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행사가 한 마디로 막가고 있다. 현지 일정 중에 옵션과 쇼핑이 붙고 또 과다 옵션과 쇼핑으로 인한 소비자들의 불평과 불만이 제기된 것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최근 들어 그 정도가 도를 넘고 있다. 현지에 도착해서 호텔로 이동하자마자 가이드로부터 처음 듣는 얘기가 선택관광에 대한 것이라면 세상 천지에 기분 상하지 않을 관광객이 어디 있을까? 그것도 평생 가장 달콤한 허니문에서 말이다.

만에 하나 선택관광을 거절이라도 할라치면 가이드의 교묘한 조작(?)에 의해 일행들 사이에서 왕따를 당하기 십상이다. 일반 패키지도 별반 다를 바 없다. 관광명소는 보는 둥 마는 둥 하면서도 쇼핑은 참 열심히도 ‘돌려댄다’. 기자가 아는 어떤 사람은 4일 관광을 하면서 쇼핑 7번에 옵션을 2번이나 했다고 하소연했다. 그나마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산 물건도 바가지를 쓰기 일쑤다.

물품에 따라 다르지만 10배 이상을 돈을 지불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가이드는 또 왜 그렇게 불친절한 지 모른다. 물론 모든 가이드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투어 내내 퉁명스런 얼굴을 한 사람들이 많다는 말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다. 쇼핑이나 옵션을 돌린 후 손님들이 보는 앞에서 선글라스에 담배를 뻑뻑 피워대는 가이드의 모습을 보는 것은 이제 예삿일이다.

현지의 어려움을 모르는 바 아니다. 턱없는 상품가에 마이너스 행사를 하기 십상이고 입에 풀칠이라도 하려면 내키지 않아도 부지런히 쇼핑과 옵션을 강권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따지고 보면 현지행사가 부실한 것은 한국의 여행사와 항공사들에 그 원죄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그렇다손 치더라도 이제 현지업체 관계자들의 표정과 말투와 몸짓에서 손님들에 대한 미안함을 읽을 수 없다는 것은 아쉬운 점이 아닐 수 없다. 손님들이 업계의 복잡다단한 상황을 스스로 십분 이해해 주길 바라는 걸까? 소비자는 그냥 그렇게 영문도 모른 채 나쁜 기억만을 안고 현지를 떠날 뿐이다.

노중훈 기자 win@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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