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비용항공사(LCC)의 연이은 사고로 승객들의 불안이 커져가고 있다. ‘항공가격이 싼 만큼 줄일 수 있는 비용을 최대로 줄여 운항하기 때문에 그만큼 안전에 소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구조적 문제에 대한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3일 세부에서 김해로 오던 진에어가 비행 중 출입문에서 발생한 소음으로 급히 회항했다. 출입문에 틈이 생기는 바람에 급히 세부로 돌아간 것이다. 사고로 인해 기내 압력 조절에 문제가 발생해 일부 승객들은 두통과 귀의 통증을 호소했다.

이보다 앞선 지난달 24일에는 김포를 출발해 제주로 향하던 제주항공 여객기가 여압장치 이상으로 급강하 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2만6,000피트에서 9,000피트로 급강하하며 산소마스크가 작동하고 일부 승객이 귀의 통증을 호소하는 소동이 발생했다.

그동안 LCC는 무섭게 성장하며 대형 항공사를 위협해왔다. 인천공항을 제외한 국내선의 경우 LCC를 이용한 여객수는 지난 2014년 1,267만명에서 지난해 1,424만명으로 12.4%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LCC의 국내선 점유율은 51.2%에서 54.9%까지 높아졌다. 특히 지난해 LCC들은 20여대에 이르는 항공기를 추가 도입하는 등 80여대까지 덩치를 불렸다.
이들의 성장을 바탕으로 해외여행이 보편화되고, 공항 이용객이 늘어나는 등 여행업계에 긍정적인 역할을 해왔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처럼 비약적인 양적 성장을 이뤘지만, 이에 반해 최근 발생한 잇따른 사고는 그들이 얼마나 내적 성장에는 소홀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저렴한 비용 유지에 경영 포커스가 맞춰있다 보니 상대적으로 안전관리 투자에는 약할 수밖에 없을뿐더러, 인력도 턱없이 부족하다. LCC가 기체 결함의 탓을 오로지 정비사에게 돌릴 수 없는 이유다. 항공기 보유대수에 비해 정비 인력은 턱없이 모자란다. 정비 인력뿐인가. 사세 불리기에 몰입해오다보니 제대로 된 전문가를 키우는 기반은 사실 상 없거나 투자가 부족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내 LCC 업계는 10년이라는 짧은 시간에 만족할 만한 성장을 이뤘다. 올해로 여섯 번째 신규 LCC가 탄생할 예정이며, 기존 LCC들은 중거리 노선을 확대하는 등 노선도 다양화되고 있다. 더 넓은 하늘길을 열기 위해서라도 이제는 LCC도 ‘안전’ 등의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내실을 다져나가야 할 때이다.
 
 
신지훈 기자 jhshin@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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