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롯데호텔에서 열린 ‘국외여행상품 정보제공 표준안 실천 협약식’에서 문화체육관광부 관광산업과 강석원 과장은 “해외여행 보편화·대중화 상황에 맞춰 정부도 여행자 권익보호와 안전, 건전한 아웃바운드 시장 육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불과 몇 년 전만해도 아웃바운드 부문은 정부의 관심사이기는커녕 관광수지 적자의 주범으로 괄시의 대상일 뿐이었다. 그래서 이날 관광 주무부처 관계자의 ‘아웃바운드 육성’이라는 말이 더욱 인상 깊었는지도 모른다. 돌이켜보면 이미 2012년에 한국관광공사 내에 ‘국외여행서비스센터’가 생겨 해외여행 관련 각종 활동을 펼쳐왔으니 그리 새삼스러울 것은 없다.

올해 우리나라 출국자는 1,900만명을 돌파할 기세다. 역대 최고 기록이다. 해외여행 자유화가 우리보다 25년이나 앞선 일본도 최초로 제칠 것 같다. 세계 관광시장에서 차지하는 위상과 영향력도 그만큼 커질 것이다. 이는 결국 우리나라의 관광경쟁력 제고로 이어지니 정부가 눈을 비비고 새로운 시선으로 아웃바운드 산업을 바라보는 것도 당연하다. 

연간 출국자 1,900만명이라는 양적 성장이 부끄럽지 않을 정도로 아웃바운드 부문이 질적으로도 발전했는지에 대해서는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 여행사가 호텔비를 입금하지 않아 여행지에서 소비자가 결제하는 촌극이 비일비재하고, 여행지보다 쇼핑센터에서 보낸 시간이 더 많은 형편없는 여행상품도 여전하다. 쇼핑이나 옵션, 계약내용 불이행 등 각종 낯부끄러운 사유로 인한 여행사와 여행자 간의 싸움도 빈번하다. 이러니 “출국자 수로 일본을 추월한다더라도 문화적으로는 여전히 한참 뒤처진다”는 말이 나올 수밖에….

이날 협약식의 의미는 여기에서 찾을 수 있다. 해외여행상품의 질적 발전을 추구하고 있어서다. 2013년 12개 여행사의 참여로 시작됐는데 이번에 5개 여행사가 추가 참여를 결정했다. 총액표시제 도입, 필수옵션 폐지 등의 의미 깊은 성과를 도출했고, 내년 1월부터는 소비자 불만이 많았던 5개 옵션을 폐지 또는 개선하기로 했다. 소비자 신뢰를 얻기 충분한 자발적 행보여서 의미가 깊다. 다소 더디고 미진한 부분이 있더라도 모두가 응원하며 계속 확대시켜야 하는 이유다.  
 
김선주 기자 vagrant@traveltimes.co.kr
 
저작권자 © 여행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