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도 5년 사이 최저 수준 기록 … 장기적으로 여행심리 자극 기대

원·달러 환율이 5년8개월 만에 최저 기록을 세우며 연일 바닥을 깨고 있다. 지난 4월30일 원·달러 매매기준율은 1,030원에 거래를 마쳤으며 이는 2008년 8월 이후 가장 낮은 기록이다. 기간 내의 최고치인 2009년 7월의 1,315원과 비교하면 그 차이가 더욱 크다. 달러뿐만이 아니라 일본 엔화 역시 지난 4월29일 1,003.51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2월31일 기록한 994.29원에 근접한 환율로 엔화 역시 최근 5년 사이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 중이다. 중국 위안화도 같은 날 1년 내 가장 낮은 164.67원을 기록했다.  

비록 세월호 등의 여파로 당장 드러나지는 않고 있지만 계속된 원화의 강세로 여행 소비 심리가 다소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얼마 전 친구와 일본 자유여행을 다녀온 A씨는 올 여름 다시 한 번 일본 자유여행을 계획하고 있다. 이번 여행의 테마는 쇼핑이다. 최근 1,000원대 초반을 유지하고 있는 일본 엔화의 영향으로 국내에서 판매하는 일본 제품을 10% 이상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평일출발하는 LCC를 이용하면 왕복항공권도 10만 원대 초반으로 구입할 수 있어 보다 알뜰한 여행을 할 수 있다.

실제로 한국관광공사에서 제공한 출국 통계를 보면 지난해 방일 한국인 관광객 수는 20.1% 증가한 245만6,118명으로 집계됐다. 대지진과 원전 유출 의혹 이후 일본의 적극적인 관광 홍보와, 늘어난 LCC의 영향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엔저 효과가 큰 것으로 보인다. 자유여행객이 현지에서 지출하는 비용이 엔화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엔저 현상이 자유여행객의 여행 소비 심리를 증가시키는 것에 큰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반면 여행사에서는 환율에 아직 큰 의미를 두고 있지 않는 모습이다. 장기간 지속 될 경우 6월 연휴 모객에 도움을 줄 수는 있겠지만 당장 큰 영향을 체감하지는 못하고 있다는 것이 일반적이다. 지난해부터 서서히 떨어진 엔화의 가치로 상품가 역시 서서히 낮아졌고, 워낙 낮게 책정된 상품가라 수익률도 좋지 않기 때문이다. 엎친 데 덮친격으로 세월호 침몰 사건까지 더해져 신규 모객이 대폭 줄어든 상태라 환율의 증감까지 신경 쓸 여력이 없다는 것이다. 웹투어 김태진 일본팀장은 “상황이 좋지 않지만 6월 연휴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노력중이다”라며 “신규 예약 문의가 감소한 현재 상황에서 엔저 현상은 큰 이슈가 아니다”라고 전했다.
 
양이슬 기자 ysy@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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