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가 1월22일 대통령에게 보고한 업무보고 내역을 살폈다. 기대감으로 펼쳤지만 실망감으로 덮을 수밖에 없었다. ‘관광’과 ‘여행’은 뒷전으로 밀려난 분위기가 역력했다.

문관부가 내세운 2015년 비전과 과제 그 어디에서도 관광이라는 단어는 찾을 수 없었다. ‘문화로 행복한 삶’이라는 비전에 걸맞게 주요과제 역시 모두 문화 일색이었다. 세부 내용도 살폈지만 해수욕장 모래 속에서 바늘 찾는 기분이었다. ‘관광주간’을 지난해보다 확대 시행한다는 내용이 눈에 띄었지만 지난해 22일에서 올해 28일로 기간을 며칠 늘린다는 수준에 불과했다. ‘프리미엄 관광통역안내사 육성’ 등 매년 되풀이되는 단골 메뉴 몇 개가 더 있었지만 식상할 뿐이었다. 

이를 한층 구체화한 세부 계획은 1월28일에야 나왔다. 다행히 4대 전략 중 하나로 ‘고부가가치 콘텐츠·관광·스포츠산업 육성’이 올랐고, 이의 실천을 위한 12대 추진과제에도 ‘품격 있는 관광선진국 진입’이 포함됐다. 관광이라는 단어가 포함된 것만으로도 반가웠다. 설악산 친환경 케이블카 설치, 남산 곤돌라형 케이블카 설치, 복합리조트 사업자 심사시 테마에 대한 심사 강화 등이 도대체 ‘품격 있는 관광선진국’과 무슨 연관이 있는지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다행이다 싶었다. 앞선 대통령 업무보고 내역에서 받은 충격이 그만큼 컸던 탓이다.

그렇다 쳐도 아웃바운드 분야에 대한 정부의 의도적 무신경은 안타까웠다. ‘외교부의 해외여행지 안전정보 실시간 공유시스템을 구축하고, 국외여행인솔자 대상 안전교육을 확대’한다는 내용을 겨우 찾았지만 당장 먹고 살 궁리에 급한 여행사들의 피부에 와 닿기에는 멀기만 한 내용이었다. 

2014년 내국인 출국자 1,600만명 돌파라는 화려한 기록 이면에는 갈수록 손님이 줄고 수익원이 사라져 울상인 중소 아웃바운드 여행사들의 한숨이 가득하다. 그들에게 ‘해외여행객 증가세에 비해 내국인의 국내관광 성장이 낮아 개선해야 한다’는 문관부의 상황인식은 어떻게 비쳐질지 궁금하다. 관광과 여행을 전면에 내세우고, 인-아웃-인트라바운드 3개 분야에 고루 방점을 둔 업무계획은 언제쯤 볼 수 있을까?   
 
김선주 기자 vagrant@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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