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양국 정상의 지지율이 최근 동반 하락했다.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은 6월23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의 6월 셋째 주 조사에서 44%로 집계됐고, 일본의 아베신조 수상도 아사히신문사의 6월21일, 22일 전국여론조사에서 내각 지지율 43%를 보였다. 박 대통령도 2013년 2월 취임 이래, 아베 수상도 2012년 12월 취임 이래 가장 낮은 지지율이다. 

박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은 세월호 사고 이후 총리후보 인선 등에서 국민의 기대치를 만족시키지 못한 결과로 보인다. 한편 아베 수상은 외교ㆍ안보정책에 대해 부정적 견해가 더 많고 전년도보다 11%나 나빠진 게 원인으로 생각된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작년 12월에 통과시킨 ‘특정비밀보호법’은 표현의 자유를 통제하려는 의도가 담겨져 있어 지지율이 46%로 급락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초부터 일본 헌법을 개정하기 위해서는 중ㆍ참의원에서 각각 2/3 이상의 찬성과 국민투표에서 과반수 찬성이 필요하므로 어렵다고 보고, 헌법해석을 변경하는 편법으로 ‘집단적 자위권’을 내각결정으로만 처리하려고 했다. 결국 각계각층의 반대도 무시하고 연립내각인 공명당을 몰아붙여 7월초에 통과시키면 일본은 다시 전쟁을 할 수 있게 된다. 또 일본군 위안부 문제로 사죄와 반성의 뜻을 표명한  ‘고노 담화’도 아전인수격 검증을 통해 문안작성 과정을 트집 잡아 담화를 정치적 타협의 산물로 흠집 냈다. 지지율 하락은 국민들의 생각은 안중에도 없고 꼼수와 아집으로 일관한 결과로 보인다. 

집단적 자위권 행사에 대한 여론조사에서 친 아베 성향인 요미우리신문은 찬성이 49%, 반 아베 성향인 아사히신문에서는 63%가 반대였고, 중도성향인 교도통신이나 일본경제신문은 반대가 55%, 47%로 찬성보다 높았다. 물론 헌법 개정을 하지 않고 헌법해석변경으로 추진한 것도 교도통신 6월 조사에서 58%가 반대했다. 
 
한편 일본 재무성은 4월 관광수지가 44년 만에 첫 흑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4월 일본을 방문한 외래객이 123만명으로 일본인 해외여행자 119만명보다 많았으나, 5월은 방일외래객보다 출국 일본인이 많았다. 한국도 4월에 외래객이 125만명, 해외여행자가 118만명을 기록한 데 이어 5월에도 124만명이 방한하고 122만명이 출국해 13년 만에 연속 2개월 방한외래객이 출국 한국인 수를 능가했다. 

한일 양국 모두 외래관광객이 증가하고 있으나 유독 양국의 방문객은 감소했다. 5월까지 방한 일본인은 99만명으로 13%나 줄었고, 방일 한국인도 107만명으로 3.6% 감소했다. 
한국일보사와 요미우리신문이 5월22~25일 실시한 한일 양국 국민여론조사에서 ‘일본이나 한국여행을 하고 싶으냐’는 질문에 한국인의 50%, 일본인의 65%가 상대국을 여행하고 싶지 않다고 답했고, 한국인의 49%, 일본인의 35%가 여행하고 싶다고 답했다. 지난해에는 한국인의 58%가, 일본인의 48%가 방문하고 싶다고 응답했다. 

또 ‘한일 관계가 좋다’고 생각하는 한국인은 11%, 일본인은 7%에 불과했고, ‘일본을 신뢰할 수 있다’는 한국인은 15%, ‘한국을 신뢰할 수 있다’는 일본인은 18%에 불과했다. 일본에 친밀감을 느끼는 한국인은 21%, 한국에 친밀감을 느끼는 일본인은 33%다. 그러나 ‘향후 한일 관계 개선이 필요하다’는 한국인은 90%, 일본인은 83%에 달했다.

즉, 한일 양국 국민들은 최근의 양국관계에 대해 불안하게 생각하고, 상대방을 신뢰하지 못하고, 친밀감도 느끼지 못하며, 여행도 원하지 않는다. 하지만 앞으로 관계개선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국민의 소리요. 천심이다. 국민을 쉽게 생각하고 고집부리면 큰 코 다친다. 천심에 귀 기울이면 지지율도 다시 올라가지만, 오기를 부리면 불행한 과거를 다시 맛보게 된다. 양국 국민들을 더 이상 불안에 떨게 하지 말고, 서로를 못 믿는 원인을 파악해 하나씩 풀어나가길 기대한다. 그러면 한일 양국 관광은 모처럼 르네상스를 꽃피우고 양국의 미래도 밝아지게 될 것이다.
 
오용수 
오용수 한일문화관광연구소장/ 가천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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