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우리는 9월27일을 ‘관광의 날’로 기념하고 있다. 지난 1979년 스페인에서 개최된 제3차 유엔세계관광기구(UNWTO) 총회에서 헌장이 채택된 1970년 9월27일을 기념해 이 날을 ‘세계관광의 날’로 정하자고 결의한 데서 유래된 것이다. 그렇게 해서 시작된 우리나라의 ‘관광의 날’도 금년으로 40회째를 맞게 됐다. 이날 관광인은 자리를 함께 해 관광산업의 중요성을 되새기고 관광발전에 많은 기여를 한 분을 포상하는 등 뜻있는 행사를 개최한다. 이처럼 뜻있는 ‘관광의 날’ 행사는 앞으로도 더욱 내실 있게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관광의날, 시상식에 그쳐서야

하지만 오늘날 우리나라 관광산업의 규모나 위상에 비추어 볼 때 일 년에 단 하루, 그것도 한 두 시간으로 끝나는 그런 행사만으로는 어딘가 허전한 느낌을 지울 수 없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이미 우리나라 관광산업의 규모가 세계 20위권에 이르렀고 국가경제에 대한 관광의 기여도 또한 만만치 않은 실정이다. 관광의 역사도 이미 50년을 넘어서 관광에 대한 국민적인 기대와 관심도 크게 높아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여러 가지 상황과 여건을 감안할 때 이제는 우리 관광인 스스로 ‘관광의 날’의 의미를 좀 더 적극적으로 이해하고 그에 걸맞은 ‘액션 플랜’을 구상하고 실천해 나갈 때가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한 예로 지금까지 우리가 개최하고 있는 ‘관광의 날’ 행사도 그저 한두 시간의 시상식 정도로 자족할 것이 아니라 이제부터는 보다 적극적으로 관광을 국민에게 스며들게 하는 노력이 필요하고, 그 방안들을 강구해 보아도 좋을 시점이다.
 

스스로의 존재감 높이자

그 방안의 일환으로 매년 9월27일 ‘관광의 날’을 전후해 9월의 마지막 한 주간을 이른바 ‘관광주간’으로 설정할 것을 제안하고자 한다. 그 한 주 동안만이라도 전체 관광인의 지혜와 힘을 모아 다채롭고 유익하며 의미 있는 행사들을 마련함으로써 관광인 스스로의 자존감과 사회적 존재감을 높이는 한편, 관광산업과 국민 간의 간격을 좁혀 관광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끌어 올릴 수 있는 좋은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면 참으로 보람 있는 일이 될 것이라 믿는다.
관광주간 동안 전국 각 지역의 관광인이 앞장서서 지역의 관광지를 가꾸고 다듬는 캠페인을 전개하는 것을 비롯해 각 분야별 관광종사자들의 서비스와 기량을 겨루는 행사, 전국 각 지역의 멋과 맛을 한자리에서 비교하며 즐기는 이벤트, 청소년들이나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건전한 관광문화 정착을 위한 여러 가지 프로그램이나 캠페인, 불우하고 소외된 이웃에게 관광의 기회를 마련하는 사업, 전국 각 지역의 관광 수용태세와 서비스 평준화를 위한 기획 등 다양한 행사를 실행한다면 ‘관광의 날’이 갖는 참뜻과 의미를 제대로 살릴 수 있는 것은 물론이려니와 우리나라 관광산업의 위상을 높이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모든 관광인을 위하여

아울러 ‘관광의 날’ 기념식도 지금처럼 관광발전에 기여한 현역 관광인을 포상하고 격려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지난 50년간 우리나라 관광사를 관통하면서 관광산업을 오늘에 이를 수 있도록 땀과 눈물로 헌신해 온 많은 선배 관광인이나 퇴역 관광언론인도 매년 한 두 분 씩이라도 모셔 전체 관광인의 이름으로 감사와 경의를 표하는 배려가 첨가된다면 좀 더 의미 있고 따뜻한 행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관광은 문자 그대로 사람들의 마음에 여유와 즐거움을 안겨주고 삶의 질을 높여주는 ‘감성산업’이며 ‘행복 비즈니스’라 할 수 있다. 그런 관광의 참 가치와 미학을 우리 스스로가 소중하게 가꾸고 추구해 나갈 때 비로소 우리의 ‘관광산업’은 제자리를 찾게 될 뿐 아니라 많은 소비자의 사랑과 신뢰를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라 믿는다. 그렇게 믿는 한 사람의 관광인으로서 우리나라 관광 발전을 기원하는 간절한 마음으로 소박한 의견을 전한다.

 

유동수
롯데관광 사장
dsyulotte@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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