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초에 여행신문에 기고하던 칼럼을 중단하면서 “비판을 받아들일 수 있는 분위기가 성숙되거나 내가 여행박사 사장 자리에서 떠나는 때가 오면 다시 글을 쓰겠다”라고 했었다. 여행박사 대표이사를 내려놓을 즈음에 여행신문에서 다시 연락이 왔다. “사장님, 이제 약속대로 칼럼 집필진에 들어오시죠” “나, 이제 사장 아닌데?” “그러니까요. 예전에 사장 그만두면 다시 글 쓴다고 하신 약속 지키셔야죠”

당시에 여행박사를 경영하는 것처럼 내 방식대로 하고 싶은 말을 막 지르자는 식으로 여행신문에 글을 쓰고 보니 열광하는 사람과 반대하는 사람으로 딱 나누어졌다. ‘잘난 체하지 말고 너나 잘 해라. 당신네 회사만 그렇게 하면 되지 안 그래도 어려운 업계인데 전문지에 이런 글 써서 어쩌자는 거냐?’ 등의 반응에 소심한 A형인 나는 바로 여행신문에 글쓰기를 접었다. 

여행박사 사장의 자리에서 물러난 현재의 상황은 신창연 개인에게는 다시 글을 쓰는 조건에 충족되었지만, 여전히 나는 내 기준에서 주절거릴 것이므로 다시 독자들의 비판대 위에 올라서게 되는 셈이다. 또한, 여전히 나와는 다른 반대편의 소리를 받아들일 준비가 안된 분들에게는 여행신문과 여행박사가 욕을 먹거나 손해를 볼 수도 있는 상황이라는 것도 감내해야할 것이다. 

하지만 내 글이 반드시 모든 사람의 공감을 받아야한다는 압박감에서 벗어난다면 ‘그까이거 뭐’ 그닦 어려운 것만은 아닌 것 같다. 열광까지는 아니더라도 응원하는 사람들이 많으면 여행신문 구독률이나 열독률에도 검증되지 않는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는 작은 희망도 가져보면서 매월 한 번씩 내 생각과 일상의 보따리를 조심해서 풀어보려 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칭찬만큼 비판을 통해서 내 자신을 성장시켜왔다고 생각한다. 대여섯 살 때 형과 함께 놀러간 아주 잘 사는 친척 집에서 낮잠을 자고 있을 때였다. “쟤들은 지 애비를 닮아서(내 기억 속의 아버지는 늘 술과 담배 그리고 게으름이 따라 다닌다) 게을러 터져가지고 맨날 저렇게 낮잠만 자는구나.” 잠결에 들은 그때 그 한 마디의 충격으로 게으름은 곧 죽음이라는 생각까지 하게됐고, 결국 그 깨우침은 지금까지 내 인생의 나침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친척의 그말은 오해가 아닌 너무도 엄연한 사실이었다. 

이 사건 이후에도 수많은 욕과 비판들이 참고가 되어서 여행박사도 창업 때부터 지금까지 홈페이지에 ‘불평·불만 게시판’을 만들어 고객이 여행박사에 대해서는 무슨 욕이든지 마음대로 하게하고 있다. 비판이 사실이면 발전의 토양이 되고, 사실무근이면 오해를 푸는 계기로 만들면 된다. 

비판을 통한 성장이 필요하기는 여행 전문지도 마찬가지다. 수년 전에는 여행업계의 정보와 재미를 얻을 수 있는 전문지가 기다려졌지만, 사실 요즘은 일부러 전문지를 챙겨보지는 않는다. 내가 머리가 커서 정보 습득의 채널이 다양해져서일 수도 있지만, 신문보다 사람들 간의 뒷담화나 스마트폰을 통해서 들어오는 정보가 더 빠르거나 정확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기도 하다. 가끔 신문을 봐도 늘 나오는 업체의 늘 비슷한 찬양 기사를 모든 전문지에서 너무도 자주 보게 된다. 6~7년 전 여행박사도 이런 업체 중에 하나였던 것 같아 낯간지러운 회사홍보나 뻔한 내용은 가능하면 전문지에 보도자료를 보내지 못하게 해서 지금은 많이 줄었다고 보지만 여행박사 또한 이 내용에서 완전 자유로울 수는 없다고 본다. 

신문사 입장에서도 해당 업체의 홍보팀이나 경영진이 자화자찬의 홍보성으로 주는 보도자료에만 의존하기보다는 반대편에 있는 다양한 사람들의 목소리나 주장이 들어간 기사, 서울의 몇 개 업체만이 아닌 지방의 소외된 업체들의 목소리와 주장을 골고루 담을 수 없는 여러 가지 한계상황을 극복하는 일도 만만찮은 현실일 것이다. 
 
전문지에서 어느 업체에 대해 비판적인 기사를 쓰면 해당 업체는 신문사에 바로 난리난리를 치고 그래도 시정하지 않으면 광고로 압박을 한다. 반대로 전문지에서 광고를 원할 때, 광고를 하지 않고 요지부동 하는 업체는 해당 전문지에서 완전 찍히게 되는 먹이사슬 구조가 사라질 수 없는 구조적인 환경은 비단 여행업계 뿐만 아닌 사회 전반의 공통된 숙제이기도 하다. 이런 현실을 인정한다면 기자보다 다양한 이해관계나 외부 압력으로부터 좀더 자유로운 외부의 시선과 참여가 신선한 자극이 될 수 있다. 내국인 출국 1,500만 명을 바라보는 시대다. 이제는 정론직필의 전문지가 필요하고 이는 우리가 힘을 보태 만들어 가야 하는 숙제다.  
 
신창연 
여행박사 대표이사 권한대행
kosok98@tourbak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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