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FIJI관광청의 슬로건은 'Where Happiness finds you'다. '행복이 나를 찾는 곳' 정도로 번역할 수 있겠다. 그러나 솔직히 머리로도 가슴으로도 이해가 잘 가지 않는 문구다. 그냥 쉽게, 이 물음부터 시작하자. “당신은 행복한가?”

행복은 연구대상이 아니라, ‘나’에서 출발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행복은 우리의 문화권에서는 너무나 추상적이고 막연한 단어다. 한 번 분석적인 자세로 들여다보는 것도 내가 과연 어떤 근거로 행복하고 불행한지 측정할 수 있고, 행복감을 강화시킬 수도 있다.

행복에 대한 여러 문헌을 찾아본 결과 행복의 본질, 이유를 몇 가지로 정리해 볼 수 있었다. 사람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덜 느낄수록(행복지수 1위 덴마크), 스스로를 통제하고 성장해 갈수록(‘몰입’, 칙센트미하이 교수), 그리고 감성지능(EQ)이 높아 사람들과 지속적으로 좋은 관계를 유지할수록(BBC, 2012) 행복하다 느낀다고 한다. 그리고 우리가 흔히 ‘행복’이라 쓰는 단어는, 그 단어의 본질적 의미보다는 쾌락이나 재수(luck)에 가깝다는 것이다 (베일런트 교수, 하버드대). 마지막으로, 현재에 만족을 누리지 못하고 계속 행복을 추구하는, ‘행복강박증’이 사람을 외롭게 하고 불행하게 만든다고 한다 (미국심리학회, 2012).

앙드레 지드는 <지상의 양식>에서 “그대 온 행복을 순간 속에서 찾으라”라고 말한다. 시간을 헬라어로 물리적, 단선적인 흐름인 ‘크로노스(Chronos)’로 보는 입장에서는 순간의 총합이 삶이므로, 순간순간에서 행복을 찾으라고 한다. 반면, 시간을 특별한 의미가 부여된 것으로 보는 ‘카이로스(Kairos)’의 관점에서 행복은 순간의 깨달음, 찰나에서 얻어지기도 한다. 시간을 두 갈래로 분류한 것 같지만 결국 같은 맥락이다. 인생을 미적분한 물리적 시간인 ‘순간’을 바라보는 ‘관점’의 문제라는 것이다. 행복한 인생을 살기 위해서는 ‘매 순간을 황홀하게’살면 되는 것이다.

잘 풀릴 듯하다가 다시 꼬인 기분이다. 순간을 황홀하게 살라니… 대체 어떻게? 그냥 내 방식대로 한 마디 지르자면 ‘후회할 짓 하지말라’는 것이다. 그리고 ‘일단 선택했으면 후회하지 말라’는 것이다. 내 선택을 최선의 결과로 만들어 내면 그만이니까. 많은 경우 ‘후회’와 ‘결핍’때문에 불행을 느낀다. 그러나 이 역시 모두 관점의 문제다. 생각을 한 치만 바꾸면 세상은 변하지 않지만 나는 분명히 바뀐다. 그럼 세상이 바뀐 것이나 다름없다.

다른 사람과 나를 비교하지 말고, 선택한 것을 후회하지 말고 앞만 보고 걸어가면 된다. 뒤돌아 볼 때는 남이 아니라, 내 자신을 점검하는 경우일 뿐이다. 인생이라는 직선과 곡선이 뒤엉킨 순례의 길에서, 내 좌표를 정확히 인지하고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걸어가면 된다. 다만, 그 여정을 마냥 힘들고 고되다 생각하는 관점을 바꿔, 매 순간 주어진 것이 최선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감사하고, 스스로 성장하는데 집중하면 그만이다. 후회, 결핍은 결국 다른 사람들과의 불필요한 비교에서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 그리고 선택한 것에 대해 스스로를 믿지 못하는 흔들림에서 온다. ‘스스로를 믿으라’ 그리고 그 동안 스스로 정의했던 행복이 쾌락, 재수(luck)와 같은 물질적인 가치 획득을 통해 수동적으로 얻어지는 개념으로 착각했던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행복은 나와 나, 나와 타인의 ‘관계’ 속에 항존(常存)하며, 추구하는 것이 아닌, 다가오는 것이다. ‘행복이 나를 찾는 곳’은 FIJI 뿐 아니라, 나를 중심으로 한 ‘관점’에서 출발하는 세상의 모든 곳이다.
 
*박지영
주한FIJI관광청 지사장 TourismFIJIKorea@gmail.com
박지영 지사장은 업무와 공부, 육아 모두에 욕심 가득한 워킹맘이다. 전형적인 A형인 박 지사장이 일상에서 발견한 깨알같은 인생의 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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