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를 준비 중인 친구가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제주도 왕복 항공권 3명분을 총 16만원에 샀어!” 계산해 보니 일인당 5만원이 조금 넘는 금액이다. 도대체 어디서 그렇게 싸게 구했느냐 물으니 예상대로 ‘소셜커머스’란다. 매일 밤 소셜커머스에 올라오는 여행상품을 꼭 확인하고 잠자리에 든다는 그 친구는 이번처럼 파격적인 가격에 여행상품을 구매하는 일이 잦다고 했다.

소셜커머스가 소비자들에게 ‘괜찮은 품질의 여행상품을 가장 싸게 구입할 수 있는’ 채널로 각인되고 있다. 출발일에 임박해 급히 팔아 치워야 할 땡처리 상품을 소셜커머스를 통해 판매하는 여행사들이 늘어나면서, 또는 박리다매 채널로 소셜커머스를 활용하는 여행사들이 많아지면서 생겨난 현상이다. 좋게 보면 여행사들의 최소마진을 보전해 줄 수 있는 믿음직한 판매채널이지만, 삐딱하게 보면 여행사의 입지를 위협하는 경쟁상대가 될 수도 있다. 소셜커머스는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갈수록 소비자 인지도를 높여가고, 상대적으로 여행사는 가격경쟁력이 없는 판매채널로 인식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일부 여행사들은 이 문제를 자각하기 시작했다. 눈이 휘둥그레질 만큼 파격적인 가격의 항공권이나 여행상품을 소셜커머스에 줘 버리면 결국 ‘남 좋은 일’만 시키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 그런 상품을 여행사 자체 채널을 통해 노출함으로써 홍보, 마케팅적인 도구로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란 질문 앞에선 아직 모두가 벙어리다.

물론 다양한 판매 채널 확보는 중요하다. 그러나 외부 판매채널이 반대로 여행사를 위협하는 존재로 변모하게 두어서는 안 될 것이다. 무엇이든 과하면 탈이 나는 법이다. 홈쇼핑이든 소설커머스든 적당히, 지혜롭게 활용하는 방안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고서령 기자 ksr@traveltimes.co.kr
 
저작권자 © 여행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