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의 수도 쿠알라룸푸르는 골프여행하면 떠오르는 1순위 목적지가 아니다. 동남아시아만 해도 태국이나 필리핀 등 쟁쟁한 여행지가 많다. 앞으로도 크게 달라지지 않겠지만 그래도 상관없다. 쿠알라룸푸르의 매력은 대중성이 아니고 희소성이다. 참신한 골프여행을 찾는 골퍼에게 상대적으로 깨끗하고 안전한 쿠알라룸푸르의 이미지는 충분히 매력적이다. 인프라도 손색이 없다. 겨울을 나기에도 부담없는 착한 가격의 장기 체류형 골프장도 있고 쿠알라룸푸르 인근의 명문 골프장을 섭렵할 수도 있다. 다양한 선택지 중 쿠알라룸푸르의 자타공인 상위 랭킹 골
계절의 초입이면 이곳에서는 남들보다 조금 이르게 계절을 만날 수 있다고 했다. 초속 3cm로 떨어지는 벚꽃도, 귀를 간질이는 파도소리도 모두 간절했으니, 슬며시 찾아온 봄을 맞이하러 부산으로 향했다. 올해로 105주년을 맞은 송도해수욕장은 1913년 대한민국 최초의 공설 해수욕장으로 개장해 신혼 여행지로 오래도록 명성을 떨쳤다. 부산의 대명사인 해운대와 광안리에 비해 800m로 비교적 작은 규모지만 돌섬인 거북섬과 고래상 등 볼거리가 풍부해 많은 여행객들이 찾아오는 곳이다. 해수욕장 끝자락에서 거북섬 사이를 이어주는 송도구름산책로는
여수와 남해를 묶어서 가면 좋은 이유. 이왕 남쪽까지 내려온 김에 함께 둘러보니 일거양득이요, 또 하나는 바로 우리나라 4대 관음성지 중 무려 두 곳에 발자국을 남길 수 있다는 것이다. 관세음보살님이 상주하는 성스러운 관음성지는 강화 석모도의 보문사, 낙산사 홍련암 그리고 여수 돌산도의 향일암과 남해 보리암이 속한다. 향일암은 ‘해를 향한 암자’라는 의미로 일출명소로 꼽힌다. 향일암으로 오르는 가파른 경사의 언덕길에는 돌산의 특산물인 갓김치와 말린 조갯살, 각종 젓갈 등을 파는 상인들이 줄지어 있다. 항아리에 큼직하게 썰어낸 배와
과거 소비에트 연방의 거점도시였던 곳, 그보다 훨씬 더 과거에는 실크로드의 기착지이자 오아시스였던 곳. 수천 년 전 카라반과 낙타들이 비단을 싣고 오갔던 그 길을 따라 우즈베키스탄으로 향한다.●석국(石國)의 의미 우즈베키스탄은 완전한 대륙성 건조 기후로 봄, 가을 기온은 대체로 우리나라와 비슷해 우즈베키스탄을 여행하기 가장 좋은 계절은 봄과 가을이다. 특히 9월부터 11월 초순에 이르는 동안은 농업국가인 우즈벡의 바자르(시장)가 가장 풍성해지는 시기이니만큼 우즈벡 여행에는 최적기다. 타슈켄트는 천산산맥 지류에서 흘러나온 치르칙강을
서울에서 여수까지 차로 5시간. 이왕 고된 여정에 남해를 추가했다.여수에서 낭만을 노래하고 남해에서는 봄바람을 실컷 들이켰다. 남해에서는 그림 같은 집들이 흔한 풍경이 된다. 산 비탈길을 따라 옹기종기 집들이 모여 있는 다랭이마을과 붉은 지붕이 이국적인 독일마을은 심지어 바다마저 코앞에 두고 경관을 뽐낸다. 그야말로 바다가 보이는 그림 같은 집이다.사실 젊은 여행객들 사이에서는 다랭이마을보다 독일마을이 이름을 알렸다. 새하얀 건물에 주황색 지붕을 덮은 집들이 위에서 내려다보면 외국에 온 것 같은 이국적인 느낌을 물씬 풍기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여수까지 차로 5시간. 이왕 고된 여정에 남해를 추가했다.여수에서 낭만을 노래하고 남해에서는 봄바람을 실컷 들이켰다. 그리운 사람 한 명 쯤 마음속에 품고 산다는 건 축복이다. 열렬히 사랑했고 넘치는 사랑을 받았다는 증거니까. 그러니 아픈 이름은 억지로 지우려 하지 말길. 언젠가 붉은 동백꽃으로 피어난다. 동백꽃은 여수의 시화다. 1월 말에 꽃망울을 틔워 3월에 만개한다. 당신이 이 때 여수에 갔다는 건, 혹은 갈 것이라는 건 동백꽃을 만나기 위함이라는 걸 짐작할 수 있다. 그리고 발걸음은 자연스레 오동도로 향하겠다. 오동
울산의 바다를 보면서 고래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울산에는 고래잡이를 주업으로 하던 어촌, 장생포가 있었고 덕분에 울산은 오랫동안 고래로 대표돼 왔다. 장생포는 고래 포획이 금지된 1986년까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고래 포획지로 이름을 날렸다. 울산의 별미로 고래고기가 꼽히는 것도 같은 이유다. 포획이 금지된 지금은 그물에 걸려 죽은 고래만 유통할 수 있다고. 어찌됐든 오랜 기간 동안 고래와 연을 맺어온 울산은 고래와 관련된 문화를 ‘장생포 고래문화특구’에 펼쳐놓았다. 2015년 조성돼 지금도 계속 확장되고 있는 장생포 고래문화
볼 너머를 살랑대는 바람은 나의 여행을 축복하는 성배다. 일렁이는 물결은 지금의 나와 닮았다. 한 템포 늦춰서 갈 수 있는 이 시간에 맞서, 우린 아주 많은 것들을 주워 갈 수 있었다. 반듯한 훼리에 올라탔다. 일본에서 배를 타 보는 것도, 배를 타고 하룻밤을 꼬박 보내 보는 것도 처음이다. 외국인 보다는 내국인이 훨씬 많은 탑승객들 사이에 우두커니 섰다. 여행은 시간조절이 생명이라고, 신칸센을 이용해 빠르게 목적지에 도달하면 되지 않나 싶었다. 훼리 여행의 목적을 전혀 간파하지 못한 채 말이다. 꼬불꼬불 미로처럼 연결된 6층 구석
경주와 부산 사이, 울산이 있다. 수없이 여행했던 두 도시 사이에 있건만 울산은 처음이다. 거대한 공장단지의 이미지만 떠올랐기 때문이었으리라. 섣부른 편견은 울산에 발을 디디며 깨져버렸다. 슬도의 거문고 바람을 맞으며, 대왕암공원의 꽃마중을 받으며. 그러니 실로 여행이란 놀라운 것이 아닌가. 슬도의 하얀 등대를 끼고 계속 걷다보면 방파제를 따라 낚시대가 즐비하다. 오래 기다릴 것도 없이 이곳저곳에서 척척 낚시대를 들어올리는데, 매번 월척이다. 손바닥만한 물고기가 펄떡이며 올라온다. 무엇인지 물으니 전어란다. 빨리 낚시대를 내려야하는
경주와 부산 사이, 울산이 있다. 수없이 여행했던 두 도시 사이에 있건만 울산은 처음이다. 거대한 공장단지의 이미지만 떠올랐기 때문이었으리라. 섣부른 편견은 울산에 발을 디디며 깨져버렸다. 슬도의 거문고 바람을 맞으며, 대왕암공원의 꽃마중을 받으며. 그러니 실로 여행이란 놀라운 것이 아닌가. 8차선 도로가 시원하게 깔린 도심을 지나간다. 공장단지의 높은 굴뚝이 솟아있고 거리에는 작업복을 입은 사람들이 지나다닌다. 중공업, 석유화학, 조선업 등 2차 산업이 도시의 근간을 이루는 울산의 모습이다. 그러고 보면 울산이 산업도시로 이미지를
잘 잤어? 난 잘 잤는데…. 아내의 아침인사에 고개를 살짝 가로젓는다. 아무리 해랑이지만 잠귀 밝고 예민한 승객은 어쩔 수 없나보다. 경주역을 출발한 해랑은 승객들의 숙면 유도를 위해 11시부터 새벽 3시까지 4시간 정도 영주역에 정차했는데, 다시 출발할 때 덜커덩 닥친 위기를 넘지 못하고 깼다. 승무원은 미리 예견했다는 듯 둘째 밤부터는 적응해서 푹 자니까 다음에는 2박3일 여행상품을 이용하라고 농을 던진다. 2박3일이면 전국일주인데 더 재미있겠다, 아내가 덥석 미끼를 문다. 해랑의 매력에 빠져 14번이나 탑승한 일본인 고객이 있
서울역을 출발한 해랑은 중간 정차역에서 나머지 승객들을 모두 태우더니 속도를 내기 시작한다. 목적지는 경주다. 객실 스피커로 이벤트칸 ‘포시즌’으로 모이라는 안내 방송이 나온다. 오리엔테이션 하려나 보네, 열차 탐험도 할 겸 일찍 나선다. 복도를 따라 열차의 이쪽 끝에서 저쪽 끝까지 누빈다. 총 여덟 량 중 정중앙의 두 량을 카페와 이벤트 공간으로 꾸몄고, 그 앞뒤로 세 량씩 객실을 배치한 구조다. 남자들은 특히 4호칸과 5호칸을 주목한다. 카페 ‘선라이즈’와 이벤트 공간 ‘포시즌’이다. 술과 안주와 음료와 간식과 각종 요깃거리가
아내랑 기차여행에 올랐다. 우리나라 유일무이의 럭셔리 침대 열차. 둘이어야 비로소 온전한 하나라는 닮은 점 덕이었을까, 레일도 부부를 아늑하게 안았다. 기차로 움직이고 기차에서 먹고 기차와 함께 잠든 1박2일 해랑 기차여행기다. 복도가 마치 오리엔트 특급열차 같지 않아? 꽤 화려하네, 칸마다 객실 모양이 다른가봐…. 원래 저랬었나 싶을 정도로 아내는 오늘 유독 호기심이 많다. 설레서겠지. 우리나라 유일의 침대열차에 처음 올랐으니 그럴 만도 하다. ‘레일 크루즈’라 불리는 이다. 2008년 11월 국내 최초로 ‘호텔식
타임머신을 타고 군산의 시간을 거닐었다. 유년의 기억을 징검다리처럼 통통 건넜더니 일제 강점기 아픈 시대에도 닿았다. 시간에는 힘이 있다. 동네 구멍가게 앞에서 이런 심오한 생각을 하게 될 줄은 몰랐다. 내가 어릴 적 살던 곳에도 꼭 이만 한 슈퍼가 있었다. 학교가 파하면 어김없이 들러 군것질을 하곤 했는데…. 있는지도 몰랐던 기억들이 여기서야 문득 떠오른 것이다. 20년을 훌쩍 뛰어넘은 오후였다. 군산 근대역사거리였다. 그러고 보니 마을 한편에 자리한 초원사진관도 20여 년 전 그 어디쯤에 머물러 있어 뵌다. 1998년 개봉한 영
가장 파리다울 파리를 궁리하다 결국 디저트를 택했다.내로라하는 스타 셰프들의 농염한 맛을 따랐다. 생제르맹 데프레 Saint-Germain-des-Pres‘파리의 심장’이라 불리는 곳으로, 파리 6구에 위치한다. 1940~1950년대 사르트르(Jean-Paul Sartr), 보부아르(Simone de Beauvoir) 등 철학자, 예술가들이 활약하던 주 무대였다. 유서 깊은 카페들과 오래된 서점 등 작은 가게들이 한데 모인 생제르맹 데프레는 파리지앵들의 일상을 가장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곳 중 하나다.생제르맹 데프레 푸드 투어매주
남도 답사 1번지. 진부하다고도 할 법하지만 이보다 더 적절한 말이 또 있을까. 하나의 거대한 예술촌이 된 해남의 구석구석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예술이 꽃 피는 그곳으로. 비자나무 숲에 바람 스밀 때우거진 비자나무 숲 사이로 바람이 스며들자 ‘쏴아’ 소리가 들려왔다. 마치 비가 쏟아져 내리는 것처럼. 고산 윤선도도 아마 같은 생각이었겠지. 고택 사랑채에 붙은 ‘녹우당’이라는 이름도 바로 그 소리에서 영감을 얻어 지었다고 하니 말이다.녹우당과 그 일원은 윤선도의 자택이자, 해남 윤씨의 종가가 이어져 내려오는 곳이다. 이 고택이 처음부
볼 때마다, 갈 때마다 새로운 얼굴을 보여주는 홍콩이 올해 여행자를 위해 준비한 비장의 무기는? 지난해 홍콩 여행의 히트 스폿이었던 올드타운센트럴에서 시작한 여정은 오늘 그리고 내일 흥행이 확정된 삼수이포와 스탠리로 이어졌다. ●노란 가스등 아래 올드타운센트럴90년대 홍콩영화의 감성에 취해본 적 있다면, 당신에게 올드타운센트럴은 ‘홍콩의 거리’ 이상의 의미를 갖게 될 것이다. 홍콩섬 서쪽, 센트럴 일대를 칭하는 올드타운센트럴은 높은 고층건물과 어느 곳보다 빠른 신식문물이 들어오는 장소이지만 동시에 오랜 역사가 켜켜이 쌓인 노포, 거
섬 여기저기 적힌 ‘나미나라 공화국’이라는 표시가 이곳은 또 다른 세상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살던 도시와는 다른 곳, 남이섬을 음미했다. 공화국이라는 이름을 붙일 만큼 남이섬은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별도의 국기와 화폐까지 있을 정도다. 배를 타는 입구와 출구를 입국장, 출국장이라 부르고 섬 안에는 중앙은행과 우체국까지 있다. 사실 이 모든 것을 굳이 나열하지 않고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나의 도시와는 확연히 다른 곳임을. 키 큰 나무들이 쭉쭉 뻗은 길과 길 사이에는 청설모, 다람쥐, 토끼들이 뛰놀고 있었다. 자동차와 횡단보
두툼한 이불을 돌돌 말고 있다가 별안간 뛰쳐나가 수영장으로 몸을 던졌다.그래, 이게 바로 풀빌라의 맛이지. 워터파크가 있는 대형 리조트가 가족의 것이라면 프라이빗하고 럭셔리한 공간이 있는 풀빌라는 나, 그리고 연인의 것이다. 외딴 섬에 온 듯, 넓은 수영장과 객실에서 망중한알린타 푸켓 리조트 & 스파 Aleenta Phuket Resort & Spa풀빌라 단 34채. 복층 구조의 풀억세스룸 9개를 더해도 총 43개 객실에 불과한 작은 리조트다. 그러나 규모는 이곳에서 한계가 될 수 없다. 작기 때문에 더 많이 고객에게
‘웃뜨르’에는 제주도 사람들만의 정서가 깊게 배어 있다. ‘위쪽 들녘’이라는 단순한 뜻풀이로는 절대 이해할 수 없다. 설움의 상징에서 이제는 희망의 아이콘으로 부상했다. 웃뜨르는 위쪽 들녘이라는 뜻의 제주도 방언이다. 외지인에게는 그저 수많은 제주도 방언 중 하나일 뿐이겠지만 제주도 사람들에게는 그렇지 않다. 아니 그럴 수 없다. 그들에게 위쪽은 변방이었고 오지였고 척박한 터전이었다. 그래서 서러웠고 외로웠고 고됐다. 단순한 뜻풀이로는 이해할 수 없는 그들만의 정서가 짙게 밴 이유다. 그 웃뜨르가 탈바꿈했다. 설움의 상징에서 이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