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 여행지라고 얕봤다면 지금이야말로 겸허해질 때다.가까운 것에 관심 두지 않았던 날들에 대한 반성은 의외로 강릉의 한 책방에서 비롯됐다. 잦은 방문으로 낯설지 않은 강릉이었지만, 고래책방은 초행이었다. KTX 강릉역에서 도보 13분. 복작복작한 도심을 지나 도착한 서점은 어딘가 바다를 닮아있다. 넓은 공간감 때문일까 했는데, 진짜 이유는 따로 있었다. 고래책방에는 한계가 없었다. ‘책방’이라는 상호는 그저 상호일 뿐, 고래책방은 무한한 다른 공간으로 변형이 가능했다. 칸칸이 책들로 빼곡한 가운데, 1층 한쪽 구석에서는 향긋한 커피
실내 여행지라고 얕봤다면 지금이야말로 겸허해질 때다 언덕 위의 화려한 월드‘강릉 지역 날씨’. 여행 전날, 이 문구는 네모난 검색창 위로 수도 없이 입력됐다. 우산을 챙길까, 부채를 챙길까. 영동북부지방의 연평균 강수량은 1,400mm. 서해안의 비슷한 위도에 위치한 타 지역과 비교하면 많은 편이다. 애매한 강수확률에 한참을 고민하다 결국 결단이 내려졌다. 실내를 공략하자. 무더위와 강추위, 태풍과 폭설에도 끄덕 없는 무적의 여행지, 그 첫 시작은 언덕에서부터였다. 굽이굽이 많이도 올랐다. 택시기사가 멈춰선 언덕에는 거대한 직사각형
말하자면 ‘예술 알레르기’가 좀 있었다. 예술에는 문외한이라는 이유로 병적으로 미술관을 멀리했다. 여행 일정에서도 갤러리와 박물관은 제외시켰다. 프랑스 파리에 처음 갔을 때에도 그 유명하다는 각종 미술관들은 전부 피해 다녔으니, 병세가 꽤 심각했다. 무자비하고, 편협한 결단이었다. 이런 나에게 처방전을 내려준 건 일본의 한 미술관이었다. 여행 중 우연히 들린 그곳에서 예술이 모두에게 열려있다는 사실을 몸소 체험하게 됐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누구나 자유롭게 들어오고 나갈 수 있는 곳. 미술의 ‘미’자도 모를지라도 충분히 웃고 즐길
가슴 깊이 박혀있는 여행의 순간들을 떠올려본다. 여행지는 제각기 다양해도, 배경은 대체로 도심보다 자연이다. 유명 맛집에서 대기표를 받고 1시간 넘게 줄을 선 기억은 흐릿해도, 안개가 자욱한 산 속에서 가쁜 호흡으로 자전거를 탔던 기억은 또렷하다. 일상에서도 종종 그렇다. 복잡한 네온사인 간판보단 해질녘의 은은한 석양빛에, 쇼핑몰의 화이트 대리석 벽 대신 새하얗다 못해 푸른 설원에 마음이 이끌린다. 낑깡밭까지 일구진 못하더라도 아파트 담벼락보다는 바다를 볼 수 있는 창문이 좋을 때가 있다.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인간은 다
처음엔 부끄러운 마음이 컸다. 여행을 할 때마다 여행지의 역사도 모르고 방문하니 예의가 아닌 것 같았다. 그때부터였다. 출발 전 의도적으로 역사를 검색하기 시작했다. 모름지기 역사 정도는 알고 가줘야지, 라는 느낌의 알량한 허영심도 한 스푼 있었다. 그런데 그 얄팍한 계기 덕에 ‘역사 검색’은 어느덧 습관으로 굳어졌다. 이제 역사와 전통에 대한 아무런 배경지식 없이 여행을 가면, 텅 빈 껍데기 위에 덩그러니 서있는 기분이다. 외롭고, 휑하다. 나에게 역사 없는 여행은 반토막짜리 여행이 돼버렸다.어렵게 생각할 것도 없다. 전통은, 말
말하자면 ‘예술 알레르기’가 좀 있었다. 미술에는 문외한이라는 이유로 무턱대고 미술관을 멀리했다. 여행 일정에서도 갤러리와 박물관은 제외시켰다. 꽤 무자비하고, 약간은 무식한 결단이었다. 이런 나에게 처방전을 내려준 건 일본의 한 마을이었다. 여행 중 우연히 들른 그 마을에서 예술이 일상과 동떨어진 게 아니라는 사실을 몸소 체험하게 됐다. 그곳에선 어디서든지 쉽게 작품을 마주할 수 있었다. 길거리, 신호등, 우체통 옆, 심지어는 공중화장실 앞에도 조각품이 설치돼 있었다. 그곳을 여행하면서 미술관과 일상공간의 딱딱한 경계는 허물어졌다
잊지 못할 여행의 순간들을 떠올려본다. 여행지는 제각기 다양해도, 배경은 대체로 도심보다 자연이다. 유명 맛집에서 대기표를 받고 1시간 넘게 줄을 섰을 때보다, 안개가 자욱한 깊은 산 속에서흙내음 맡으며 가쁜 호흡으로 자전거를 탔던 기억이 더 진하다. 일상에서도 종종 그렇다. 복잡한 네온사인 간판보단 해질녘의 은은한 석양빛에, 화이트 대리석으로 장식된 쇼핑몰 대신 새하얗다 못해 푸른 설원에 마음이 이끌린다. 낑깡밭까지 일구진 못하더라도 아파트 담벼락보다는 바다를 볼 수 있는 창문이 좋을 때가 있다.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처음엔 죄책감 때문이었다. 여행을 할 때마다 출발 전 여행지의 역사를 의도적으로 검색해보기 시작했다. 왠지 역사도 모르고 그곳을 방문하면 예의가 아닌 것 같달까. 모름지기 역사 정도는 알고 가줘야지, 라는 느낌의 알량한 허영심도 한 스푼 있었다. 그런데 그 얄팍한 계기 덕에 ‘역사 검색’은 어느덧 습관으로 굳어졌다. 이제 역사와 전통에 대한 아무런 배경지식 없이 여행을 가면, 텅 빈 껍데기 위에 덩그러니 서있는 기분이다. 외롭고, 휑하다. 나에게 역사 없는 여행은 반토막짜리 여행이 돼버렸다.어렵게 생각할 것도 없다. 전통은, 말하자
지난 12월1일 방탄소년단(BTS)이 한국어 가사의 신곡으로 미국 빌보드 싱글차트 1위에 올랐다. 지난 9월 영어곡으로 1위를 한 이후 또 한 번의 성과다. 비영어곡임에도 좋은 성과를 거둔 것에 대해 일각에서는 “BTS가 어떤 노래를 발매하든 열광해줄 코어 팬덤이 이미 미국 본토에도 형성돼있다는 방증”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결론부터 당겨 말하면, 팬덤의 힘이 막강한 시대란 얘기다. 소위 ‘아묻따’ 고객이라고 한다. 아무것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특정 회사나 브랜드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는 충성고객을 말한다. 아묻따 고객들이
코로나19 확산으로 12월9일 열릴 예정이었던 ‘2020서울관광포럼’이 연기됐다.서울시관광협회(STA)는 코로나19 확산과 이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에 맞춰 당초 12월9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온라인 생중계 형태로 진행할 예정이었던 2020서울관광포럼을 연기한다고 밝혔다. 서울시와 서울관광재단, 서울시관광협회 공동으로 마련한 이번 포럼은 코로나19로 침체된 관광산업의 생존과 서울관광 재건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기획됐었다. 서울시관광협회는 코로나19가 진정되면 내년초에라도 다시 논의의 장을 잡는다는 계획이다. 곽서희 기자
홍콩-싱가포르의 항공 트래블 버블(ATB)이 2021년으로 연기됐다. 관광업 회복을 기대했던 양국 여행업계와 국민들의 아쉬움은 커져가고 있다. 홍콩과 싱가포르는 당초 11월22일부터 상대국 도착 후 14일 자가격리를 면제하는 트래블 버블을 시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최근 홍콩 내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지자 양국 정부는 시행일을 2주 미뤘고, 결국 내년으로 연기했다는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싱가포르 민간항공청(CAAS)은 12월1일 언론 성명을 통해 “홍콩의 코로나19 상황을 주시한 결과 현재 감염경로가 불확실한 사례가 증가하고 있
SNS상 가장 인기 많은 국내 숙소를 알아보고 싶다면 트립스토어를 주목하자. 해외 패키지여행 가격비교 플랫폼 트립스토어가 국내여행으로 서비스를 확장하면서 최근 ‘인기 숙소 TOP 10’을 오픈했다. 인스타그램 해시태그를 기반으로 최근 가장 많이 검색된 숙소 정보를 제공해 이용자들이 검증된 숙소를 한눈에 살펴보고 예약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것이 특징이다. 인기 순위는 제주·서울·부산 등 국내 주요 여행지별로 매주 업데이트 된다. 트립스토어가 11월29일 업데이트한 인스타그램 주간차트 랭킹에 따르면, 12월3일 현재까지 TOP10 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