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는 지난 10일 하나투어가 MBC <무한도전> 방콕 포상휴가 촬영을 지원했고, 이 과정에서 랜드사에 지원비용 일부를 일방적으로 부담하게 했다고 보도했다. 하나투어의 ‘갑질’ 논란이 대두된 것이다. 하나투어는 ‘현지 랜드사에게 비용 부담을 강요한 적이 없다. 현지에 요청한 후 합의 하에 진행된 일이다. 현지 랜드사도 필요에 의해 함께 비용을 부담한 것이다’라고 해명했다. 
일방적인 갑질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기사가 이슈화 됐던 데에는 시청률 1위라는 ‘무한도전’과 여행업계 1위라는 ‘하나투어’였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많다. 1등에게는 더욱 엄격한 잣대를 들이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갑질 논란 이후 하나투어 관계자는 본지 취재에 “잣대가 엄격하기 때문에 회사의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갑질 행동은 본사에서도 매우 예민하고 조심스러워하는 부분이다. 걸핏하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갑질 한다는 얘기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도 랜드사와 상생하기 위해 ‘소통창구’를 운영하는 등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소통창구’에 대한 업계 반응은 미온적이다. 개선안, 불합리함 등을 이메일을 통해 하나투어 박상환 회장에게 제안하고 고발할 수 있는 다이렉트 창구라지만, 여행업계는 “운영여부 조차 몰랐을 뿐더러 괜한 피해라도 보면 어쩌냐”며 실효성이 높지 않다고 평가했다. 동시에 “특정 여행사의 노력만으로 불합리한 관행이 개선되리라고 생각하기는 어렵지만, 그 특정 여행사가 하나투어이기 때문에 기대하는 바가 크다”는 평가도 있다.

23일 기준 하나투어의 시가총액은 2조원을 넘어섰다. 앞으로 상당 기간 ‘1위 여행사’라는 타이틀을 유지할 것이 분명하다. 1위 여행사로 성장하고 입지가 강해질수록 그들이 지녀야 할 책임감도 무거워진다. ‘여행업계 1위’가 지녀야 할 책임감을 기억하고 ‘갑질’을 비롯한 여행업계의 각종 고질병을 근절하는 데 선도적으로 나서야하는 이유다. ‘소통창구’의 실효성 확보라는 숙제를 풀어내는 것은 물론 ‘진짜 을’을 위한 다양한 상생안을 도출해내는 1위 여행사를 기대해본다.
 
신지훈 기자 jhshin@traveltimes.co.kr
 
저작권자 © 여행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