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주류가 됐다. 한손에 잡히는 작은 크기에도 모든 것을 구현해 낼 수 있는 가능성 때문에 모바일 세계는 자꾸 커져가는 중이다. 여행업도 마찬가지다. 어플리케이션(이하 앱) 하나면 항공권과 호텔을 예약할 수 있고, 호텔 체크인은 물론이요 객실 문도 열 수 있다. 관련 회사들이 너도나도 모바일 시장에 뛰어드는 이유다. 그렇다고 아무 시도나 먹혀드는 것은 아니다. 지금 주목받고 있는 여행업의 모바일 트렌드를 짚어봤다. 

고서령 기자 ksr@, 차민경 기자 cham@traveltimes.co.kr
 
-데이터 필요없는 오프라인앱 ‘뜨겁다’
-체크인도 객실 키도 휴대폰으로 해결
-시각효과 높인 모바일 홍보물 제작 증가
 
 
해외서도 데이터 걱정 없는 ‘오프라인 앱’
 
아무리 좋은 여행 앱이 있어도 해외에선 무용지물이 되기 일쑤다. 비싼 데이터로밍 요금 부담 때문이다. 최근 이런 여행자들의 고민을 속 시원히 해결할 모바일 서비스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오프라인 지도와 가이드북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맵스 위드 미(Maps With Me)’는 한국에서 여행지의 지도를 미리 다운받아 가면 현지에서 인터넷 연결 없이도 쓸 수 있는 여행지도 앱이다. 마카오관광청의 가이드북 앱인 ‘마카오 도보여행’도 국내에서 다운로드 받아 가면 오프라인으로 이용 가능해 여행자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IT 벤처기업 다비오는 지난 7일 데이터 로밍 없이도 이용할 수 있는 여행정보 시스템인 ‘투어플랜비’를 개발했다. 우선 PC로 홈페이지(tourplanb.com)에 접속해 목적지의 지도와 자신이 직접 만든 여행 일정표를 스마트폰에 다운로드 받으면 데이터 차단 모드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 지도는 스마트폰에 내장된 GPS시스템을 활용한 네비게이션 기능도 지원한다.

동남아 전문 랜드인 마린투어는 자유여행객들에게 태블릿PC에 여행지 지도, 호텔 정보, 가볼 만한 음식점, 관광지 정보 등을 자세히 담아 빌려주는 ‘탭투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각 태블릿PC는 무제한 데이터 요금이 가입돼 있어 여행자들이 따로 로밍해 갈 필요가 없다. 에어텔 가격에 20달러만 추가하면 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호텔 체크인, 객실 키까지 모바일로 뚝딱 
 
예약만 제대로 해 두었다면 호텔을 이용하는 것은 식은 죽 먹기다. 호텔에 들어가 프런트데스크를 찾아간 후, 예약 상황을 확인하고 객실키를 받는다. 그 다음에 예약된 방을 찾아가면 된다. 그러나 실제로는 체크인을 위해 짧게는 십여분 남짓, 길게는 줄까지 서서 하염없이 기다려야 할 수도 있다. 때문에 호텔들은 VIP 고객들을 대상으로 기다리지 않고 체크인을 할 수 있는 데스크를 따로 설치하거나, 프리(Pre) 체크인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그러나 앞으로는 VIP가 아니더라도 호텔에 들어서자마자 바로 객실을 찾아갈 수 있게 될 듯하다. ‘모바일 체크인’이 점점 번져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모바일 체크인은 말 그대로 예약자의 모바일 기기를 통해 미리 체크인을 하는 방법이다. 이 서비스는 최근 세계적인 호텔 그룹들 사이에서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매리어트호텔 그룹의 전세계 350여개 호텔에서는 모바일 체크인을 한 고객들이 호텔에서 객실 키만 수령해 바로 객실로 갈 수 있다. 콘태드호텔앤리조트도 ‘콘래트 컨시어지’ 앱을 통해 프리 체크인을 지원한다. 

객실키도 이런 시류에서 벗어날 수 없다. 모바일화 된 객실키를 볼 수 있는 대표적인 곳은 스타우드호텔앤리조트다. 스타우드호텔의 애플리케이션이 있다면 체크인은 물론 모바일 기기로 가상 키를 받아 블루투스 방식으로 객실 문을 열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10월 중 오픈할 예정인 스타우드그룹의 알로프트강남이 스마트 키 체크인 시스템을 도입한다. 인터컨티넨탈호텔스그룹과 하얏트호텔스코퍼레이션도 이와 비슷한 시스템 도입을 준비 중이다. 
 
여행 홍보 마케팅, 모바일에 안성맞춤 
 
모바일 홍보는 날이 갈수록 고도화되고 있다. 국민 대부분을 상대로 홍보와 마케팅을 할 수 있으니 이 분야에서도 주목받는 매체인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찌라시’처럼 보내는 문자 마케팅은 비호감의 대명사가 됐고, 각종 배너광고는 원하는 것을 다 담지 못하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종이 홍보물처럼 원하는 내용을 모두 표현할 수 있으면서도, 신선한 홍보 방법은 없을까? 이런 요구에서 나온 것이 바로 모바일 홍보물이다.

마치 프레젠테이션 자료처럼 구성된 모바일 홍보물은 페이지를 계속 넘길 수 있어 원하는 만큼 내용을 담을 수 있는 데다 이미지나 동영상을 사용하는 것도 자유롭다. 주요 포털 사이트에서 검색도 지원된다. 스마트폰에 최적화돼 있어 가독성이 높고 관련 사이트로 이동할 수 있도록 링크를 걸 수도 있다. 문자형 홍보물보다 집중도가 높은 것은 당연하다. 오프라인 광고대행사인 큐알미가 운영하는 브랜드박스(brand box)의 모바일 웹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여행사 쪽에서의 활용성도 높은 편이다. 기획전을 하거나 빠른 시간에 판매를 해야 하는 경우 상품 소개 모바일 웹을 만들어 홍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텍스트로 구구절절 설명을 하고 링크를 걸어주는 고전적인 방식에서 탈피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모바일 홈페이지 없으면 ‘불편’ 71%
 
PC보다 스마트폰으로 정보를 찾는 일이 잦아지면서 모바일로 여행상품·항공권을 검색·예약하는 소비자들도 빠르게 늘고 있다. 호텔·항공 실시간 예약 업체들은 이미 PC에서 모바일로 마케팅의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고, 발 빠른 여행사·항공사들도 작년부터 모바일 마케팅에 투자를 늘리기 시작했다. 실제로 작년 말 모바일 플랫폼 업체인 제로웹과 모바일 리서치 전문 업체인 케이서베이가 공동으로 전국 남녀 1,0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71%가 기업·매장의 모바일 홈페이지가 없을 때 불편함을 느낀다고 답했다.

이에 따라 과거 일부 여행사들이 선택적으로 만들었던 모바일 홈페이지도 이제 필수로 자리 잡고 있다.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한 홈페이지의 핵심은 복잡한 텍스트 설명을 줄이고 이미지 중심의 간결한 디자인으로 소비자의 눈길을 사로잡는 것이다. PC버전 홈페이지를 다시 찾아 들어가 볼 필요를 느끼지 않을 정도로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다. 

본지가 7월10일 현재 국내 주요 여행사들의 모바일 홈페이지 현황을 살펴본 결과 내일투어, 모두투어, 여행박사, 참좋은여행 등이 비교적 모바일 웹페이지를 잘 갖추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행박사는 첫 화면 상단에 상품 검색창을 크게 배치하고 그 아래로 특가상품, 인기상품, 추천 상품을 사진 위주로 나열해 가독성을 높인 점이 눈길을 끌었다. 인터파크투어와 하나투어의 모바일 페이지는 앱 다운로드로 유도하는 쪽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그밖의 업체들은 모바일 페이지가 있지만 가독성과 이용 편의성이 PC버전에 비해 크게 떨어지는 경우가 많았고 일부 업체는 아예 모바일 페이지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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