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을 모방하지 않고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는 사람은 없다. 인류 역사상 최고로 머리가 좋았던 과학자 중 한 명인 뉴턴(Newton)도 “내가 다른 사람보다 더 멀리 볼 수 있었다면, 그것은 거인들의 어깨 위에 올라서서 보았기 때문이다(If I have seen further, it is by standing on the shoulders of giants).”라고 고백했다. 

창의와 모방의 차이점은 단 하나, 베끼기에서 그쳤느냐, 그것을 활용해 더 큰 가치를 만들었느냐의 차이다. 검증된 지식은 다시 누군가가 반복해서 연구하지 않도록, 삽질하지 않도록 널리 알려져야 한다. 누구도 생각지 못한, 발명에 가까운 지식을 생산하는 것은 천재에게도 버거운 일이다. 성경의 말씀처럼 '해 아래 새로운 것은 없기 때문'이다. 창조와 모방은 ‘+α, 플러스 알파’의 차이다. 이미 존재하는 자료/연구 성과에 얼마만큼 새로운 가치를 더했느냐로 연구성과의 가치가 판가름된다. 
△+○ = □ + α
<경쟁전략>의 최고 권위자로 손꼽히시는 문휘창 교수님(서울대 국제대학원)은 칠판에 늘 이 공식을 적고 수업을 시작하셨다. 이 단순한 공식이, 남들과 달라야 한다, 창의적인 사람이 되어야 한다, 기업에게는 경쟁 회사를 베끼지 말아야 한다, 새롭고 기발한 마케팅을 해야한다는 부담감에서 해방시키는 엄청난 힘을 발휘할 수 있다고 믿는다.

이제, 스스로에게 질문을 해 보자. ‘내가 잘하는 것’, ‘나의 장점’은 무엇인가? 2014년은 2013년과는 전혀 다른 삶을 살기로 결심했는가? 좋다. 담배는 끊고, 다이어트를 하려면 단것, 기름진 것과는 이별해야 맞다. 그러나 2013년의 나를 완벽히 뒤집어엎고, 새로운 나로 ‘다시 태어나게’ 할 수는 없다. 아직도 식후에는 담배가 땡기고, 삼겹살 사진에 침이 그득 고이는 것도 어쩔 수 없는 나다. 

‘나를 쌓아가자’. 가끔 내 인생을 도미노처럼 와라락 무너뜨려버리고 싶은 충동이 든다. 만약 컴퓨터 포맷하듯 싹 밀어버릴 수 있다면 돈이 좀 들겠지만, 좋은 사양으로 업그레이드 해주고 싶은 심정이다. 그러나 속성이 다르다. 집으로 치면, 지금의 나는 지금껏 쌓아온 내 위에 벽돌 한 장 더 얹은 나일 뿐이다. 벽 하나를 무너뜨리면 바람이 왕창 스며들어 올테고, 그걸 또 쌓으려면 구멍을 메우는 것보다 훨씬 큰 노고가 필요하다. 그러니 이미 가진 걸 잘 활용하는 것이 가장 경제적인 방법이고, 인생은 게임이 아니니 리셋이 안 된다. 

다시 밖으로 눈을 돌려보자. 당장 내가 가진 것이 보잘 것 없을 지라도, 세상에 널린 것이 책과 정보, 지식이요, 대단한 ‘거인’들이 무수히도 많으니, 그 높은 어깨에 오를 의지와 체력만 된다면, 다시 태어나고 싶다는 부질없는 기도같은 건 그만하고, <+α>를 만들 생각이나 하자. 큰 욕심도 내지 말고, 이미 가진 것, 그 위에 '하나 더'다. 그 하나 더는, 어쩔 수 없이 외부의 공급이 필요하다. 베낄 수 있으면 제대로 베껴라. 그리고 그 위에 내 것을 하나만 더 얹으면 내 키는 점점 더 자란다. 더 큰 거인을 만난다면 그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서면 된다. 명심해야 할 것 한 가지는, 모방을 통해 ‘더 나은 가치’를 추가해야 하는 부담을 갖는 것이다. 그러면 기회주의가 창조로 변하고 레드오션이 블루오션을 만나게 된다. 완전히 달라지지 말고 ‘조금만 더’ 나아지면 된다. 나 역시 이런 소박한 마음으로 새해를 시작하고 있다. 어떤 거인의 어깨로 기어오를까 생각하면서 말이다.   
 
*박지영 지사장은 업무와 공부, 육아 모두에 욕심 가득한 워킹맘이다. 전형적인 A형인 박 지사장이 일상에서 발견한 깨알같은 인생의 재미.
주한FIJI관광청 지사장 TourismFIJIKore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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