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한 에너지·열정 가득한 ‘모두투어 개그맨’
-여행업,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란 인식 심고파

MBC 개그맨 공채시험 최종 결선까지 올랐었다는 이 사람, 웃기다. 하지만 조금만 깊이 대화를 해보면 단순히 ‘웃긴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게된다. 회사의 발전, 더 나아가 여행업계의 향상에 기여하겠다는 열정이 빛나고, 그 열정을 실천으로 옮기는 성실까지 갖췄다. 모두투어 인사총무팀의 지영근 차장 이야기다.

지 차장은 지난 2002년 모두투어에 입사했다. “회사에서 저를 뽑은 건 아무래도 개그맨 공채 최종까지 갔었다는 특이한 이력 때문이었던 것 같아요.” 학창시절 일찍이 선생님들로부터 뛰어난 언변과 끼를 인정받았던 그는 대학 입학 직후부터 각종 행사의 사회자와 전문 레크리에이션 강사로 활약했다. 사람들 앞에 서는 게 좋고 주변인들에게 웃음을 주는 것이 기뻐 지상파방송사 개그맨 공채 시험에 응시했는데, 도전 2번 만에 최종 결선에 올랐다. 누군가는 피나게 노력해도 안 되는 일이 그에겐 쉬웠으니, 재능을 타고났다는 의미다. 하지만 알음알음 엑스트라를 하며 경험해 본 방송업계는 생각보다 훨씬 열악했다. “개그맨은 제 길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관광경영학을 전공했으니 여행사 입사로 방향을 틀었죠.”

회사에선 그의 친화력과 끼가 영업 직무에서 빛을 발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았다. 그런 기대와 달리 그는 대리점 영업 업무에 전혀 적응을 하지 못했다. 첫 1년 동안은 팀장에게 밥 먹듯 혼나는 것이 일이었다. 그래도 4년 동안 꾸역꾸역 일을 하던 중, 인솔자로 떠난 뉴질랜드 출장에서 버스 전복 사고를 당했다. 손님들 중 일부가 부상으로 장애를 얻을 정도로 큰 사고였다. 사고로 인한 충격으로 대리점 영업본부 지원부서로 자원해 발령됐다. 그의 재능을 업무에 활용할 수 있게 된 건 그때부터다.

“지원부서로 옮겨간 뒤론 ‘어떻게 하면 영업사원들이 편하게 일할 수 있을까’만 연구했어요. 하루의 반 이상을 모두웨어(모두투어 사내 시스템)와 CRS시스템의 개선 아이디어를 내는 데 썼죠.” 허구한 날 일을 들고 나타나니, 개발팀에선 그의 그림자만 비쳐도 짜증을 낼 정도였다. 하지만 그의 열정과 특유의 친화력에 개발팀 직원들도 두 손을 들었다. “제가 있는 동안 총 1,300개의 시스템 업데이트를 했어요. 지금 모두투어 직원들이 사용하는 시스템이 그 결과물입니다.”

그 뿐만 아니다. 회사에 방치돼 있던 카메라를 발견하고선 직접 촬영과 편집 기술을 배워 업무 교육 동영상을 제작하기 시작했다. 모두웨어 사용방법부터 사내 동아리 PR영상까지 수십 개의 영상을 만들어 홈페이지에 올렸다. 본사 뿐 아니라 서울과 지방의 수많은 대리점에서 쉽게 정보를 접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였다. 특유의 유머감각을 영상에 담아내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이들 영상은 지금도 신입사원 교육에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 누구도 시키지 않았던 일이지만, 누군가는 해야 했던 일이고 필요한 일이었다. 

이런 그가 인사팀으로부터 스카웃 제의를 받게 된 건 어쩌면 필연이었다. 2년 반 전부터 인사팀에 재직하게 된 그는 지금 채용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각 대학을 순회하며 채용설명회를 하고 있는데 벌써 학생들 사이에서 ‘모두투어 채용설명회가 유익하고 재미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고. 일부 대학에선 매 반기마다 자교로 꼭 채용설명회를 와 달라는 요청을 하기도 한다. “면접 잘 보는 요령, 자기소개서 작성 방법 등을 제가 공부해서 학생들에게 강의해 주고 있어요. 간접적이지만 훨씬 효과적으로 모두투어를 홍보할 수 있죠. 채용설명회를 들은 학생들의 후기가 많이 올라와요.”

지영근 차장은 이러한 채용설명회를 통해 앞으로 ‘여행업은 아무나 할 수 없는 일’, ‘준비된 자만이 도전할 수 있는 일’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싶다고 했다. “여행업이 쉽다는 잘못된 인식을 갖고 입사한 사람은 금방 회사를 떠납니다. 관광학을 전공해 기본적인 서비스마인드를 갖추고, 애바카스·토파스 활용법을 익히고, TC자격증을 갖추는 등 여행사 입사를 위해 꾸준히 준비해 온 인재를 발굴해 모두투어로 모셔오기 위해 노력할 겁니다.”

고서령 기자 ksr@traveltimes.co.kr
 
저작권자 © 여행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