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예약 시장이 급격히 재편되고 있다. 지금까지는 시장 전체가 확장되는 국면이었다면 이제 경쟁력 없는 업체들이 하나둘 주저앉는 분위기라 할 수 있다. 종합 여행사 중에서는 하나투어, 인터파크투어 정도가 꾸준히 새로운 서비스와 지속적인 마케팅으로 시장을 리드하고 있고, 전문업체는 전통의 강호라 할 수 있는 호텔패스, 호텔엔조이, 비코티에스 등이 능동적으로 시장에 대응하고 있는 형세다. 해외 OTA가 범접할 수 없는 각자의 무기를 개발하는 데 전력하고 있는 국내 업체들끼리도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당일 호텔 예약 서비스, 최저가 보장제까지 다양한 무기를 장착한 업체들이 달라진 시장 환경에 어떻게 대응해 나갈지, 또 소비자는 어느 편의 손을 잡아줄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편집자 주>



-대형 여행사와 소수의 전문업체로 시장 재편
-해외 진출·직계약 강화 등 해법 찾기 분주

▶차별화 실패한 업체 설자리 잃어

아무리 FIT, 온라인이 대세라지만 시장 상황이 결코 만만치 않다. 익스피디아와 프라이스라인 계열사의 잇따른 국내 상륙과 대형 업체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는 과정이 급격히 진행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체력이 약한 업체들은 이탈하는 분위기다. ‘호텔’을 이름 앞에 붙이고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던 회사들이 대부분 여기에 해당한다. 반면 소수의 대형 여행사를 제외한 종합여행사, 패키지 여행사들은 호텔 예약 시장에 크게 투자한 것이 없으니 잃을 것도 없는 형국이다. 이들은 자체적으로 부킹 엔진을 개발하기보다 특정 공급업체의 시스템을 탬플릿 형태로 사용하고 있다. 이들 여행사의 대부분은 앞으로도 부킹 엔진을 개발할 의지가 딱히 없어 보인다. 그것이 현실적인 선택이기 때문이다.

새롭게 출사표를 던지는 여행사도 이제는 많이 없는 상황이다. 최근 등장하는 여행업계 스타트업 회사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에어비앤비(Airbnb)와 유사한 숙박 공유 사이트, 메타서치를 기반으로 한 호텔, 항공 가격 비교 사이트, 가이드 투어 등이 대다수로 ‘호텔 예약 서비스’를 표방하는 업체는 없는 셈이나 다름없다. 그만큼 외국계 사이트들이 시장의 진입장벽을 높여버린 것이다.

▶해외 가격 비교 사이트까지 강공모드

외국계 OTA들의 강공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아고다와 호텔스닷컴은 꾸준히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고, 익스피디아는 온오프라인 마케팅을 다각도로 펼치는 동시에 항공, 렌터카까지 판매 상품을 확대하고 있다. 이들은 B2C 사이트뿐 아니라 이미 대다수의 국내 여행사들과 제휴를 맺고 호텔을 공급하면서 B2B 시장에서도 위세를 떨치고 있다. 여기에 앞으로는 메타서치를 기반으로 한 회사들이 더욱 영역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고다 출신의 이준수 이사를 지사장으로 영입한 호주 기반의 호텔스컴바인(Hotelscombined)은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을 예고하고 있다. 한국어 사이트는 갖추고 있지만 아직까지 본격적으로 영업활동을 펼치지는 않고 있는 싱가포르의 위고(Wego)도 한국시장을 주시하고 있고, 항공권 검색을 기반으로 하는 스카이스캐너(Skyscanner)도 호텔 부문을 강화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이들 외국계 사이트의 강세는 한국 내 아웃바운드 시장뿐 아니라 인바운드, 인트라바운드 호텔시장까지도 잠식하고 있다는 점에서 파급력이 거세다. 신축 호텔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 관광객 감소로 위기를 맞은 국내 호텔들은 해외 OTA에 대한 의존도가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즉 국내호텔, 인바운드를 기반으로 하는 호텔 예약 사이트들도 더 이상 시장을 지켜내기가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인터파크, 하나투어 자본력 앞세워 맞불

이같은 상황에서 가장 두드러진 행보를 보이는 국내업체라면 단연 인터파크투어라 할 수 있다. 인터파크투어는 항공권 시장을 장악한 이래, 해외호텔 분야에서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더니 올해는 국내 호텔 시장에서도 지배력을 높여가고 있다. 기존까지 국내 숙박 분야에서는 호텔엔조이, 호텔조인, 옥션 숙박 등이 강세를 보였던 데서 인터파크투어가 파죽지세로 치고 올라온 것이다. 인터파크투어는 올 상반기 엑스트라넷을 활용한 24시간 실시간 호텔 예약 서비스를 선보였다. 서울, 제주 등 호텔들이 인터파크의 잠재력과 성장세를 목도한 것이다. 인터파크는 항공권 시장에서 그랬듯 쇼핑몰이라는 강점을 활용해 불륨 확대에 공세적으로 나선 결과 호텔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당일 예약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을 선보였고 해외 호텔 직사입을 강화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인터파크INT가 예정대로 상장이 된다면 더욱 공세적인 마케팅으로 날개를 달 것으로 보인다.

하나투어는 자유여행 브랜드 하나프리를 강화하는 분위기다. 호텔을 포함해 FIT 항공권, 다이내믹 패키지까지 아우르는 하나프리는 올해 30억원의 예산을 배정하고 광고 마케팅도 적극적으로 펼치며 자유여행 시장에서의 승부수를 띄운 상태다.
하나투어와 인터파크를 제외하면 현대카드 프리비아의 행보가 가장 눈에 띈다. 최근 카드 회원사뿐 아니라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웹사이트를 선보인 프리비아는 항공, 호텔 엔진을 구축한 데다가 적극적인 마케팅 으로 후방 지원을 받고 있어 향후 이 모델이 어떻게 성공할지 관심을 끌고 있다.

▶전문업체 사이트 개편, 소싱 강화로 대응

결국 국내 여행사 중에서는 자본력이 뒷받침 되는 회사들을 중심으로 외국계 여행사들과 경쟁을 펼치는 양상으로 굳어져가고 있다. 호텔 예약 전문업체들 중에서는 비교적 일찌감치 시장을 다져놓은 호텔패스, 호텔엔조이, 호텔조인, 비코티에스 정도가 종합여행사와는 다른 무기를 바탕으로 시장에서 각축을 벌이고 있다.

호텔 예약 업체의 큰 형 격인 호텔패스는 올해 크리테오 광고를 집행하며 국내업체 중에서는 비교적 발빠른 대응을 하고 나섰고, 외국계 여행사들과 차별화된 기획상품과 직원들의 상담 서비스로 충성도 높은 고객을 놓치지 않고 있다. 비코티에스는 해외지사 확장을 통한 직사입 강화와 베스트웨스턴 등 체인호텔 직계약 체결 등 소싱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비코티에스는 오는 10월 말,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ITB아시아 관광박람회에도 셀러로 참가해 아시아 지역 여행사들을 대상으로 한 B2B 영업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호텔엔조이는 지난 10일 웹사이트를 대폭 개편하고 최저가보장제를 선보이며 공격적인 영업을 예고했고, 국내호텔 판매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호텔조인은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을 선보이고, 실시간 예약 서비스를 강화하고 나섰다.
"
저작권자 © 여행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