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권은 직접 예약, 필요한 투어·티켓만 구매
-자유여행 시장 차기 수익원, 미국 투어도 출시
-현지 지사 갖춘 업체들 ‘전문성’ 무기로 내세워
 
“요즘 젊은 고객들, 항공권·호텔 예약은 직접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이제 예약 대행으로 돈 버는 시대는 지났다고 봐야죠.” 요즘 자유여행 전문 여행사들이 입을 모아 하는 말이다. 그렇다면 이들 여행사가 수익을 내는 곳은 어딜까. 얼마 전 tvN 예능프로그램 <꽃보다 할배> 스페인편에도 등장한 현지투어가 자유여행 시장의 차기 수익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워킹투어, 데이투어, 현지투어…. 용어도 각양각색이다. 도보와 대중교통만 이용하느냐(워킹투어) 차량을 이용하느냐(데이투어)에 따라 용어 사용에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여행지에서 가이드를 만나 하루 정도의 짧은 기간 동안 특정 지역 또는 주제를 여행하는 상품이란 의미에서 ‘현지투어’로 묶을 수 있다. 최근 개별자유여행 수요 증가와 함께 현지투어에 대한 수요도 꾸준히 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자유여행 전문 여행사인 내일투어 관계자는 “현지투어는 물론 교통패스, 뮤지엄패스, 공연 입장권 등 FIT여행에 유용한 옵션 상품의 요청이 많이 늘었다”고 밝혔다. 

현지투어 상품을 판매하는 여행사는 크게 ①현지에 지사와 가이드를 두고 직접 상품을 만들어 운영하는 곳, ②이들 업체 또는 현지 업체와 계약을 맺고 상품을 공급받아 고객에게 판매하는 곳이 있다. ①의 경우 유로자전거나라투어, 헬로우트래블, 자유나침반여행사 등이 대표적이다. 주로 유럽을 중심으로 다양한 워킹투어·데이투어 상품을 판매하고 있고, 신속한 피드백 제공과 전문성 확보를 위해 한국 본사와 현지 지사를 동시에 운영한다는 점에서 서로 비슷하다. 하지만 내세우는 강점과 타깃 고객층의 특성에는 조금씩 차이가 있다. 
 
3대 업체별 특성 “비슷한 듯 달라” 
 
우선 유로자전거나라투어(romabike.eurobike.kr)는 한국 시장에 처음으로 현지투어 상품을 내놓은 업체다. 지난 2000년 이탈리아 로마에서 1인 창업으로 시작했는데, 현재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 영국, 체코, 터키, 그리스 등 7개 국가에 지사를 운영하고 있다. 이 회사 소속 전문 가이드는 총 70여명에 달한다. 유로자전거나라 관계자는 “가장 먼저 현지투어를 시작한 만큼 가이드와 투어의 품질에 대해 높은 자부심이 있다”면서 “면접과 교육, 정기적인 테스트를 통해 가이드의 질을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4일 <꽃보다 할배> 방송에서 ‘할배’들이 이용한 가우디 투어도 유로자전거나라의 상품이었다. 방송 촬영 당시 유로자전거나라 측에서 비용적인 지원을 하지는 않았지만, 방송이 나간 이후 스페인 투어 상품 문의가 늘어나는 등 홍보 효과를 보고 있다는 설명이다.

유로자전거나라는 현재 B2C 위주의 영업을 하고 있다. 고객들은 입소문이나 포털사이트 검색을 통해 찾아오고 있으며 대부분 온라인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한다. B2B의 경우 여행사 2~3곳에 한해서 거래하고 있다. 유로자전거나라 이지선 대리는 “앞으로는 기존에 투어 상품이 없었던 지역의 신상품 개발을 활발히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헬로우트래블(www.hellotravel.kr)은 국내 여행사와 현지투어 B2B 거래를 가장 활발히 하고 있는 업체다. 지난 2003년 유럽 현지에서 ‘헬로우유럽’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회사로, 2008년 한국으로 본사를 옮기고 사업 영역을 유럽 바깥까지 넓히면서 헬로우트래블로 이름을 바꿨다. 이탈리아, 프랑스, 영국, 스페인, 체코 등 유럽 5개국을 포함해 홍콩·마카오, 필리핀(세부), 베트남(다낭)까지 총 8개 국가에 지사를 운영 중이다. 헬로우트래블 조성우 대표는 “B2B 거래는 빠른 피드백 제공이 가장 중요하다”며 “각 여행사마다 관리 담당자를 지정해 예약 확정, 인보이스·바우처 전송 등을 신속하게 처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헬로우트래블이 타 업체와의 차별점으로 내세우는 것은 ‘음악과 함께 하는 감성 투어’다. 조 대표는 “손님들의 만족도를 끌어올릴 방법을 고민하다가 음악과 투어를 결합하는 방법을 고안했다”며 “가령 고흐의 무덤에서는 가이드투어 수신기를 통해 슬픈 음악을 들려주고, 이탈리아 남부 투어 중 터널을 지나 바다가 펼쳐지는 시점에 장엄한 음악을 들려주고 있는데 고객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이달 초부터는 2~3일 현지투어 상품의 판매도 시작했다. 기존에 하루 동안만 이뤄지던 투어 기간을 늘리고 헬로우트래블이 보유한 호텔 블록을 활용해 숙박을 묶은 것. 하루 상품은 고정적인 시장가격이 형성돼 상품을 차별화 시키더라도 가격을 올리기 힘들지만, 2~3일 상품을 구성하면 차별화를 통한 수익성 제고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자유나침반 여행사(www.compassfree.com)는 낯선 사람들과 한 데 섞여 여행하기를 꺼리는 여행객들을 타깃으로 한다. 같은 상품을 예약한 각각의 여행객들이 많게는 20명까지 모여 함께 투어하는 ‘연합’ 형태보다 단독 투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자유나침반 홍보마케팅팀 엄정덕 대리는 “신혼부부, 가족, 친구끼리 투어를 원하는 여행객은 물론 일대일 가이드 투어를 요청하는 고객도 많다”며 “단독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가격이 비싼 편이지만 꾸준한 수요가 있다”고 말했다. 

24시간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자유나침반 현지투어의 차별점. 투어가 끝난 뒤 한밤중에 호텔 등에서 문제가 생길 경우에도 가이드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 프랑스, 이탈리아, 스위스, 영국, 그리스, 터키, 스페인, 독일, 체코, 오스트리아, 헝가리, 네덜란드, 이스라엘, 벨기에 등 유럽 14개국의 투어 상품을 판매한다.  
 
미국 워킹투어·오디오가이드 앱도 등장
 
이처럼 유럽 현지투어 시장이 활성화되자 새로운 상품들도 시장에 속속 등장하고 있다. 유에스플러스트래블(www.usplustravel.com)은 지난달부터 뉴욕, 라스베이거스, 시애틀, 워싱턴, 샌프란시스코 등 5개 미국도시의 워킹투어 상품 판매를 시작했다. 유에스플러스트래블을 통해 항공권 발권을 하는 고객에 한해 최소 2인 이상, 1인당 3만원(팁 20달러 별도)의 조건에 판매하고 있다. 

유에스플러스트래블 해외사업부 김동욱 차장은 “FIT 허니무너를 타깃으로 시작했는데 예상 외로 7~8월 성수기 일반 자유여행객들의 예약이 꽤 들어오고 있다”면서 “작은 금액(3만원)인 만큼 여행사들이 옵션으로 따로 판매하기보다 처음부터 상품에 특전으로 포함시켜 상품 차별화 효과를 누리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또 자유여행에 익숙지 않은 고객들은 여행 중에 궁금증이나 문제가 생기면 한국으로 연락하는 경우가 많은데, 워킹투어를 붙여 줄 경우 현지 가이드를 통해 궁금증을 해소하기 때문에 업무가 줄었다는 여행사 직원들의 평가도 나오고 있다. 김 차장은 “미국 워킹투어 판매가 어느 정도 안정을 찾으면 시애틀과 밴쿠버, 뉴욕과 토론토 등 미국과 연계해 여행하는 캐나다 지역의 워킹투어 상품도 함께 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디오로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현지투어를 할 수 있는 모바일 앱도 생겨났다. 지난해 11월 출시된 ‘스마트폰투어(www.smartpontour.com)’ 앱은 유럽 8개국(영국·프랑스·체코·독일·스페인·스위스·아일랜드·이탈리아)과 아시아 5개국(대만·중국·싱가포르·아랍에미레이트·필리핀)의 오디오 가이드를 제공한다. 현지를 잘 알고 있는 전문 가이드들이 사전에 녹음한 것으로, 한 국가 상품 당 10개 내외의 스폿 설명과 도시 간 이동방법, 맛집 정보 등을 담고 있다. 스마트폰투어 김재환 대표는 “혼자서 조용히 여행하면서도 가이드를 통한 정보를 얻고자 하는 여행객이 주 타깃”이라고 설명했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스마트폰투어’를 검색하면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상품가격은 국가별로 8,000원~1만1,000원 정도. 현재 50% 할인 이벤트를 하고 있다. 
 
고서령 기자 ksr@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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