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저가 마케팅을 둘러싼 갑론을박
손 아직 해외여행 시장이 정상화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가격 경쟁이 벌어졌다. 최근 최저 39만9,000원에 등장한 사이판 상품뿐만 아니라 지난 상반기에는 항공을 제외한 터키 현지 투어 9만9,000원 상품도 있었다.
이 코로나19 이후 여행 비용이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는데, 지금 출발하고 있는 유럽 상품들을 보면 가격이 크게 오른 것 같지는 않다. 특히 지난 추석 연휴에 출발한 몇몇 패키지 상품은 ‘연휴’임에도 불구하고 비싼 편은 아니었다. 스페인 일주가 150만원 상당이었다.
손 연휴 기간에 현지의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갑작스레 입국 제한이 강화된 곳도 있었다. 어쩔 수 없이 여행지와 항공편을 변경해야했는데 변동된 가격은 여행사가 부담했다고 한다. 마이너스 수익임에도 불구하고 초기에는 일단 출발을 시켜보자는 느낌이 크다.
김 가격 경쟁이 아닌 초기 가격 마케팅 수준이면 괜찮은데 일각에서는 출혈 경쟁이 될까 우려도 있다. 오랜 침체기를 겪다가 이제 막 열리기 시작하는 시점에서 그렇게까지 가격을 내릴 필요가 있냐는 지적이다.
손 특가를 만든 여행사들은 일종의 마케팅이라고 여긴다. 이렇게라도 알리고 홍보해야 한다는 입장인 거다. 눈에 띄는 파격적인 특가 상품은 사실 몇 개 없다. 나머지는 정상적인 수준의 가격이라고 한다.
김 저가 마케팅이 필요한 부분도 있다. 저렴한 상품으로 고객들에게도 여행 기회를 주고 여행이 가능함을 알리는 것이다.
지 여행시장 생태계도 코로나19로 인해 본질적인 변화를 겪고 있다. 여행 재개 초기에는 저가 마케팅을 펼친다고 하더라도, 예전과 같은 출혈경쟁은 어렵지 않을까.
김 저가 상품으로 인해 고객들도 피해를 봤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구조는 아닌 것 같다. 현지 쇼핑이나 옵션으로 구매를 강요당하는 듯한 입장이었는데 이제 그런 문제는 없을 것 같다. 현지 관광 인프라가 완전히 정비된 수준이 아니니 옛날 방식으로 저가 상품을 만드는 건 구조적으로 불가능해 보인다.
지 개인적으로 특가로 나온 사이판 트래블 버블 상품을 예약했다. 자세히 보니 관광청에서 제공하는 바우처를 여행사에 제출하는 조건으로, 해당 바우처를 이용해 데이투어를 진행하는 방식이다. 사이판 특가는 관광청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 같다.
손 일단 해외여행을 갈 수 있다는 인식이 점차 퍼지는 분위기다. 사이판도 처음에는 호텔 5일 격리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이제는 5일 동안 호캉스 간다는 인식이 더 큰 것 같다. 같은 기간을 여행한다고 보면 지금은 제주도 여행보다 비용이 저렴할 수 있다.
김 다만 과도한 저가 마케팅을 장기적으로 이어가면 안 된다. 건전한 여행 재개를 막는 장애물이 될 수 있다.
고용유지지원 끝자락…정상화는 언제쯤?
손 고용유지지원제도가 30일 연장됐다. 한 달이나마 도움이 되는 곳들도 있겠다.
김 여행사는 거의 해당되지 않을 것 같다. 대부분 일찌감치 무급휴직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지 항공사들은 30일이라도 연장해줘서 다행이라는 얘기가 많더라. 지난해도 11월과 12월 무급휴직을 진행했는데, 올해도 나머지 두 달은 무급휴직으로 버티고 내년부터 다시 신청한다는 입장이다.
김 90일 연장해서 연말까지 채웠으면 더 좋았을 텐데. 하지만 정부입장에서도 마냥 곳간을 퍼줄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이것만 해도 역사에 없었던 지원이 나간 거다. 여행이 슬슬 재개 움직임을 보이니 항공사들도 준비가 필요할 것이라는 점도 감안했겠다.
손 내년은 설과 이어지니 시작이 괜찮을 수 있겠다. 어차피 처음부터 코로나를 완전히 극복하는 건 불가능하다.
김 여행사 중에서는 인터파크와 하나투어가 전 직원 정상 근무로 전환했다. 인터파크는 9월, 하나투어는 10월부터다. 두 업체가 선도적으로 근무 체제를 정상화했으니 이에 상응하는 효과가 가시적으로 보일지는 지켜봐야겠다. 여름에 직원을 늘렸다가 4차 유행에 할 일이 없어서 다시 휴직에 들어간 경우도 있었다.
정리 및 진행 = 손고은 기자 koeun@traveltimes.co.kr
*취재후는 한 주간의 취재 뒷얘기를 담는 자리입니다.
*참가자 : 김선주, 손고은, 이성균, 이은지 기자
기자 이름 성으로 표기 (지=이은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