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백컨대 금강산을 미약한 글재주로 표현해낼 재간이 없다. 그래도 금강산을 굳이 말해 보라면 옛 선인들의 표현을 빌어 그 감동에 조심스레 동참하는 수밖에. ‘한 걸음 두 걸음 세 걸음, 걸음마다 서서 정신 잃고 바라보았다’던 김삿갓의 시심을 조금은 이해할 듯하다. 2박3일 동안 이 겨울의 금강산은 겨울바람처럼 깊이, 그렇게도 수려하고 아프게 방문객의 가슴을 파고들었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글·사진=Travie writer 이세미 취재협조=(주)일연인베스트먼트 www.ekumgan
" -융부라캉 티베트 최초의 궁전티베트에서 가장 오래된 궁전인 ‘융부라캉’은 절벽 위에 고고한 자태를 뽐내며 서 있다. 융부라캉에 올라서 본다. 궁의 한 켠은 티베트 농경문화의 발상지와 접하고 있다. 티베트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경작지다. 봄이면 노란 유채꽃이 농경지를 가득 메운다. 농경지 반대편으로는 소원을 가득 담은 룽다가 바람에 펄럭인다. 융부라캉이 얼마나 신성한 곳인지 굳이 궁 내부로 들어가지 않아도 알 수 있다. 티베트 최초의 사원이라는 것 이외에 융부라캉이 세워진 정확한 연도는 알 수 없다. 티베트 최초의 왕인 냐트리
" 고작 10분. 남측 출입사무소에서 수속을 마치고 버스에 오르면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측 출입사무소까지 10분이면 충분하다. 커피 한 잔 마시며 수다 떨기에도 부족한 시간. 하지만 그 짧은 10분에는 분단 반세기의 무게가 잔인하게 실려 있다. 이렇게 지척에 두고 그 긴긴 시간 ‘가고 싶어도 갈 수 없고,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는’ 완벽한 단절을 계속해 온 우리네 현실이 신기할 뿐이다. 10분간의 짧은 여행이 끝나면 버스는 타임머신을 타듯 전혀 다른 풍경, 다른 공기의 세상에 도착한다. 남측 군인들이 지키는 최전방 초소를 지나면 군사
" -포탈라궁 티베트 정치와 종교의 상징 포탈라는 관세음보살이 사는 보타산이다. 포탈라를 건설한 송첸 감포 왕과 달라이 라마는 관세음보살의 화신인 셈. 포탈라가 건설된 5대 달라이 라마 때부터 현재의 14대 달라이 라마까지 포탈라는 티베트의 정치와 종교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종교가 생활인 티베트 사람들에게 포탈라의 존재감은 말할 필요도 없다. 포탈라 궁 안에는 티베트 정부청사가 위치했던 것은 물론 법전과 불당, 종교 교육기관, 역대 달라이 라마의 영탑까지 자리해 하나의 거대한 세상이 구축되어 있다. 18세기, 8대 달라이 라마 때부
" 티베트를 그리며 라싸 땅을 밟은 여행자라면 잠깐의 혼돈을 피할 수 없다. 중국어 일색인 간판과 자동차가 점령해 버린 도로. 중국의 한 도시를 연상케 하는 이곳이 과연 티베트인가? 하고. 맞다. 티베트는 이미 중국의 자치구 중 하나일 뿐이다. 티베트인들의 정신적 지주인 달라이 라마도 떠나 버린 중국 땅의 일부가 티베트인 것이다. 하지만 처음의 혼돈은 라싸에 머무는 동안 금방 사라지게 된다. 남의 땅, 내 땅을 생각지 않고 머리를 조아리며 오체투지를 하는 티베트인들 덕분이다. 그들의 얼굴에는 생활이, 종교가, 생활이 된 종교가 있을
" 휴가 고수들이 편애하는 선샤인 코스트에서 페리로 약 1시간30분. 배에서 내린 사륜 구동차는 드넓은 백사장을 거칠게 질주한다. 100만년이란 세월 동안 바람이 실어 올린 모래섬 ‘프레이저 아일랜드(Fraser Island)’는 자연의 경이로움을 새삼 환기시킨다. 무에서 유를 창출한 놀라운 생명력 앞에 감탄이 밀려올 틈도 없이, 모래 깊숙이 뿌리내린 열대우림을 거닐자면 며칠이고 세상을 등지게 된다. 천혜의 자연을 품은 퀸즐랜드에서도 프레이저 아일랜드가 각광받는 이유는, 보다 날것의 밀림을 엿보고 싶은 모든 도시인들의 바람 탓일 테
" ‘색다른’ 뉴칼레도니아 발견! 뉴칼레도니아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색으로 막연히 ‘파랑’만을 떠올리던 편견이 깨어진 것은 본섬 그랑떼르의 남부투어를 마치고 나서부터이다. 차에서 내리면서부터 보이는 땅의 색깔은 확연히 눈에 들어올 만큼 선명한 빨강이다. 뉴칼레도니아는 캐나다, 러시아에 이은 세계 3대 니켈 생산국 중 하나. 뉴칼레도니아의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일등공신’인 니켈을 추출하는 공장은, 그러나 정부의 정책에 따라 최대한 자연에 미치는 영향이 적도록 친환경으로 운영된다고. 남부 투어를 하려면 다소 지루하게 느껴질 법한 긴 이동
" ""영어로는 뉴칼레도니아(New Caledonia), 프랑스어로는 누벨 칼레도니(Nouvelle Caledonie)라고 명기하며 정식 국가명은 공식 언어표기를 좇아 ‘누벨 칼레도니’로 지칭한다. 기사에서는 대중적 인지도를 감안해 ‘뉴칼레도니아’로 표기했다. ‘천국에서 가장 가까운 섬’ ‘남태평양의 작은 유럽’….뉴칼레도니아를 지칭하는 여러가지 표현들은 지극히 매혹적이다. 크게는 본섬 그랑떼르, 로열티 군도 그리고 일데팡 등의 섬들로 구성된 뉴칼레도니아.그중에서 국제공항이 위치한 ‘관문’, 수도 누메아에서 뉴칼레도니아 여행은 시작
" 진정한 아프리카 여행의 시작은 사파리에서부터다. 케냐 도심을 조금만 벗어나면 야생동물들이 살아 숨쉬는 초원에 닿을 수 있다. 그러나 자동차를 타고 동물을 찾아다니는 사파리 게임 드라이브를 제대로 즐기려면 마사이마라 국립공원만한 곳이 없다. 마사이마라는 사자, 코끼리, 표범, 버팔로, 코뿔소 등 아프리카의 상징 ‘빅 5’를 비롯해 수많은 야생동물들이 살아 숨쉬는 ‘동물의 왕국’이다. 아프리카 글·사진=방금숙 기자 gsbang@traveltimes.co.kr 사진제공=코오롱세계일주 최지원 팀장 취재협조=남아프리카항공 www.flys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 나오자 눈의 나라였다. 밤의 밑바닥이 하얘졌다….’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소설 의 첫 대목처럼 목이 빠지게 기다려 온 설국의 문이 열리기 시작했다. 보더와 스키어에게는 그 어느 때보다도 설레는 이 겨울, 색다른 이국의 설원에서 한층 짜릿한 낭만을 한번쯤 맛보는 건 어떨까. 좁은 울타리를 벗어나면 새하얀 설국의 정취를 제대로 맛볼 수 있으며, 때로는 설국으로 통하는 국경의 터널도 그리 길지 않다. 캐나다와 일본이 그런 곳이다. 대자연의 매력이 넘치는 캐나다, 그리고 오감이 짜릿한 일본의 눈밭으로 떠나 보자.
" -잠보 아프리카, 잠보 케냐!요하네스버그를 출발한 비행기가 케냐를 향하던 중. 갑자기 비행기 뒷자리에서 ‘우와~’하는 탄성이 파도처럼 앞으로 밀려온다. 창밖으로 눈을 돌리는 순간, 만년설을 하얗게 뒤집어 쓴 산이 아프리카 중심에 우뚝 서있다. 시선을 압도하는 그 웅장함과 놀라움이란!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승무원에게 묻는다. “저게 뭐죠?” “킬리만자로. 관광 비행을 하니 내릴 때 팁 챙기세요.(웃음)” 광활한 아프리카에서 만난 아프리카의 심장 ‘킬리만자로’의 만년설만한 가슴 터질 듯한 감동이 또 있을까. 비행기는 선회해 다시 한
" 항공 이동은 빠르고 편리하지만 좁은 공간과 이·착륙시의 불안감으로 여행 전부터 걱정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특히 어린아이들과 노인들은 이런 불안감이 더할 것이다. 국가간 이동수단에 꼭 항공만 있는 것은 아닐 터. 이번엔 바다 위에서 일출과 일몰을 보고, 전차도 타면서 조금 넉넉한 여행을 떠나 보자. -페리에서의 24시간 여행 준비운동마음을 비우고 편한 상태에서 시작하는 여행은 유난히 기억에 오래 남는다. 중국을 여행지로 선택하는 이유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거리상의 이유’인데, 그만큼 시간적 여유가 없는 사람들이 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