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시간 이동에 짧은 일정‧높은 가격…상품성 지적
여행 불모지, 랜드사‧오퍼레이터‧가이드 수배 난관
콘텐츠‧스토리텔링 등 대중에게 적극적 어필 필요

사우디아라비아 여행 시장에 대한 업계의 평가가 분분하다. 사우디아항공이 8월16일 인천-리야드-제다 노선에 취항하며 길을 열었지만 시장성에 대해서는 확신보다 의구심이 짙은 분위기다. 짧은 일정의 높은 상품가, 음주 금지 등의 제약으로 수요 진작이 어렵다는 우려와 함께 일각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만의 독특함으로 승부수를 걸어볼 만하다는 시선도 열려 있다.

최근 몇몇 주요 여행사들은 사우디아라비아 단독 일주 여행 상품을 출시하고 본격적으로 판매를 시작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중장기적 관광산업 육성을 위한 주요 마켓에 한국이 포함됐고, 올해 한국-사우디아라비아 수교 60주년과 더불어 사우디아항공까지 취항하며 적극적인 지원 사격을 받은 결과로 볼 수 있다. 아직 소비자들의 즉각적인 반응은 미미하지만 사우디아라비아가 그동안 한국인들의 해외여행지로는 불모지였던 만큼 단체 여행 상품을 출시하고 기획전을 진행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사우디아라비아 알 카라 마운틴(Al Qarah Mountain) 풍경 / 여행신문 CB 

하지만 사우디아라비아 여행 상품 자체에 대한 상품성과 시장성에 대해서는 아직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 많다. 8월30일 기준 하나투어, 모두투어, 인터파크투어 3개 주요 여행사가 판매하는 사우디아라비아 상품을 살펴보면 최저가는 399만9,000원부터, 최고가는 799만원부터다. 가장 짧은 일정은 3박6일이며 이밖에 4박7일, 6박8일, 6박9일 일정으로도 구성돼 있다. 현재 여행 업계는 시중에 출시된 사우디아라비아 상품에 대해 냉정한 편이다. A여행사 관계자는 “최근 올라온 사우디아라비아 여행 상품을 살펴보면 리야드 구시가지 및 시티투어로 시작해 알 울라 사막과 올드타운을 거쳐 제다에서 마무리되는 일정으로 대부분의 상품이 유사하다”며 “특히 사우디아항공 스케줄이 늦은 밤 출발임을 감안하더라도 인천에서 리야드까지 편도 12시간40분이 소요되고 국내선과 버스 이동까지 필요한 3박6일 일정의 400만원대 상품에는 과연 얼마나 많은 소비자들이 매력을 느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여행 상품을 준비하는 여행사도 사실상 어려움을 겪고 있다.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야하는 만큼 실제 행사 진행의 경험도 전무한데다 신뢰할 만한 현지 파트너사나 한국인 오퍼레이터, 가이드 등을 찾기 어려워서다. B여행사 관계자는 “한국 여행시장에서 인지도가 낮았던 두바이도 초기 진입할 당시 스톱오버, 1박 또는 2박 후 유럽으로 이동하는 연계 상품부터 시작해 인지도를 넓혀갔다”며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 여행의 핵심 일정이 국내선 이동이 필요한 알 울라 사막투어에 있어 동선이 효율적이지 않아 다른 국가까지 연계 일정을 만들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한국인 가이드를 찾기 어렵고 현지 파트너사와도 아직 호흡을 맞춰본 경험이 없어 상품을 만들어보려다 포기했다”고 덧붙였다.

한편으로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평가도 있다.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미지의 매력적인 여행지라는 점을 특히 높게 샀다. C여행사 관계자는 “새로운 목적지인 만큼 상품 운영을 위한 인프라나 네트워크 측면에서 불모지인 것은 맞지만 사우디아라비아의 본격 여행이 시작되는 10월에 맞춰 다양한 루트의 현지 협력 업체들과의 막바지 조율, 점검 중에 있다”며 “다채롭고 매력적인 여행지로 수요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당장은 대중의 이목을 끌만한 마중물이 필요해 보인다. D여행사 관계자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아직은 여행지로는 생소한 지역인 만큼 구미를 당기는 콘텐츠나 스토리텔링, 이벤트 등의 ‘한방’이 없으면 아직은 실제 수요를 창출하긴 어렵다”고 조언했다. 출장이나 트레킹 등 특수한 목적이 없는 여행 문의는 아직 제로에 가까운 상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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