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휴가길이 악몽이 돼 버렸다. 승무원 23명과 승객 2백31명 등 2백54명을 태우고 김포공항을 떠나 괌으로 향하던 대한항공 801편 B747기가 괌 아가나 공항 착륙직전 추락하는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
KAL기는 현지시각 6일 오전 1시55분 공항 남쪽 4.8㎞ 지점 밀림 지대인 니미츠 산 중턱에서 기체의 모양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전파됐으며 승객 중 30여명만이 생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사고기 희생자의 대부분이 휴가철 여행사 패키지를 이용하여 괌으로 여행을 떠난 단체 관광객들인 것으로 나타나 여행업계에도 적잖은 파장이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온누리 여행사 15명, 씨에 프랑스 15명, 롯데관광개발 13명 등 서울지역에서만 23개업체 1백60여명이 괌으로 향한 것으로 드러났으며 국민회의 소속 신기하 의원을 비롯한 20여명을 사장이 직접 인솔한 광주의 쌍용항공여행사는 가장 피해가 심한 여행사로 나타났다.
KAL기가 추락할 당시 괌의 아가나 공항지역은 폭우가 쏟아지고 있었고 기류변화가 심한 악천후 상황으로 시계가 불투명한 상태였다.
대한항공측은 현지조사단의 조사결과 공항에 착륙직전 계기 비행시 활주로 진입을 알려주는 자동착륙시스템인 글라이더 슬로프가 고장으로 작동이 안된 것이 주요 사고원인인 것 같다고 6일 오전 공식발표했다.
괌 현지에서는 사고원인에 대해 이외에도 기체결함이나 갑작스런 돌발사태 등 여러가지 원인에 의해 추락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생존자 홍모씨는 『기내폭발은 없었고 기장이 안내 방송을 통해 비상동체착륙을 안내하면서 밀림으로 불시착했음을 알았다』고 말했다. 또한 『앞바퀴가 뭔가에 걸린 후 동체 뒷부분이 땅에 닿았다』고 덧붙였다. 자세한 사고
원인은 결정적인 열쇠를 쥐고 있는 블랙박스를 해독한 후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대한항공 측은 괌 현지에, 서울 강서구 등촌동 대한항공 교육훈련센터에 유가족 대책본부를 마련하고 일부 직원들을 배치하는 등 사고수습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또한 사고 이후부터 출발 예정이던 괌 여행객들의 좌석 예약이 취소되는 등 사고의 여파가 이어지고 있다.
○…괌으로 팀을 송객한 여행사들은 사고대책팀을 구성하고 생존자 확인 등에 주력. 사고처리 등은 항공사나 여행자 보험 측에서 담당해 직접적인 피해는 입지 않으나 여행사 이미지에 영향을 입을 것으로 판단된다.
○…정작 공항에서 고객을 맞이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던 현지 안내원들은 비행기 사고 소식도 모른체 기다리고 있다가 뒤늦게 사실을 알고 허둥지둥. 고객 명단에 성만 올라온 경우도 있어 생존자 확인 등에 혼선을 빚기도 했다.
○…한편 지난해만도 19만4천여명의 한국인들이 괌을 찾는 등 괌 전체 방문객의 7분의 1정도를 차지할 만큼 국내에 인기있는 관광지였던 괌이 이번 사고를 어떻게 극복해 나갈 지 주목되고 있다.
사고원인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군에서 민간으로 이양되면서 자동착륙유도장치의 고장을 2개월동안 방치하는 등 낡은 시설, 허술한 관리 등이 국내에 알려지면서 적어도 얼마동안은 괌을 찾는 방문객 수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 사고항공기 B747-300
괌에서 추락한 대한항공 B747-300 여객기는 84년 12월 도입, 운항한 지 13년이 된 것으로 밝혀졌다.
대한항공이 보잉사로부터 이 여객기를 도입한 가격은 대당 9천9백만달러(8백90억원). 3백85명의 승객을 태울 수 있는 이 여객기의 운항연수는 대한항공이 보유한 전체 여객기 1백28대의 평균 기령 7대보다 6년이 더 많아 낡은 편이다. 하지만 내부에는 첨단 시설을 갖추는 등 조종사의 주의없이도 이착륙이 가능할 만큼 최신 항공기라고.
미국 연방교통안전위원회(NYSB)에 따르면 747기의 전체적인 사고율은 96년7월을 기준해 1백만회 비행에 1.64회 꼴. 다른 민간 항공기들의 1.83회에 비해 사교율이 낮다. 이 기종은 전장 70.66m, 전폭 59.64m, 전고 19.33m로 최대항속시간은 연료 5만3천9백85갤런을 싣고 9시간22분동안 비행할 수 있다.
한편 대한항공측은 평소 서울-괌 노선에 2백96명 정원의 A300기를 운항해 왔으나 휴가철 늘어난 승객들을 수용하기 위해 임시로 이 기종을 투입한 것으로 밝혀졌다.
◆사고보상 어떻게 되나
6일 대한항공 소속 보잉 747기 추락사고로 사망하거나 다친 승객과 승무원들은 회사측이 가입한 보험을 기초로 보상을 받게 된다.
현재 사망승객 1인당 유족이 받을 수 있는 보상금은 대한항공의 운송약관상 미화 14만달러, 한화로 1억2천4백60만원 가량이 최고 한도. 개인별로 민간 보험사에 가입한 경우 보험사의 특약에 따라 보상폭은 다르지만 대개의 보험가입자들은 사망이나 부상시 최고 1억원을 보상받는 특약상품에 가입한다는게 보험사 관계자들의 설명.
희생자가 여행사를 통한 단체 여행객일 경우에는 여행사가 가입해놓은 여행자보험 약관에 의한 보상액도 지급받을 수 있다. 여행사와 여행상품마다 가입한 여행자보험 보상폭이 다른데 괌 4박5일의 경우 대부분의 여행사가 3천만원에서 최고 1억원까지 보상 가능한 보험에 가입한 상태. 물론 항공사의 과실이 있는 것으로 밝혀질 때에는 별도의 민사소송을 통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으며 부상자도 입원치료비와 후유장애 정도에 따라 사망보험금의 일정비율을 받을 수 있다.

◆국내 주요 항공사고 일지
▲1976.8.2 : KAL 707 화물전세기 이란 테헤란 공항서 불시착하던 중 폭발로 승무원 5명 사망.
▲1978.4.20 : KAL 902편 707여객기 소련 무르만스크에 강제착륙 승객 2명 소련전투기에 피격 사망.
▲1980.11.19 : KAL 747여객기 김포공항착륙 중 화재로 승객 등 16명 사망.
▲1983.9.1 : KAL 007편 747여객기 사할린 상공서 소련 전투기 피격 탑승객 2백69명 전원사망.
▲1987.11.29 : KAL 858편 B707 미얀마영해 상공서 김현희 등 북한요원이 부착한 폭발물이 터져 탑승객 1백15명 전원 사망.
▲1989.7.27 : 우주항공 소속 S58T헬기 경북 울릉도 상공서 추락 13명 사망.
▲1989.7.27 : KAL 803편 DC10 여객기 리비아 트리폴리 공항 착륙중 추락 72명 사망 70명 부상.
▲1989.11.25 : KAL 175편 F28 터보기 이륙 중 폭발사고 40명 사상.
▲1993.7.26 : 아시아나항공 서울발 목포행 B737기 전남 해남군 매봉산 중턱서 추락 66명 사망 44명 생존.
▲1994.8.10 : KAL 서울발 제주행 여객기 활주로 착륙중 전소, 승객·승무원 7명 부상.
▲1997.4.29 : 동아건설 소속 S76B헬기 경기 군포시 상공서 추락, 조종사 등 3명 사망.

◆세계 10대 항공사고 일지
▲1977.3.27 : 스페인 카나리제도 테네리프공항에서 미팬암항공과 KLM네덜란드항공 소속 B747여객기 충돌, 5백82명 사망.
▲1985.8.12 : 일본항공 국내선 747기 산악지대 추락, 5백20명 사망.
▲1996.11.12 : 사우디아라비아항공의 747기가 이륙직후 착륙을 시도하던 카자흐스탄의 일류신 76기와 충돌, 3백49명 사망.
▲1974.3.3 : 터키항공 소속 DC-10기 파리 북동부에 추락, 3백46명 사망.
▲1985.6.23 : 인도항공 소속 747기 폭탄 폭발로 아일랜드 인근 해역에서 추락, 3백29명 사망.
▲1980.8.19 : 사우디아라비아항공 록히드 L-1011기 수도 리야드공항에서 화재로 비상 착륙, 3백01명 사망.
▲1988.7.3 : 이란항공 소속 A300기 미구축함 빈센스호의 오발 사격으로 걸프 해상에 추락, 2백90명 사망.
▲1979.5.25 : 아메리칸항공 소속 DC-10기 이륙도중 추락, 1백73명 사망.
▲1988.12.21 : 미 팬암항공 소속 747기가 테러리스트의 폭탄에 의해 스코틀랜드 커비에서 폭발, 2백70명 사망.
▲1983.9.1 : 대한항공 소속 B747기 사할린 근해에서 소련 전투기에 의해 추락, 2백69명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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