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평일의 오전, 점심시간도 얼추 다된 시각에 썩 가깝지도 않은 지인에게서 불쑥 점심하자는 문자메시지가 오면 어떻게 대답해야 할까? 기껏 점심약속을 잡아 놓고 당일 날 오전 11시가 넘어 확인 차 연락 했더니 급한 일이 생겨 못하겠다고 우기는 상황은 또 어떻게 수습하나? 스마트폰 같은 첨단기기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지식과 아이디어를 배달해 주지만 일상 속의 예절은 퇴보하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 건 분명 아이러니다. 지난 해 여객기 안에서의 ‘라면상무’ 해프닝과 한 항공사 수속카운터 앞에서 벌어진 소위 ‘신문지 회장’의 폭행
‘천송이 신드롬’을 불러일으키며 숱한 화제를 뿌린 SBS 수목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이하 별그대)가 지난 달 말 종영됐다. 드라마가 막을 내린지 보름이 넘었는데도 ‘별그대’ ‘천송이’ 마케팅은 여전히 식을 줄 모른다.직업병인가? 드라마를 보면 여기저기 등장하는 제품광고 PPL이 너무 적나라하게 보이고 도대체 저 브랜드는 얼마를 주고 들어왔을까 하며 협찬금액을 점쳐보는 버릇이 있다.주연 여배우 전지현이 분한 ‘천송이’가 먹고 입고 쓴 거의 모든 제품이 날개 돋친 듯이 팔려나가고 중화권에서 이미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전지현 덕분에
연애경험 횟수도 몇 안되는데 헤어질 때는 이름까지 기억에서 도려내는 편이라, 누구와 언제 어떻게 연애했는지 6하 원칙으로 알리바이를 대라면 도통 헛갈리고 몇 분은 존재조차 기억이 안 날 지경이다. 그러나 기억 속에 어렴풋이 남아있는 단서 한 가지. 나는 늘 를 좋아하는 남자와 사랑에 빠졌었다. 엄밀히 말하자면 핸드드립 하는 ‘류’의 남자를 좋아한 것 같다. 기억컨대, 태어나서 지금까지 단 한 순간도 ‘멍 때리는’ 시기를 경험한 적이 거의 없는 뭔가에 쫓기듯, 정신없는 여자로 살아왔다. 끊임없이 꼬무작꼬무작 계속 더
영세율은 부가가치세의 세율에 ‘0’이 적용되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지출에 대한 부가가치세를 전액 환급 받으므로 기업으로서는 중요한 제도이다. 그러나 부가가치세의 영세율 제도를 잘못 이해하여 부가가치세를 내지 않을 경우, 매출의 10%를 차지하는 부가가치세가 추징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가산세도 부과되어 엄청난 손실을 볼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부가가치세의 영세율은 기본적으로 수출에 적용된다. 소비세인 부가가치세의 국제적인 세수분배를 어떻게 할지에 관하여 각 나라가 소비하는 분량을 기준으로 소비세수를 배분하기로 하는 ‘소비지국 과
“한 회사를 그렇게 경영하면 망하지 않나요?” 여박 대표이사 때 강연을 한 후나 취재 시의 단골질문에 나는 늘 이렇게 대답했다. “사람은 누구나 죽는 것처럼 기업도 언젠가는 망하겠죠. 이렇게 경영하지 않아도 언젠가 어차피 망할 거라면 존재하는 동안 재미있게 하려구요. 단, 적어도 망할 때, 고객이나 거래처 그리고 직원들에게 피눈물 나게 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이건 말로만 맹세한다고 되는 게 아니고 시스템 자체를 그렇게 만들어 뒀습니다.”그러면 대부분 약간은 못 믿는 듯한 뉘앙스로 “내가 미국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는데, 기업을 그렇게
요즘 주변 사람들에게 인도에 대해서 물어보면 대부분 반응이 비슷하다. 뜬금없이 왜 인도 이야기를 꺼내느냐는 식이다. 나 역시 인도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나 관계된 업무 경험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인도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순전히 내가 관여하고 있는 외국 관광 기관이나 회사들 때문이다. 외국 관광청 업무를 하다 보면 여러 가지를 경험하게 되는데 그 중 하나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해외 시장을 바라보는 시각을 배울 수 있다는 것이다. 가령 특정 해외 시장의 잠재성을 분석하고 평가하는 기준은 무엇인지, 어떤 전략을 세우고 활동을 펼쳐가고
딸은 보통 아빠를 닮는다던데, 우리 큰 딸 예은이는 늘씬한 몸매 빼고는 다 나를 닮았다. 생김새나 음식 취향을 비롯해 영어, 국어, 미술 좋아하는 것과 수학, 피아노 못 하는 것, 끈기 없고 지루한 거 싫어하고 욕심 많은 것, 남자보는 눈까지 비슷하다. “너도 나중에 너같은 딸 낳아봐”라며 습관처럼 되풀이 하시던 엄마의 저주(?)가 하늘에 제대로 닿았는지 울 딸은 자타공인 박지영의 판박이다. 그러나 내 모습을 거울보듯 자식에게서 보는 것은 꽤 불편한 일이다. 그래서 이 녀석이 닮지 말아야 할 부분과 닮아도 괜찮은 부분을 정확히 갈라
여행사 관련 안전사고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2014년 2월 19일 여행경보 2단계인 여행자제 지역 필리핀 앙헬레스에서 한국인 관광객이 괴한의 총격에 숨졌다. 2월 16일에는 여행제한지역(3단계)인 이집트 시나이 반도에서 성지순례에 나선 교인들이 탄 버스가 폭탄 테러를 당해 4명이 목숨을 잃었다. 문제는 일부 여행사들이 여행제한·자제 지역을 제대로 알리지 않으며 위험성을 알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2단계인 지역은 신변 안전의 위험이 있고 어쩔 수 없는 여행이 아닌 한 가지 않을 것을 권고하며 3단계 경보가 내려진 지
다녀본 외국 가운데 어디가 가장 좋으냐는 질문을 가끔 받는다. 대답하기 난감하다. 어느 곳이 아름다운지는 내게 그리 중요하지 않다. 어떤 사람과 무슨 일이 있었는가에 따라 각별한 장소, 잊히지 않는 곳으로 기억되기 때문이다.마드리드에서 전철을 타고 기차 환승역까지 가던 중이었다. 혹시라도 내려야 할 역을 지나칠까봐, 여행 가방을 몸에 딱 세워 붙이고 지하철 노선도만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을 때였다. 갑자기 혀를 돌돌 굴리는 스페인어가 귓가에 크게 들렸다. 깎아놓은 밤톨처럼 잘생긴 청년이 내게 말을 건네는 거였다. 헌데, 무슨 말인지
우리 삶에서는 행복과 불행의 요인이라고 생각되는 일들이 끊임없이 반복해 일어난다. 결혼이나 자식의 출생과 같이 축복받는 일들은 평생 동안 잊을 수 없는 삶의 가치에 더해 희열을 가져다준다. 반면 자의든 타의든 상관없이 발생하는 사고 또는 사건은 경제적 부담에 더해 육체적 고통, 정신적 고뇌 등 삶의 많은 부분에 치명적인 오점과 평생 씻지 못할 멍에를 남기기도 한다. 마찬가지로 어떤 상황이 벌어졌을 때 똑같은 현상을 마주하면서 사람에 따라 각자의 판단이 다를 수 있다. 예를 들자면 어떤 일어난 일에 대하여 나는 ‘불행’의 리스트에 올
사람의 감정을 표현하는 영어단어는 약 2,600종 이라고 한다. 그러나 한국어는 고작 434종에 불과하다. 그 중에서도 좋은 감정을 표현하는 단어는 28%, 불쾌감에 대한 단어가 무려 72%를 차지한다고 한다(인간의 모든 감정, 최현석, 2011). 한국에서 등장(?)해 국제적으로 유명해진 병이 하나있는데, 바로 ‘화병’이다. 이런 병명을 가지고 있는 나라는 한국뿐이다. 영어로도 화병(Hwa-Byeong)이라고 부른다. 불쾌감을 표현하는 단어가 감정어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화병으로 속이 부글부글한데, 연민, 동정, 황홀경, 환희
우리나라 여행사들의 신문광고에 난 여행상품을 보면 천편일률적이다. 워낙 여행사들이 많다보니 더 이상 개성 있는 상품을 개발하기가 어렵다. 새로운 여행상품을 개발하면 다른 여행사들이 금방 모방해 출시한다. 여행사별로 차별화된 상품을 공급하거나 특별한 경쟁우위를 달성하기가 너무 어려운 것이다.이렇게 경쟁기업 간의 차별화나 경쟁우위의 요소가 미미한 경우, 이들의 경쟁은 결국 모든 기업을 실패로 몰아가기 마련이다. 어떤 기업도 다른 기업들과 뚜렷하고 지속적인 경쟁력이나 경쟁우위를 얻지 못하면 결과적으로 모든 기업들이 막다른 골목 교착상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