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한 해도 각종 사건과 이슈, 돌발변수 속에 여행업계는 부침을 거듭했다. 그러나 멈추지 않고 앞을 향했다. 여행신문 주요 기사를 통해 한국 여행업계의 2013년을 되짚었다.<편주>
 
-중국이 인바운드 최대 시장으로 부상
-1500만 아웃바운드에 정부도 관리강화
-부도·법정관리 등 여행사 부침도 커
 
 
인 1,200만-아웃 1,500만 사상 최고

2013년은 아웃바운드와 인바운드 두 부문 모두 사상 최고 기록을 세울 전망이다. 12월 현재 2013년 전체 출입국자 통계는 집계되지 않았지만 최종적으로 한국인 출국자 수는 1,500만명, 방한 외래객 수는 1,200만명 시대를 열 것으로 보인다. 모두 역대 최고 기록이다. 한국관광공사의 관광통계에 따르면 1~9월 출국자 수는 1,248만명으로 전년동기대비 8.2% 증가했다. 이런 추세면 올해 전체의 출국자 수는 1,500만명에 달할 전망이다. 방한 외래관광객 수도 최종적으로 1,2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추산된다. 방한 외래관광객은 이미 10월에 1,000만명을 돌파했다. 
방한 외래객 1,200만명 시대 진입에는 중국 시장의 힘이 컸다. ‘비정상적’이라고 불릴 정도의 높은 성장률로 전체 인바운드 시장 확대를 주도했기 때문이다. 10월까지의 누적 방한 외래객 1,034만명 중에서 중국인은 377만명으로 전체 방한 외래객 중 36.5%를 차지했다. 평균성장률은 무려 54.9%다. 올해 유치목표치였던 430만명 달성도 무난한 상황이다. 중국 시장은 그동안 한국 제1의 인바운드 시장이었던 일본을 제치고 새롭게 제1의 시장이 됐다. 이에 따라 호텔과 면세점, 여행사 등 그동안 일본을 겨냥했던 업체들이 일제히 중국으로 시선을 돌렸다.
 
중국 부상하고 일본은 침체

그렇다고 중국 시장이 계속 좋았던것만은 아니다. 중국 정부가 10월부터 여유법을 시행하면서 인바운드, 아웃바운드 모두에 영향을 미쳤다. 특히 중국인의 방한 인바운드 시장에 찬물을 끼얹었다. 여유법 시행과 맞물려 방한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급감했다. 6월부터 9월까지 전년동월대비 70% 이상이었던 방한 중국인 관광객 수는 여유법이 시행된 10월 들어 50%p 하락한 22.8%로 성장세가 둔화됐다. 여유법 시행에 따른 혼란은 여전히 진행 중이어서 이 여파는 2014년 춘절 연휴까지 지속될 전망이다. 비록 단체 관광객에는 타격을 입혔지만 개별여행객 증가추세는 변함이 없어 중국인의 방한 여행은 성장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중국과 달리 한일 간 관광교류는 2013년에도 크게 회복되지 못했다. 장기간 지속된 일본 인바운드 부분의 침체로 한국의 일본 전문 인바운드 업체들은 고사 위기에 처했다. 2013년 10월까지 방한 일본인 관광객 수는 전년동기대비 24.1% 감소한 231만명에 머물렀다. 2012년까지는 시장회복을 기대하며 버티었지만 2013년에도 침체가 지속되면서 부도나 폐업, 사무실 축소, 고용감축 등 여파가 본격화됐다. 대표적인 일본 인바운드 업체 중 하나였던 체스투어즈의 부도가 대표적인 사례다. 엔저와 한일 관계 악화 등 정치경제적 악재가 가실 기미가 없어 당분간 일본 인바운드 업계의 어려움은 새해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일본 아웃바운드 시장 역시 표정이 어둡다. 엔저 효과에 힘입어 연초부터 가파른 회복 기조를 보였지만,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오염수 유출 의혹이 보도되면서 7월부터 제동이 걸렸다. 급기야 올해 들어 매월 20만명 이상이었던 방일 한국인 여행자 수가 9월과 10월에는 16만명 수준으로 하락했다. 특히 패키지 단체여행 수요가 급감해 여행사들의 어려움이 컸다. 감소한 일본여행 수요는 TV  프로그램 방영을 계기로 소비자들의 큰 관심을 끈 유럽, 타이완 등지로 흡수됐을 가능성이 높다.
 
해외여행에 대한 시선 변화

해외여행 규모가 계속 확대되면서 해외여행에 대한 정부와 사회의 인식과 접근방식도 달라졌다. 그동안 인바운드 위주의 정책을 펼쳤던 정부가 서서히 해외여행 시장에도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한국관광공사는 11월 말 공사로서는 최초로 ‘아웃바운드 관광산업 포럼’을 개최, 인바운드, 도메스틱 부문과 함께 아웃바운드도 체계적으로 육성할 필요가 있음을 확인했다. 법무부는 여행의 규모가 커지고 빈번해졌다는 점을 반영해 민법에 새롭게 ‘여행계약’편을 추가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여행과 관련한 소비자 피해를 막고 구제하려는 움직임도 커졌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여행상품 가격 이외에 별도로 부과되는 유류할증료 액수를 실제와 다르게 표시해 이득을 취한 여행사들에게 시정명령을 내렸으며, 특가항공권에 대한 환불불가 방침을 고수했던 에어아시아X, 터키항공 등 외국항공사의 약관도 시정하도록 했다. 한국소비자원은 ‘여행사별 소비자 만족도 조사’ 결과를 발표해 파장을 던지기도 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유류할증료 뻥튀기로 적발된 여행사에 대한 행정지도 카드를 꺼내드는 등 관리고삐를 당겼다. 12개 주요 대형 아웃바운드 여행사와 관광공사, 공정위 등은 공동으로 ‘해외여행상품 정보제공 표준안’을 도입해 실천하기로 다짐했다.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7월에 열린 ‘관광진흥확대회의’는 이번 정부의 관광산업 육성에 대한 의지를 보여줬다. 관광산업 육성을 위한 다수의 과제들을 선정했으며 이 중 관광경찰제도 도입, 중국 및 동남아 대상 비자발급조건 추가완화 등 상당수가 이미 실현됐거나 진행 중에 있다. 한국과 러시아는 2014년부터 상호 비자면제 조치를 시행하기로 합의했다.
 
경쟁구도 심화…일부는 도태  

저비용항공사(LCC)도 아웃바운드 규모 확대에 일조했다. 꾸준한 국제선 노선망 확대와 함께 저렴한 비용으로 소비자들의 해외여행 심리를 자극한 것이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13년 3사분기 항공통계에 따르면 한국 국적의 5개 LCC의 국제선 여객 분담률은 전년대비 2% 증가한 10.0%를 차지했으며, 국내선에서는 48.3%를 기록해 기존의 FSC인 대한항공 및 아시아나항공의 점유율과 비슷한 수준에 올랐다. 여기에 외국 국적의 LCC까지 감안하면 LCC의 존재감은 더욱 커진다.

대형 악재는 없었지만 여행사들의 부침은 올해도 선명했다. 상위권 여행사 중 하나인 롯데관광개발이 부동산 개발 계획 좌초로 법정관리를 받는 처지가 됐다가 여름 시즌부터 정상화됐으며, 자유투어 역시 경영난으로 인해 주식시장 상장폐지 처분을 받았다. 이외에도 디디투어, 라이브투어가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사업을 축소하거나 비상경영 체제로 접어들었다. 오랜 기간 동안 몰디브 전문여행사로 활동했던 천도관광 역시 부도 사태로 연초부터 관련 업계를 시끄럽게 했다. 참좋은여행이 TV광고를 통해서 홀세일여행사의 대리점 수수료를 언급하면서 하나투어와 모두투어를 자극하는 등 직판여행사와 홀세일 여행사간의 신경전도 거셌던 해였다.

비록 여행사간의 경쟁은 심화됐지만 여행업계 전체의 단합은 강화됐다. 하나투어와 모두투어 등 한국 여행업계를 주도하는 대형 여행사들이 지지하는 투어2000 양무승 대표가 한국여행업협회(KATA)의 회장으로 부임하면서 여행사 이익대변 단체로서 KATA가 정상화됐다. 또 KATA와 갈등관계에 있던 전국 지역별관광협회들과도 화합과 협력을 위한 협약서 채택에 12월초 극적인 타결을 이뤄 여행업 대표 단체로서의 행보를 더욱 강화할 수 있게 됐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한국지부의 BSP 관련 업무가 11월18일부로 싱가포르 본부로 이관되면서 BSP항공권 발권 및 정산과 관련한 혼선이 일었다. KATA와 IATA코리아와 공동으로 관련 설명회를 개최해 호평을 얻기도 했다.

김선주 기자 vagrant@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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