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의 입장에서 운영하면 파급력 ‘어마어마’
-제약 없이 통제 불가능한 상황엔 이미지만 추락

바야흐로 소셜네트워크(SNS)의 시대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이마케터(www.emarketer.com)는 얼마 전 한 달에 한 번 이상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접속한 사용자가 16억1,000만명에 이른다는 수치를 내놓았다. 세계 인구 5명 중 1명(22.6%)꼴로 SNS를 이용하는 셈이다. 한국은 전체 인구의 54.4%가 SNS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인구 중 SNS 사용자 비율이 세계에서 4번째로 높았다. 대표적인 SNS인 페이스북의 국내 이용자 수는 1,100만명을 돌파했다. 트위터 역시 800만명이 넘는 회원 수를 자랑한다. 이 같은 흐름은 여행업계의 마케팅 환경도 변화시키고 있다. 소셜 미디어를 이용한 마케팅은 여행업계도 지난 몇 년간 꾸준히 집중해온 분야다. 소셜 마케팅은 잘 이용하면 적은 비용으로 큰 홍보효과를 가져올 수 있지만 자칫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 여행업계의 대표적 홍보수단인 소셜 마케팅을 둘러봤다. <편집자주>
 
소셜 미디어의 활용가치 ‘파급력’
 
여행업계가 마케팅과 홍보 수단으로 SNS의 쌍방향성을 극대화하는 데 주목하고 있다. A여행사 홍보팀 팀장은 “소셜 미디어들이 생겨나면서 이를 활용하는 소셜 마케팅이 활발해졌다. 소셜 미디어를 통해 회사 브랜드를 널리 알리려면 여행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해 소비자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그에 대한 가치를 공유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행업계가 소셜 미디어를 마케팅 도구로 주목하는 이유는 파급력에 있다. 팬(Fan)으로 등록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여행 관련 콘텐츠를 공유하다보면 자연스럽게 회사나 여행지가 홍보될 것이라는 기대다. B업체 홍보팀 대리는 “SNS에서의 반응이 실질적인 상품 판매로 이어진다고 보긴 어렵지만, 기존에 확보된 고객들과의 관계를 돈독히 해준다는 점에서는 신문 광고 등의 일회성 광고 보다는 확실히 효과적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아직까진 일방적으로 메시지를 소비자들에게 전달하는 광고 방식의 소셜 마케팅이 지배적이지만, 최근 추세는 SNS의 쌍방향성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즉 소셜 미디어를 상품 홍보 및 이벤트 채널로서 바라보던 ‘기업 중심적 시각’에서 벗어나 ‘고객 지향적 시각’으로 바뀌고 있다. 

작년 12월 팬수가 20만명을 돌파하며 국내 항공사 중 최다 페이스북 팬을 보유하고 있는 제주항공은 페이스북을 통해 각종 이벤트 및 특가정보를 수시로 제공하고 있다. 승무원들이 직접 취항도시의 다양한 여행정보를 제공하는 ‘JJ특파원’을 비롯해서 ‘JJ여행회화’, 기내에서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상황과 지켜야 할 에티켓 등을 웹툰으로 소개하는 ‘JJ조이플라잇(Joy Flight)’ 등 읽을거리와 정보를 다양하게 제공하며 소비자와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SNS를 활용하는 목적이 일방적인 홍보수단이어서는 안된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며 “소비자가 원하는 정보가 무엇인지 빠르게 파악해 제공하고, 또 반응을 살펴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노력이 가장 많은 팬을 확보하게 된 이유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기업 중심에서 고객지향적으로…
 
타 업계를 살펴보면 삼성전자가 페이스북과 진행했던 ‘론칭피플’이 성공적인 소비자 참여형 소셜 마케팅 사례로 꼽힌다. 소비자가 삼성 제품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실현하게 되는 자신의 스토리를 ‘론칭피플’에 올리면 페이스북 이용자들이 ‘좋아요’를 클릭하거나 타인에게 공유하는 식으로 이를 평가해 최고의 스토리를 선정한다. 삼성전자는 최우수 수기로 당선된 소비자에게 삼성제품 제공, 전문가 멘토링, 금전적 지원 등의 형태로 향후 개인의 꿈을 이루는 데 도움을 준다. 소비자와 지속적이고 장기적 관계를 이어갈 수 있는게 특징이다. 작년 프랑스에서 론칭피플(www.launchingpeople.fr)을 공개하고 페이스북에 가동한지 5주 만에 2,000여건의 스토리가 올라오고 50만건의 ‘액션(좋아요 혹은 공유 버튼 클릭)’이 일어났다. 삼성이라는 브랜드가 이들 참여자의 페이스북 팬들에게 순식간에 노출되며 이 기간 중 무려 6,000만명에게 브랜드가 노출되는 효과를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 

현재 9만명의 팬 달성을 앞두고 있는 캐나다관광청의 페이스북은 고객의 성향을 파악한 성공적 마케팅으로 평가 받는다. 친(親)캐나다 형성 및 확산에 중점을 두고 팬들의 적극 참여를 유도하는 캐나다관광청 페이스북은 규칙이 있다. 페이스북 팬이 가장 많이 접속하는 시간 대인 오전 10시경과 오후 4시경으로 하루 두 번 게시물을 업데이트 한다. 토요일은 접속이 많지 않아 업데이트 하지 않으며, 일요일에는 오후에 한번 규칙적으로 올리고 있다. 온라인 상 노출도 가장 많은 팬들이 모일 때 진행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규칙적인 정보전달 채널로서의 소셜 미디어 활용은 꾸준히 여행자들과 그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결과를 보여줬다. 

그러나 소셜미디어를 통한 마케팅은 파급력 만큼이나 리스크 또한 크다. 담당자들은 “소셜 마케팅이 생각만큼 쉽지가 않다”고 입을 모은다. 일반적인 SNS 사용자들이 기업이나 기관이 운영하는 소셜 미디어에는 마음을 쉽게 열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여행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좋지 않은 평가나 부정적인 이슈가 발생하게 되면 수습할 겨를도 없이 SNS를 통해 삽시간에 펴져 나가 오히려 역효과를 내기도 한다. B여행사는 작년 아찔한 경험을 하기도 했다. 허니문을 떠난 여행객이 불의의 사고로 사망하게 됐으나, 마치 여행사의 잘못인냥 SNS를 통해 소문이 퍼졌기 때문이다. 한 여행사 SNS 담당자는 “정작 알리고 싶은 내용은 전파 속도가 늦고 나쁜 소식은 빠르게 퍼져나가는 딜레마가 크다”고 토로했다.
 
소셜미디어…‘독이 될 수도 있다’
 
또한 마케팅 과정에서의 돌발변수는 예기치 못한 위기 상황을 빚어내기도 한다. SNS를 통해 경품을 건 이벤트를 진행할 때에는 더욱이 그렇다. C여행사는 페이스북을 통해 영화초대권을 건 이벤트를 진행했다. 당첨자가 결정된 후 경품 지급을 위해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연락이 되지 않아 결국 초대권을 보관하고 있었다. 추후 당첨자는 페이스북에 “주지도 않을 상품을 걸고 이벤트를 진행한다”고 악성 댓글을 달았다. C여행사에서 소셜미디어 관리를 맡았던 인턴은 “이뿐 아니라 경품을 걸게 되면 그때만 반짝 접속자가 늘고, 경품 이벤트가 끝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반응이 사그라진다”고 설명했다. 작년 D여행사는 SNS 상으로 회사 신상품 이름으로 6행시 짓기 이벤트를 벌였다 급히 접기도 했다. 댓글로 단 응모작 중 긍정적인 표현이 아닌 부정적인 표현의 악성 댓글들이 심심치 않게 발견됐기 때문이다. 비슷한 사례는 타 업계에서도 있었다. 국내 H자동차회사 역시 자사의 차량이름으로 4행시 짓기 이벤트를 진행했다 수백 개의 악성 댓글을 감당하지 못했다. 마케팅 컨설팅 업체 관계자는 “O행시 짓기는 SNS 마케팅에서 절대 해서는 안 될 금기사항 중 하나다. 실패 사례가 부지기수다. 모든 마케팅은 대중을 통제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이뤄지거나, 제약 사항을 두고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전문가들은 SNS 마케팅을 지나치게 상업적인 의도로 접근해서도 안된다고 입을 모은다. “기업의 마케팅 메세지가 그대로 복제돼 전파되기 보다는 소비자들이 우선적으로 콘텐츠를 얼마나 재생산하느냐에 주목해야한다. 또한 소셜 마케팅 담당자들은 소셜 마케팅을 진행하기 전 소셜미디어를 충분히 이해하고, 진행 중에도 꾸준히 활동을 체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즉 소셜 미디어는 게시물을 삭제할 수 있지만 확산을 막을 수는 없다. 소셜 미디어를 활용한 마케팅을 할 때에는 상식적인 기본 규칙을 설정해 실수를 예방해야 한다.
 
신지훈 기자 jhshin@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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