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9월23일 토마스 쿡(Thomas Cook)이 178년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1841년 영국에서 설립된 세계 최초의 여행사이자 보유하고 있는 항공기만 100대 이상이고, 190여개의 호텔을 운영하는 세계적인 여행사의 파산 소식은 해외뿐만 아니라 국내까지 술렁이게 만들었다. 이날 한 기업의 파산으로 전 세계 15만명의 여행객 발이 묶였다. 지난해 토마스 쿡의 매출액은 10억 파운드(한화 약 1조5,000억원)를 돌파했지만 부채는 12억 파운드에 달했다. 브렉시트 이후 파운드화 가치가 20% 이상 급락하면서 많은 부채로 곪
‘공짜’는 매혹적이다. 편의점에서 음료 한 잔을 사려다 2+1이라는 말에 어느새 3개를 집는 경우도 수두룩하다. 첫 장거리 여행을 떠날 때 제주도 왕복 항공권만큼의 마일리지가 쌓인다는 이유로 국적 FSC의 항공권을 구매했던 것도 마찬가지다.올해 1월1일부터 항공사 마일리지가 소멸되기 시작했다. 항공사 입장에서는 일종의 부채인 마일리지가 사라지기 시작하며 부담을 덜게 됐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혜택을 줬다 빼앗는 느낌에 다소 억울(?)하기도 하다.항공사들은 마일리지 소멸을 앞두고 꾸준히 사용처를 확대해왔다. 항공권, 좌석 업그레이드,
일본 여행 보이콧이 길어질 전망이다. 갈등은 해소되지 않았고, 계속 자극만 오가는 중이다. 그 사이에 일본행 항공편은 줄줄이 떨어져 나갔고 더 앞서 소비도 급감했다. 업계에서는 당분간 이 분위기를 해소하긴 힘들 것으로 보고 다시 시장이 좋아졌을 때를 대비해 준비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 관계자는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라며 “장벽이 높아 진입하기 어려웠던 곳이라면 오히려 이런 때 사업 기반을 마련하기 좋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맞는 말이다. 버티는 것도 중요하고 투자도 중요한 시기다. 그런데 업계 내에서는 애써 무시
저녁에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한 8월 중순부터 여행업계 곳곳에서 퇴사 소식이 들려왔다. 흥미로운 점은 여행업계뿐만 아니라 다른 업계에서도 20대 중반~30대 초반 직원들의 퇴사 러시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을지로, 시청 일대만 해도 삼삼오오 모여 퇴사 이야기를 나누는 직장인들을 쉬이 볼 수 있었다. 무엇이 그들을 떠나게 만들었을까. 여행업계에 한정시킨다면, 패키지여행 시장의 침체에 따른 결과일까? 지난달에 발표된 2019년 반기보고서를 보면 주요 여행사들의 수익 악화 폭이 대단했다. 패키지여행이 주 사업이 아닌 레드캡투어를 제
나름 강경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일본 정부와 달리 일본 여행업계의 분위기는 초조하다. 초조할 법 하다. 취소 행렬이 한차례 시장을 훑고 지나갔고, 신규 예약은 폭락했다. ‘예약이 없어 취소가 들어올 것이 없다’는 상황이니 무얼 더 말하랴. 일본 각지의 관광부처, 유관 업체 등이 한국 여행사를 만나기 위해 안달이다. 그들이 주장하는 핵심은 ‘정치 교류와 민간 교류는 분리돼야 한다’는 것이다. ‘일본 사람들은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한국 사람들을 계속 환대할 예정이고 최선을 다해 서비스 하겠다’라는 말도 덧붙인다. 그럴듯한 말이지만, 그
여행의 변수는 시간이다. 일상을 떠나 꿈같은 휴양을 즐기고 있노라면, 돈을 주고서라도 시간을 사고 싶은 심정이 울컥 올라온다. 그러나 때로는 돈을 주고서라도 사고 싶던 시간은 어느새 사라지고, 원치 않는 종이 한 장으로 돌아오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지난 달 캄보디아 출장을 갔을 때였다. 항공기 지연으로 인해 경유지에서 기존 대기시간보다 무려 4시간이 늘어난 6시간을 기다려야만 했다. 돌아온 건 공항 내 음식점 바우처 한 장. 결국 일행들과 함께 사비로 라운지를 이용하며 항공편을 기다렸다. 캄보디아를 가는데 12시간이라니, 일행
나는 “원래 그래”라는 말을 싫어한다. 대개 ‘원래 그런 것’은 당신이 절대 바꿀 수 없는 것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간결하게 정리된 한 마디에 위압감마저 감돈다. 최근 주한외국관광청의 한국사무소 재입찰 소식이 한창이다. 현재 입찰 과정에 있는 관광청만 5~6곳으로 여럿이다. 일단 관광청 입찰 공고가 뜨면 국내 마케팅 에이전시들의 경쟁과 눈치싸움이 치열하다. 어느 업체가 입찰에 참여하는지, 예산 규모는 어느 정도인지 등 해볼 만한 싸움인지 아닌지 수소문하느라 바쁘다. 그중에서 섬들은 유독 소란스럽다. 최근 5년 내 한 번쯤은 계약
여행 정보가 흘러넘치는 시대다. 관광청 직원들이 웹사이트에 정보성 콘텐츠를 채워 넣으면서 ‘각종 SNS가 있는데 이걸 누가 볼까요’라며 종종 물어온다. 그럴 때마다 조회수도 중요하지만 해당 정보를 남기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답한다. 그들이 남기는 정보가 일반 여행자들의 것보다 더 유용한 자료라는 점은 확실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관광청의 정보는 일반 여행자들로부터 재가공 돼 온·오프라인 곳곳에 뿌려진다.마찬가지로 여행사도 상품 홍보를 위해 각종 콘텐츠를 제작한다. 최근에는 영상에 힘을 많이 쏟고 있는데, 인플루언서를 활용해 조회
일본의 무역보복과 일본 보이콧 등으로 사회 전반이 어수선하다. 여행업계도 직격탄을 피할 수 없었다. 일본여행 예약취소는 물론 신규 예약 급감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때의 악몽이 떠오른다는 반응도 많다. 인바운드 부문이라고 다를 것은 없다. 지금 한창 들어와야 할 가을철 인센티브나 여행견적 문의가 뚝 끊겼다. 한숨만 커졌다.각종 한일 교류행사들도 위태롭다. 여행업계에서는 8월말 인천에서 개최될 예정인 ‘한중일 관광장관회의’를 두고 걱정이 크다. 3국간 관광교류 활성화를 위해 3국이 번갈아가면서 개최하는 관광
여행업계 전문용어인 ‘팸투어’는 영어로 ‘Familiarization Tour’의 줄임말이다. 관광청이나 항공사, 호텔 등에서 여행지와 상품 등을 홍보하고 판매를 활성화하기 위해 여행을 판매하는 관계자들을 초청해 직접 시설을 둘러보고 경험하는 시간을 마련하는 자리로 해석한다. 홍보와 판매 활성화를 목적으로 하는 만큼 미디어나 인플루언서를 대상으로 한 팸투어도 각국에서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최근 SNS에서 팔로우를 하고 있는 타이완의 한 여행기자가 부산으로 팸투어를 다녀갔다고 했다. 며칠 동안 그녀가 올린 게시물을 보아하니, 그녀
여행이 업이니 여행이 일상이다. 고향집보다 인천공항을 더 자주 가는 것 같지만 마냥 즐겁지만은 않다. 출장이 대부분 주말을 끼고 있다 보니, 가끔 피로가 누적될 때는 여행의 설렘보다 다음 날 출근에 대한 체력적인 걱정이 앞서기도 한다. 워라밸 열풍은 시간이 지나도 수그러들 줄 모르는데, 여행업계는 아직 제자리걸음이다. 얼마 전 출장을 갔을 때였다. 현지 공항에서 일행들과 나란히 앉아 이야기를 나눴다. 공교롭게도 그 날은 바로 일요일. 화두는 ‘내일의 출근 시간’이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2시까지 답변은 다양했다. 인천에 새벽 6시
출장 갈 때마다 ‘카메라 바디는 몇 개, 렌즈는 어떻게 가져갈까. 삼각대는?’이라는 고민이 든다. 최소한으로 가져가고 싶지만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다보면 어깨에 짊어지는 가방의 무게는 위탁수하물보다 부담스러워진다. 그러나 지난 출장에서 가방 무게만큼의 큰 허탈감도 느꼈다. 최신 스마트폰의 카메라 기능과 그 결과물이 웬만한 카메라보다 훨씬 나았기 때문이다. 이제 조금만 신경 쓴다면 누구나 똥손이라는 오명은 쉽게 벗어날 수 있다. 이런 환경임에도 여행사 상품 페이지의 사진들은 간혹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첫 화면은 클릭을 유도하는 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