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24~26일에 걸쳐 국제수준의 크루즈 컨벤션 행사가 한국 최초로 제주도에서 개최됐다.
제주특별자치도가 주관해 진행한 행사로, 앞서 싱가포르에서 수년간 개최된 ‘Cruise Shipping Asia Convention’이나 중국 상하이 등에서 개최된 ‘All Asia Cruise convention’과 비교해 의미 있는 첫걸음이었다고 생각한다.
행사 시 배포된 관광공사의 크루즈 통계 자료에 따르면 올해 7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크루즈선을 타고 제주·인천·부산·여수 등에 입항해 기항지 관광을 했다. 각 항구별 크루즈선 기항수는 제주 195회, 부산 112회, 인천 109회, 여수 11회 등 총 441회에 달한다.

 

크루즈 시장에서 아시아 중요성 커져
크루즈 기항지 목적지로서 제주를 포함한 한국 기항지의 중요성을 증명하듯 금번 행사에 로얄캐리비안크루즈, 카니발크루즈, 프린세크루즈, 코스타크루즈, 스타크루즈 등 세계 최대 선사들의 아시아 태평양 지역 대표 및 영업, 운영 총괄 본부장 등이 행사 발표자로 모두 참가하기도 했다.
정부주관부처인 해양수산부에서는 정책 발표자로 참가해 한국 크루즈 산업현황과 발전 방향을 제시했다.


또한 중국, 일본의 크루즈 정책 자문들도 주제 발표를 통해 동북아 크루즈 시장의 성장 가능성과 발전 과제 등에 대한 주제 발표 및 의견 교환의 시간을 가졌다.
아울러 제주 및 일본 하카타 항의 크루즈 수용현황과 향후 계획, 크루즈 목적지로서의 발전을 위한 정책 담당자의 발표도 이어졌다.


포럼 행사 중 가장 관심을 끌었던 세션은 세계 최대 선사들의 아시아시장 성장 전략이었다.
중국, 일본, 한국 등 동북아 및 동남아, 호주, 뉴질랜드의 아시아·태평양 시장이 기존의 전통적인 북미·유럽 시장의 성장 약세로 인해 크루즈 고객 공급 시장(Sourcing Market)으로서의 중요성이 증대됐으며, 세계 최대 선사들의 아·태 지역 정규 운항일정 및 기간이 확대되는 과정인 만큼, 이날 포럼에 참가한 각 크루즈 선사는 한국 시장에 대한 관심을 피력했다.

 

한국 크루즈 성장을 위한 요구


먼저 크루즈 선사의 대표들은 대형화되는 크루즈선(길이 250~310m, 최저수심 9m 이상 요구)의 안정적 수용을 위한 항만 시설 확충을 과제로 꼽았다.
제주는 크루즈 전용 선석 1면 외에 제한적인 1면 추가와 더불어 부산은 전용 선석 1면에 인천은 화물 컨테이너 부두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긍정적인 것은 제주·부산·인천 모두 추가 또는 신규의 크루즈 전용 부두를 건설하고 있기 때문에 2015년 이후에는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선사 대표들은 하드웨어적인 항만 시설 확충과 더불어 목적지로서 크루즈 기항지 관광객을 만족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도 주문했다.


그리고 크루즈선 한 척당 2,500명~3,800 명의 승객이 동시에 하선, 승선하는 만큼 정부의 지속적인 비자, 출입국 수속 편의를 위한 협조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었다. 끝으로 크루즈 인지도 향상을 통한 전반적인 수용태세 발전과 더불어 크루즈 고객 공급자로서 한국 크루즈 시장 발전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제주도, 중장기 성장 전략 도모해야


처음 국내에서 진행되는 국제크루즈포럼 행사로 시간 제약 등으로 인해 주제 발표자에 대한 포럼 참가자들의 깊이 있는 질문과 의견 교환은 다소 어려워 아쉬웠지만 명실공히 국제 크루즈 행사로 지속적으로 개최, 발전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끝으로 연간 50만명 이상이 크루즈 기항지로 제주도를 방문할 정도인데 기항지로서의 높은 위상과 정부와 제주특별자치도의 지속적인 항만 인프라 투자 계획 등을 감안할 때 스페인의 마요르카 섬처럼 제주도 역시 기항지 수준을 넘어 하계 모항(Seasonal Homeport)으로 발전하는 중장기 성장 전략을 검토할 만하다고 본다.

이재명
로얄캐리비안크루즈 알라모렌터카
한국사무소 대표 jmlee@tourmkt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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