼굴. 낮은 코, 작은 눈, 형태없는 얼굴. 굉장히 난해하다. 저 것들을 세우고 키우고 줄이리라. 부위 별로 나름의 성형비법을 가지고 있지만, 지면분량 상 가장 효과 좋은 <코 세우기>비법만 살짝 공개한다. 의외로 간단하다. 매일 보는 '일'을 치룰 때 거사가 이루어진다. 힘을 줄 때 항문 주위에서 발생하는 에너지를 얼굴, 특히 코 주위로 한껏 축적한다. 힘을 준다. 이때 코를 힘껏 잡아당긴다. 끝만 잡지 말고 뿌리 채 잡아 앞으로 쭈욱 끌면 그 엄청난 에너지가 코로 전달되어 세워지는 원리다. '에이 뭐야~' 하시겠지만, 정말 효과가 있다. 다만 너무 급할 때 가면 소용이 없다. 변비가 있을 때를 적극 활용한다. 평소에도 수시로 관리를 해 줘야 성형코가 완성되지만, 디테일은 사석에서 공개하겠다.

나름 엄청난 고민과 고달픈 과정으로 만들어진 이 얼굴. 물론 완벽하지는 않지만 나름 만족하며 살고 있다. 오랜 시간과 정성을 들여 ‘셀프 성형’을 체득해 보니 재밌는 것 하나를 깨달았다. 이름하여 ‘원하는 것을 얻는 원리’다. 우리 삶의 대부분은 무의식이 조종한다. 무의식은 의식의 반복을 통해서 새겨지며 일단 무의식에 새겨지면 그것을 외부에서 실행하는 것이다. 어떤 목표가 있다면 그것을 반복해서 되새기면 두뇌의 표층으로부터 심층으로 입력되고 입력 된 내용은 자동으로 실행된다. 간절히 원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심층에까지 새겨지지 못하고 그냥 단기기억과 같이 사라지는 것이다.

원하는 것이 있다면 ‘간절함의 정도’를 측정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을 내면화, 동기화 하는데 가장 진지하고 오랜 시간을 보내야 한다. 얼마나 절실히 원하느냐가 모든 목표를 이루는 핵심 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내 인생을 꼬이게 만든 이 문제의 해결책이 딱 하나 바로 '이것'이라고 결론이 내려진다면, 모든 에너지와 시간과 정성을 모으지 못할 이유가 없다. 방법을 배우지 않아도 무의식과 의식이 동시에 그 곳을 향해 돌진한다. 방법은 이미 내가 더 잘 알고 있는 경우가 많고, 문제에 푹 젖어있다 보면 저절로 생각나게 되어있다. ‘코 세우기의 원리’는 비단 화장실에서만 통하는 방법이 아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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