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화두로 재부상한 항공 커미션- 막막한 여행사 “커미션 항공사에 집중하자”
[커버스토리] 화두로 재부상한 항공 커미션- 막막한 여행사 “커미션 항공사에 집중하자”
  • 김선주
  • 승인 2015.02.23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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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행업협회(KATA)가 여행사 대상 판매수수료(커미션) 제도를 유지하고 있는 항공사에 대한 판매독려 캠페인을 펼치기로 하면서 항공권 커미션이 다시 화두로 부상할 조짐이다. 대한항공이 커미션을 폐지한 2010년부터 한국시장에서도 ‘제로컴(Zero Commission)’ 시대가 본격화됐지만 여행사들은 여전히 적응하지 못한 채 막막함에 빠져있다는 증거로도 볼 수 있다. 항공사들 역시 한시적 프로모션 차원이기는 하지만 폐지했던 커미션을 부활시키거나, 여행사 대상 볼륨 인센티브(VI) 정책에 기본 커미션을 확대 적용하는 등 커미션 카드를 버리지 않고 있다.<편집자주>
 
-KATA, 여행사 생존권 차원서 캠페인 전개
-TASF 확대 등 근본적 대응책 마련이 관건
 
 
“커미션 유지 항공사에 집중”
 
1월28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KATA 양무승 회장은 “여행사 생존권 확보 차원에서 커미션 제도를 유지하고 있는 항공사에 대한 판매증진 캠페인을 전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캠페인을 통해 이들 항공사의 커미션 제도 유지를 유도하는 것은 물론 제로컴으로 인해 여행사의 고충이 얼마나 큰 지도 대외적으로 호소한다는 전략이다. 

대한항공이 2010년 1월1일부터 커미션을 폐지하고, 이듬해인 2011년 4월부터는 아시아나항공도 같은 결정을 내리면서 한국시장도 제로컴 시대로 전환됐다. 양대 국적항공사의 커미션 폐지 이후 주요 외항사들도 거리낌 없이 커미션 인하나 폐지 대열에 합류한 것은 물론이다. 올해 역시 마찬가지다. 제주항공이 오는 4월1일 발권분부터 기존 5%였던 커미션을 폐지하고 VI제도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타이항공도 현재 7%인 커미션을 10월부터 폐지할 가능성이 높다. 타이항공 관계자는 “아직 최종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특별한 변수만 없다면 10월부터 커미션 제도가 폐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제로컴에 적응 못했다는 증거
 
항공사들의 커미션 인하 또는 폐지는 시기의 문제일 뿐 당연한 조치로 여겨진 지 이미 오래전이다. 이런 상황에서 KATA가 돌연 ‘커미션 유지 항공사 판매증진 캠페인’ 카드를 꺼냈다는 것은 그만큼 여행사들이 제로컴 체제에 적응하지 못했다는 점을 암시한다. 얼마 남지 않은 커미션 유지 항공사들만이라도 붙들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다급한 처지인 셈이다. 양무승 회장 역시 “이번 캠페인은 제로컴으로 인해 여행사들이 얼마나 어려운 상황에 처했는지 알리는 상징적 의미가 더 크다”고 설명했다.

이런 데는 여행업무 취급수수료(TASF, Travel Agent Service Fee)'가 제대로 정착되지 못했다는 점도 크게 작용했다. TASF는 항공사들의 커미션 폐지에 맞서 여행사가 지난 2010년 도입한 대체 수익원이다. 항공권 발권에 대해 소비자에게 일정 요율 또는 액수를 취급수수료로 부과해 잃어버린 항공권 커미션 수익을 만회한다는 게 핵심이다. 올해로 시행 6년째로 접어들었을 뿐인데 이미 성장곡선도 꺾였고 관심에서도 멀어졌다. 한국여행업협회(KATA)가 집계한 바에 따르면 2014년 TASF 부과건수는 148만7,413건, 부과액수는 총 890억5,444만원에 달했다. 도입 첫 해 74만건에 불과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2배 수준으로 커졌지만 2013년 이후 정체국면에 빠졌다는 게 문제다. 여행시장 규모가 크게 확대됐고 커미션 폐지 항공사들도 증가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오히려 감소했다고도 할 수 있다. 2014년 여행사의 TASF 수익 890억원도 과거 커미션 체제와 비교하면 형편없이 낮다. 2014년 BSP항공권 발권액은 약 9조원으로 추정되는데 만약 과거처럼 커미션이 존재했다면 7%만 잡아도 6,300억원이 여행사 몫이었다. “TASF 자체는 물론 VI 수익을 합해도 과거 커미션 수익을 한참 밑돈다”는 하소연이 나오는 이유다.
 
커미션 부활시키고 VI에 반영키도
 
항공사들도 커미션에 대한 미련이 없는 것은 아니다. 커미션을 부활시키거나 요율을 높이는 방식 등으로 커미션을 여행사 대상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례가 점점 늘고 있다. 인천-시안 노선을 운항하는 심천항공(ZH), 인천-옌타이 노선을 운항하는 산동항공(SC)이 올해 1월1일부터 커미션을 기존 3%에서 7%로 인상했으며, 중국 길상항공(HO)은 2015년 한 해 동안 길상항공 중국 국내선 전 구간에 대해 5% 커미션을 지급하기로 했다. 지난해 4월 커미션을 폐지했던 케냐항공(KQ)은 특가요금을 출시하고 3% 커미션을 부활시켰다. 2012년 4월 제로컴으로 전환한 에어캐나다는 오는 4월30일까지 발권하는 미국행 항공권에 대해 10% 커미션을 지급하는 프로모션을 전개한다.
 
에티오피아항공(ET)은 비즈니스클래스 판매에 대해 기존의 5% 커미션에 추가 커미션을 더해 지급하는 프로모션을 3월말까지 진행한다. 중국 사천항공(3U)도 지난해 한시적으로 비즈니스클래스 커미션을 10%로 상향 조정한 있다. 부탄 드럭항공(KB)의 경우 2014년 5월 기존 5%였던 커미션을 7%로 인상했다. 

커미션 폐지 이후 여행사 판매독려 정책으로 도입된 항공사들의 VI제도에도 커미션 개념이 반영되고 있다. 최소한의 조건만 충족하면 수수료를 지급하는 ‘기본 커미션(Base Commission)’을 지급하는 것이다. 모 외항사 지사장은 “제로컴 이후 VI 제도를 도입했는데, 판매 증가율 조건을 충족하고 VI를 받는 여행사는 한정적이었고 결국 여행사와의 네트워크가 약화되는 결과를 초래했다”며 “보다 많은 여행사의 지속적인 판매를 이끌기 위해서는 과거의 커미션과 같은 당근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VI 운영방식에 ‘기본 커미션’을 신설하는 방안을 본사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커미션 삭감 20년 미국…기회를 봤다
 
커미션에 대한 미련이 이곳저곳에서 포착되고 있지만 그것이 커미션 부활로 이어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 제로컴 체제는 이미 글로벌 표준으로 자리 잡았고, 우리보다 앞서 제로컴 시대를 맞이한 미국 등지에서는 제로컴을 계기로 여행사의 경쟁력이 강화됐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어서다. 

미국의 대형 여행기업 중 한곳인 트래블리더스그룹(Travel Leaders Group) 베리 리벤(Barry Liben) CEO는 “20년 전 미국 항공사들이 처음 커미션을 줄이거나 제한에 나섰을 때 여행사의 몰락이라는 암울한 예언이 나돌았지만, 20년이 흐른 현재 여행사는 그 어느 때보다 강하고 활기로 넘친다. 취미로 여행업을 하던 이들이 시장에서 사라져서가 아니라 비즈니스적 사고를 지닌 많은 생존자들이 커미션 삭감과 인터넷의 대두 등 각종 위기를 사업을 재정비하고 재정립하는 기회로 봤기 때문”이라고 최근 강조했다. 

이런 맥락에서 KATA의 캠페인 역시 제로컴 적응에도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주문이 많다. 항공사들의 커미션 유지를 유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TASF 정착 및 확대 등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에 역점을 둬야 한다는 지적이다. 

KATA 관계자는 “TASF가 왜 정체됐으며 확대방안은 무엇인지 등에 대해서도 두루 고민하고 있다”고 밝히고 “수수료 유지 항공사에 대한 판매집중 캠페인의 경우 적당한 시기와 방법을 도출해 시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선주 기자 vagrant@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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