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페이스북에서 유재석 명언 동영상이 유행했다. 이 동영상에 수만명의 사람이 ‘좋아요’를 클릭하고 수천건의 공유가 일어났다. 12월14일에 방송된 ‘인간의 조건’을 보면 개그맨 유재석이 후배 개그맨 허경환에게 선배로서 조언을 전한다. 허경환은 유재석에게 “방송할 때가 즐겁지만 내 자리가 계속 내 자리일까 항상 불안하다”고 자신의 고민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유재석은 허경환의 고민에 공감을 표하며 “신인 때는 정말 스트레스 많았지.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야. 미래에 대한 고민이 생기는 이유는 해야 할 것은 안하고 정작 고민만 해서 그렇다. 내일 당장 녹화인데 대본 연습을 하지 않고 녹화를 걱정하기만 하면 정작 내일 가서 실수를 한다” 유재석은 자신도 신인 때 그랬다면서 실수담을 솔직하게 말했다. 유재석은 “내가 생각하는 범위 내에서 최선을 다하면 안 된다. 그걸 벗어나서 최선을 다해야지. 그게 바로 혼신이다. 혼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페이스북 친구가 이 동영상을 공유했다. 결국은 사업도 마찬가지 아니겠냐며 미래 예측, 경영자의 철학, 회사의 문화와 같은 뜬구름 같은 이야기보다는 제품과 서비스를 잘 만들고 개선하는데 최선을 다해야겠다며 의견을 보탰다. 많은 사람들이 공감한다며 댓글을 달았다.

2013년을 마무리하고 2014년을 준비해야 하는 지금 딱 적절한 교훈을 얻은 것 같아서 무릎을 쳤다. ‘타조 증후군’이라는 말이 있다. 타조는 어려운 일이 닥치면 모래에 머릴 파묻는다. 어려운 일이 있으면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모래에 머릴 파묻고 현실을 회피하는 타조와 같은 행동을 하는 사람들을 가리키며 ‘타조 증후군’에 빠졌다고 한다. 2013년을 돌아보면서 ‘타조증후군’에 빠지지는 않았는지 돌아본다.

2014년 역시 경기전망이 불투명하고 많은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그러나 언제나 미래는 불확실하고 불안감은 존재해 왔다. 중요한 것은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걱정만 할 것이 아니라 현재 사업의 서비스와 제품을 잘 만드는 데 집중하는 것이다. 고객의 입장에서 자사의 서비스와 제품을 돌아보자. 유능한 예능인들이 매일매일 연습하고 시청자들을 즐겁게 하려고 연습하듯이, 자사의 제품과 서비스를 고객의 시각에서 돌아보고 매일 개선해보자. 미래에 대한 불안감에 쓰는 에너지를 오늘의 현실의 당면 문제를 해결하는데 쓴다면 많은 일들이 술술 풀릴 것이다.

<광팬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라는 책에서는 레이디 가가가 어떻게 대스타가 되었는지 분석하며 어떤 점이 강력한 팬층을 만드는 원인이었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첫 번째 요인으로 레이디 가가의 핵심인 가창력을 들고 있다. 수준 이하의 제품으로는 강력한 로열티를 형성하기가 불가능하다. 제품에 결함이 있으면 부정적인 소문이 돌기 마련이다. 평균 수준의 제품으로 입소문 같은 걸 기대할 수 없다. 말할 거리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서는 말 그대로 고객이 주목할 만한 브랜드·제품·기업·비영리단체로 거듭나야 한다. 즉 칭찬할 만한 가치가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레이디 가가는 이러한 논리를 입증하는 훌륭한 본보기이다. 기상천외한 의상과 요상한 헤어스타일만 보고 비웃는 사람이 있다면, 레이디 가가의 팬들은 곧장 휴대전화를 꺼내 뛰어난 가창력과 연주 실력을 보여준다. 가가는 또한 기존 팬에 집중한다. 기존 팬에 집중하면 이들의 유대감을 부러워하는 외부 사람들이 저절로 팬으로 유입된다는 것이다. 현재 자신을 지켜봐 주고 있는 사람들에게 집중한다는 그 모습에서 유재석의 이야기와 같은 교훈을 찾을 수 있다. 오랫동안 충성심을 보이고 다른 사람을 포섭하는 역할을 하는 건 바로 강력한 팬들이다. 

우리 회사의 팬을 만들고 싶다면 기본을 아주 잘하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기본은 바로 우리 회사가 팔고 있는 제품과 서비스이다. 회사의 제품과 서비스가 자랑할 만하지 않다면 다른 것을 잘하려고 노력하기 보다는 우선적으로 핵심 제품과 서비스를 아주 잘 만들기 위해서 세세한 것에 신경 쓰고 집중해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 예능에서 가장 강력한 팬을 보유한 유재석과 미국 팝역사에서 한 획을 긋는 스타로 자리잡아 가고 있는 레이디 가가로부터 새해를 위한 교훈을 배워본다. 새해에는 혼신을 다해보자.
 
 
안유석
맞춤여행 전문 업체
㈜처음투어 대표이사
<치열하게 읽고 다르게 경영하라> 저자
서울대 산업공학과 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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