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한 취재원과 우리나라 6개 국적 저비용항공사(LCC)의 시장 점유율을 놓고 갑론을박했다. 서로 수치가 달라서였다. 2016년 점유율이 최초로 20%를 넘었을 수도 있다고 했더니 무슨 소리냐며 30%를 돌파했다고 주장했다. 기사에서 봤다며 포털 뉴스검색을 통해 해당 기사들을 보여줬다. ‘국제선 승객 10명 중 3명 LCC 이용’, ‘국적LCC 국제선 수송분담률 30% 돌파’ 등의 제목이 주르륵 보였다. 순간 당황했지만 자세히 보니 외항사를 제외한 수치였다. 우리나라 8개 국적항공사의 전체 실적 중 6개 LCC가 담당한 양만을 따진 것이었다. 이 사실을 명확히 밝히지 않거나, ‘전체 국제선 여객수의 30%를 차지했다’고 떡하니 오보를 낸 기사도 많았다. 기자와 여행업계 종사자들도 그 정도였으니 일반인들은 더 말해 뭣할까 싶었다.   

국토교통부가 1월30일 발표한 2016년 항공통계에 따르면, 국적LCC의 2016년 평균 국제선 여객수송 점유율은 19.6%였다. 국적FSC(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은 45.1%, 외항사는 35.3%를 차지했다. 국토부는 그동안 이 기준으로 국적LCC의 점유율을 뽑고 발표해왔다. 일관된 기준을 유지했기 때문에 국적LCC 태동 이후의 발전 추이도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다른 잣대를 들이댔으니 혼란이 생겼던 것이다. 게다가 외항사를 제외한 분석은 객관적 데이터로서 불완전할 수밖에 없다.

제주항공이 1월30일 주요 언론사에 배포한 보도자료가 발단이었다. 정부가 공식 통계를 발표한 그날이었다. 기존의 분석 기준과도 다르고 데이터로서도 불완전한데, 왜 그랬는지 물었더니 “외항사 실적자료를 입수하기 어려웠고, 국적사만 놓고 분석하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아서였다”고 답했다.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오보가 잇따른 데 비하면 싱거운 이유였다.

데이터를 여러 각도에서 바라보고 새로운 시각으로 분석하는 것은 매유 유용하고 의미도 깊다. 하지만 분석 틀의 객관성과 합리성은 보장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기존 통계의 신뢰도를 흔들고 혼란만 부추길 뿐이다.   
 
김선주 기자 vagrant@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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