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여행의 특징 중 하나는 과거에 현재의 색을 입힌 여행지들이 많다는 것이다. 자갈치 시장, 흰여울문화마을, 감천문화마을, 이초량 이바구길 등이 대표적이다. 옛 모습 원형을 지키면서 도시 재생의 일환으로 벽화를 그리거나 시설 확충을 계속하고 있다. 그럼에도 본래의 가치와 정신을 유지하는 게 중요 포인트다. 흰여울문화마을은 과 촬영지로 활약하는 등 유독 영화와 관련이 깊다. 몇 개의 계단을 내려가 만나는 좁다란 골목들이 옛 감성을 불러일으킨다. 메인 길목을 따라 걷다 보면 에서 최순애(김영애 역)와
키덜트(Kidult)는 어린이(Kid)와 성인(Adult)의 합성어로 아이들 같은 감성과 취향을 지닌 ‘어른이(어른+아이)’를 지칭한다. 어린 시절 가지고 놀던 장난감, 만화, 과자 등에 향수를 느끼는 이가 늘어나고 있는 것. 숱한 ‘어른이’들의 마음에 불을 지필, 서울 키덜트 소품숍 9곳을 가 다녀왔다.●토이스토리 덕후를 위한 건대 토이쩔어스남녀노소 누구나 사랑에 빠질 수밖에 없는 디즈니와 픽사 애니메이션 속 주인공을 이곳에서 모두 만나 볼 수 있다. 특히 픽사 최초의 극장용 애니메이션 ‘덕후’라면 토이쩔어
한 번의 여행으론 아쉬움이 남는 여행지가 부산이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조화를 이룬 곳들이 수두룩하니까.계속해서 새로워지는 이 도시의 다음 모습도 궁금하다.하늘에서 한 번, 땅에서 한 번부산은 도시와 자연 모두를 경험할 수 있는 흔하지 않은 곳이다. 덕분에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꼭 가고 싶은 희망 여행지’로 세 손가락에 꼽히는 도시다. 테마도 다양하다. 미식, 자연, 역사, 액티비티 등 우리가 여행을 통해 즐기고 싶은 대부분이 이곳에서 가능하다. 게다가 자갈치 시장, 남포동 등 오래된 공간과 해운대 센텀시티, 럭셔리 호텔 등의
●우리나라 최고 목조건물 앞에서봉정사차로도 올라갈 수 있지만 오르는 길이 좋으니 산책 겸 걷는 것도 좋다는 매표소 아저씨의 조언을 따르기를 잘했지 싶다. 제법 가파른 비탈길이지만 쭉쭉 뻗은 소나무들이 호젓하게 감싸주니 전혀 힘겹지 않다. 그렇게 솔숲 산책길을 걸어 오르기를 10여분, 속세와의 경계인 듯 일주문이 반기고 얼마 지나지 않아 봉정사가 고색창연한 자태로 나타난다. 1999년 4월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이 방문했고 2018년에는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봉정사. 압권은 우리나라 최고 목조
지금까지의 공원이 경관과 테마 중심이었다면, 앞으로 공원은 자연과 인간이 함께하는 공존의 자리다. 익산이 그리는 미래의 공원이다. ●미륵산 아래서 미래의 눈으로 이제는 터로만 남은 익산 미륵사지가 기대고 있는 산의 이름은 미륵산이다. 높은 산이 귀한 익산에서 미륵산은 가장 높은 산이고, 그 정상에서 내려다보면 한반도 지형을 닮은 아담한 저수지가 보인다. 금마면에 위치한 금마저수지다. 미륵산(430m)과 용화산(342m)에서 흘러내린 물은 이 저수지에 고였다가 평원으로 퍼져 나가 곡식을 키운 후 다시 만경강에 합수해 서해로 흘러간다.
이것은 허리가 뻐근한 이야기다. 끊어지고 토막 난 백두대간을 복원하는 과정에는 분단의 현실과 훼손된 생태의 현실이 모두 소환된다.●마을로 내려온 백두대간 남원은 지리산의 서북쪽에 있다. 전라북도가 나눠 가진 지리산의 지분을 남원이 책임지고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남원의 생태관광은 지리산을 중심으로, 넓게는 백두대간이라는 큰 무대까지 바라본다. 남원 주천면 노치마을은 유일하게 백두대간이 마을을 통과하는 곳이다. 일제가 백두대간의 정기를 끊기 위해 커다란 목돌 6개를 땅에 박았다는 이야기가 그 증거다. 목돌을 박은 이후 마을 사람들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을 따라 안동을 여행하니, 예스러움과 고즈넉함이 참 마음에 들었다.●퇴계처럼 기품 있고 간결하니도산서원조선시대 대표적인 유학자이자 선비인 퇴계 이황(1501~1570) 선생은 안동에서 태어났다. 발걸음은 자연스레 도산서원으로 향한다. 조선 선조 7년(1574년)에 건립된 서원으로, 퇴계 이황의 위패를 모시고 후손과 제자들이 제를 올리고 후학을 양성하던 곳이다. 지금도 퇴계 선생의 정신과 가르침을 찾는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다. 간결하고 검소했던 퇴계 선생의 성품을 본뜬 듯 소박하지만 올곧은 기품이 도산서원에 가득하
실내 여행지라고 얕봤다면 지금이야말로 겸허해질 때다. 무려 일제강점기 때부터다. 1956년, 제2시장이라고 불리던 지금의 강릉 중앙시장은 이름을 바꾸고 크게 번영하기 시작했다. 이후 수차례의 폭우와 강풍, 화재에도 굴하지 않고 우뚝 서서 강릉의 상권을 이끄는 중심 시장으로 자리매김했다. 강릉 중앙시장에는 고소한 튀김냄새가 마를 날이 없다. 입구부터 빼곡히 늘어선 먹거리와 지글지글 튀김소리에 일단 칼로리 계산은 접어뒀다. 중앙시장의 명물 중 하나인 호떡 아이스크림은 에피타이저로 딱이다. 갓 튀긴 따끈한 호떡에 차가운 바닐라 아이스크림
간밤에 내린 눈이 채 녹지 않았던 날.소록소록 이야기가 흐르는 곳으로 걸음을 뗐다.▶21-22’ 한국관광100선강화 원도심 스토리워크강화 원도심을 걸으며 강화읍에 관한 역사와 이야기를 알 수 있는 도보 코스.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2011~2022 한국관광 100선’에 꼽혔다. 1970년대 초까지 방직산업으로 활황을 이루었던 마을의 모습과 3·1운동 당시 치열했던 싸움의 흔적 등을 찾을 수 있다.거리│2.6km소요시간│약 2시간코스│심도직물터→용흥궁→대한성공회 강화성당→강화 3·1독립만세 기념비→700년 은행나무→이화견직 담장길→
고성에 독수리가 찾아왔다. 그것도 떼로.몽골에 사는 독수리가 23년간 고성을 찾는 구구절절한 사연.저 멀리 보이는 북쪽 끝 산봉우리의 꼭대기, 지역 주민들이 연지산이라고 부르는 산의 정상 위로 검은 점 서너 개가 빙빙 돈다. 시간이 조금 더 지나자 이제는 수십 개의 점이 저마다의 규칙으로 움직인다. 숫자는 점점 많아진다. 이제는 서쪽에서도 한 무리의 검은 물체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독수리다. 이미 벌판에 앉아 있던 또 다른 무리의 독수리 떼는 어느새 바로 앞까지 다가와 시치미를 뚝 떼고 있다. 빵빵한 마대 자루 10여 개가 벌판에
실내 여행지라고 얕봤다면 지금이야말로 겸허해질 때다.가까운 것에 관심 두지 않았던 날들에 대한 반성은 의외로 강릉의 한 책방에서 비롯됐다. 잦은 방문으로 낯설지 않은 강릉이었지만, 고래책방은 초행이었다. KTX 강릉역에서 도보 13분. 복작복작한 도심을 지나 도착한 서점은 어딘가 바다를 닮아있다. 넓은 공간감 때문일까 했는데, 진짜 이유는 따로 있었다. 고래책방에는 한계가 없었다. ‘책방’이라는 상호는 그저 상호일 뿐, 고래책방은 무한한 다른 공간으로 변형이 가능했다. 칸칸이 책들로 빼곡한 가운데, 1층 한쪽 구석에서는 향긋한 커피
도심 속에 우뚝 솟은 빅토리아 피크는 홍콩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산이다.작지만 이름처럼 큰 산, 홍콩 빅토리아 피크는 늘 그 자리에서 따뜻하게 사람을 품어준다.●피크가 거기 있으니까 집안의 분위기는 뷰(View)에 따라 많이 달라진다. 홍콩에 사는 많은 (한국)사람들이 바다 풍경(Sea View)을 선호하지만, 개인적으로 산이 보이는 뷰(Mountain View)를 훨씬 좋아한다. 안방 침대에 누우면 저 멀리 빅토리아 항구와 센트럴의 빌딩숲이 보이지만, 거실 소파에 앉아 밖을 내다보면 완만한 곡선의 빅토리아 피크(Victoria pe
실내 여행지라고 얕봤다면 지금이야말로 겸허해질 때다 언덕 위의 화려한 월드‘강릉 지역 날씨’. 여행 전날, 이 문구는 네모난 검색창 위로 수도 없이 입력됐다. 우산을 챙길까, 부채를 챙길까. 영동북부지방의 연평균 강수량은 1,400mm. 서해안의 비슷한 위도에 위치한 타 지역과 비교하면 많은 편이다. 애매한 강수확률에 한참을 고민하다 결국 결단이 내려졌다. 실내를 공략하자. 무더위와 강추위, 태풍과 폭설에도 끄덕 없는 무적의 여행지, 그 첫 시작은 언덕에서부터였다. 굽이굽이 많이도 올랐다. 택시기사가 멈춰선 언덕에는 거대한 직사각형
▶HOTEL우리가 기억해야할 목화 호텔목화 카페&베이커리 호텔목화는 독산 바위 위에 있다. 1964년 근대양옥여관 관해장으로 운영됐던 이곳은 지난해 겨울 호텔목화라는 이름으로 재탄생했다. 특히 이곳 아래에 있는 한옥은 330여년 전 조선시대 장산 원님의 사랑채였던 곳으로 지금은 찾아보기 어려운 한옥 건축기법 20여 가지가 그대로 남아 있어 더욱 가치를 뽐낸다.관해장은 당시 목포를 방문한 박정희 및 김대중 전 대통령이 묵고 갈 정도로 목포에서 가장 고급 숙소로 꼽혔고, 이후 근대 역사를 다룬 수많은 영화의 촬영지로도 이름을 알렸다.
잘 먹고, 잘 쉬고. 몸을 챙길 때다. 여행이 자유로워지는 날 가장 먼저 달리고 싶은 오키나와 건강 로드.맑고 투명한 물빛, 끝없이 펼쳐진 하늘과 바다. 자연이 이리도 맑으니 오키나와를 터전 삼은 먹거리도 깨끗할 수밖에. 오키나와는 청정 자연을 바탕으로 신선한 해산물과 고기, 채소 등이 풍부하다. 특히 흑당, 소금, 모즈쿠, 시콰사, 아와모리 다섯 가지 특산품은 음식에 녹아들며 감칠맛을 더한다. 몸도 마음도 오롯이 치유하기 위해 오키나와 특산품과 산지를 함께 들여다봤다. ●salt 바다가 선물한 생명소금오키나와 소금은 산지에 따라
아무런 예고도 없이 세상이 멈췄지만, 다시 세상은 조금씩 힘을 내며 흘러가고 있다. 지금 여기 홍콩은 조금 덜 붐비고 차분하지만, 차츰 예전의 활기와 일상이 돌아오고 있다. 나는 홍콩 미드레벨에서 살고 있는 8년차 ‘미드레벨러’다. 운동화를 신고 신발끈을 꽉 조이며 하루를 시작한다.▶미드레벨과 사랑에 빠지기까지 오래전 이야기부터 시작해야겠다. 홍콩으로 이사를 결정하고, 현지 부동산 직원에게 연락을 했다. 그녀의 이름은 ‘메이(아직도 이름을 기억하고 있다니 신기하지만)’였다. 그녀는 내가 살 만한 집들의 추천 리스트를 메일로 보내 줬
Activity ▶ 색다른 각도로 바라본 목포●해상 케이블카 & 스카이워크단조롭던 목포에 굵직한 시설이 하나둘 생겼다. 낭만항구 목포로 변신하기 위함이다. 우선 지난해 오픈한 항구도시의 매력을 살려 국내 최장 길이의 3.23km 해상 케이블카가 북항 승강장에서 시작해 유달산, 고하도 승강장까지 이어진다. 왕복 탑승시간만 약 40분. 맑은 날에는 청량한 풍경을, 안개라도 낀 날에는 몽환적인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어둑어둑 해가 질 무렵의 풍경도 인기. 올해 7월에는 유달유원지 앞바다에 스카이워크가 개장했다. 투명한 유리바닥으로 제작
만물의 관성은 시간 앞에서 무기력해진다. 변하지 않을 것만 같았던 목포가 달라졌다. ●목포는 낭만항구다 내가 아는 어떤 사람은 목포에 마음이 쓰인다고 했다. 연고지도 아닌 목포에 말 못할 사연이라도 묻어둔 걸까? 아니다. 그저 목포를 애정하는 한 사람으로서 갖게 된 애타는 마음이다. 목포는 1897년 우리나라에서 네 번째로 개항한 항구도시다. 자주적으로 개항한 항구도시이자 지리적, 군사적 요충지로 역사적 의미가 깊은 4대 항구도시 중 하나임에도 목포의 인구는 약 22만명. 부산(340만명)이나 인천(294만명) 등 다른 항구도시에
구석구석 전주의 마을은 다양한 옷을 입고 있다. 오목대 육교를 건너면 아기자기하고 알록달록한 자만벽화마을이 펼쳐진다. 십여 년 전 친환경 생활공간 조성 사업을 통해 아름다운 벽화마을로 탄생하게 됐다고. 애니메이션, 팝 아티스트들이 화려하게 벽을 수놓은 골목으로 들어서다 슬램덩크 강백호의 강렬한 눈빛을 마주했다. 마지막까지 희망을 버려서는 안 된다는 만화 대사가 불쑥 떠올랐다. 마을 정상에 오르면 한옥마을 전경이 훤히 내려다보인다. 전주천을 건너 서학동 예술마을로 향했다. 십 년 전 음악을 하고 글을 쓰는 부부가 터를 잡았다. 그 후
여행을 떠나기 전, 설레게 하는 것은목포의 음식과 제주의 경관이었다.여행을 다녀온 후, 기억에 남는 것은목포와 제주를 오가는 바다 위의 여정이었다.●과정이 즐거운 여행2020년 9월29일, 우리나라 기술로 건조한 국내 최대 크기(길이 170m, 너비 26m, 높이 20m)의 유럽형 로펙스 페리 ‘퀸 제누비아’가 첫 출항에 나섰다. 최대 1,284명 승객과 420여 대의 차량이 탑승할 수 있는 퀸 제누비아에는 없는 것 빼고 다 있다.5성급 호텔과 견줄 만한 VIP룸을 비롯해 총 9가지의 객실이 마련되어 있다. 선셋 테라스에서 아름다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