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기획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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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영업의 채널이 복잡 다양화되는 추세는 점점 가속화되고 있다. 엊그제만 해도 호텔과 전혀 관계가 없던 업체가 호텔판매와 마케팅의 중요 파트너로 부상하기도 하고, 이게 과연 성공할까 싶던 판매망이 급속히 성장해 이제는 호텔들에게 꼭 필요한 존재가 되기도 한다. 기존의 형태에 익숙하고 변화가 달갑지 않은 호텔들에게는 혼돈의 시대이고, 무한경쟁의 시대에 살아남으려고 변화를 시도하는 호텔들에게는 할 일 많은 시대가 됐다. 호텔 외부의 다양한 환경들이 호텔 판매처로서 직·간접적인 연결을 이어가는 복잡한 상황 속에서 좋은 파트너를 골라내는 혜안이 호텔들에게는 점점 더 필요해지고 있다.
호텔 판매의 좋은 파트너는 호텔의 영업상황에 따라 완급조절이 가능한 능력을 갖추고 있는 업체이다. 아무리 대량의 고객을 확보했다 하더라도 그 고객을 모두 동일조건에 수용하기를 호텔에 강요한다면 좋은 파트너의 자격요건을 충족한 게 아니다. 대량의 고객을 호텔의 특성과 상황에 맞춰 조절하며 상호이익의 접점을 빠르게 찾아내고 실행해 주는 파트너가 최적의 좋은 파트너다. 이런 좋은 파트너를 호텔들은 사실 이미 옆에 두고 있다. 단지 파트너의 역할만 기대할 뿐 호텔의 역할은 접어두다 보니 서로 좋은 파트너로서 성장이 단절되고 있을 뿐이다. 오랜 기간 자신의 호텔을 상품으로 팔아온 일본지역의 홀세일러와 국내의 인바운드 여행사가 그렇고,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는 OTA가 그렇다. 그들을 파트너로 이해하고 서로의 상황을 보완하며 동반성장 하는 데 얼마나 노력을 기울였는지 숙고해 보면 함께 가야 할 길이 보인다. 호텔의 객실 판매 상황과 가격대를 서로 인식하고 그에 맞는 호텔 판매 채널과 조절 기능을 만들고, 호텔 역시 판매 파트너가 시장에서 굳건히 자리매김할 때까지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쉽게 말해 좋은 파트너는 서로 간에 할 일이 많다.
호텔판매의 나쁜 파트너는 늘 객실 판매가 저조할 때 나타난다. 저가의 대량물량을 등에 업고 영업상황이 좋지 않은 호텔의 구세주인양 행세하려 든다. 그 나쁜 파트너는 늘 호텔의 특성과 상황을 무시한 저가의 가격표를 흔들어대며“싸게 주면 넣어줄게, 내가 널 살려줄 수 있어”라며 달콤한 유혹을 시작한다. 호텔들도 나쁜 파트너에게 나쁜 파트너로서의 역할에 충실하며 공생했다. 상황이 안 좋은 호텔은 미리 그들을 찾아가 줄을 서기도 하고,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일부 호텔들과의 궁합이 맞는 덕에 저가의 대량 물량은 끊이지 않고 시장에서 춤을 춘다. 알게 모르게 호텔의 브랜드 가치는 하락하고 소비자들은 싼 가격의 상품들에 익숙해져 전체 시장의 움직임에 장기적으로 악영향을 미친다.
호텔의 혜안이 필요한 상대는 호텔 판매의 이상한 파트너이다. 기존의 시각으로는 이들이 보이지 않거나 그저 이상한 상대로만 보인다. 이상한 그들과 함께 좋은 효과를 내려면 단순히 호텔 객실을 판매하고 공급하는 구조에서 벗어나 새로운 틀을 만들어 낼 줄 알아야 한다. SNS의 대표 브랜드인 그루폰이 호텔 판매를 시작한지 오래 전이고, 국내에서도 각종 소셜커머스가 호텔 판매처로 자리 잡았다. 강남의 병원과 의료 에이전시들은 성형수술을 원하는 외국인들을 불러들이기 시작했고, 외국 유학생이 많은 대학들은 학생들의 임시 숙소로 저렴한 호텔들을 알선하기 시작했다.
앞으로 호텔들의 주요 파트너는 여행사와 OTA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브랜드로 확장을 해 나가는 통신사와 금융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들이 필요로 하는 마켓과 호텔의 마켓이 겹치기 때문에 좋은 파트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일본의 소프트뱅크는 관광정보 앱을 만들어 관광요소들이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해 자기 정보를 올릴 수 있는 서비스를 실시한다. 호텔 역시 자기의 가격 정보를 올리며 판매채널로 활용할 수 있다. BC카드는 중국에 비씨카드차이나닷컴(Bccardchina.com)을 개설하고 본격적인 국내 호텔 예약 채널을 구축한다. 한국으로 쏟아져 오는 중국인 개별 여행객 통계를 보고 이제는 때가 됐다고 생각해 수요를 잡기 위해 박차를 가한다. KT 역시 중국인 관광객 시장에 Wi-fi 송수신기인 에그(Egg) 대여 사업을 본격화하며 대규모 마케팅을 계획하고 있다.
호텔은 이런 이상한 파트너들을 좋은 파트너로 만들어 내야 할 시기가 됐다. 그러기 위해서는 호텔들의 열린 시각과 다양한 시도를 두려워 하지 않는 경쾌함이 필요하다. 새로운 것들을 대하는 우리 호텔들의 태도는 솔직히 좀 무겁고 촌스럽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