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서비스는 정문부터”
절도있는 서비스를 자부하던 호텔롯데의 정문이 부드러워지고 있다.
국내특급 호텔 중 유일한 도어걸인 변수희씨(25)가 특유의 느긋한 부드러움으로 종횡무진하고 있기 때문.
왠지 호텔 정문에는 위엄있는 복장을 갖춘 수문장들이 지키고 서있어야 될것 같은 선입관은 제쳐두고라도 콘시어지과의 도어파트는 남자에게도 힘든 부분이 많은 일터이다.
냉난방이 잘되는 호텔안과는 달리 걸어다니기도 추운 한겨울은 물론 땀방울이 멈추지 않는 무더위속에서도 변함없는 자세로 손님을 맞아야만 한다. 손님의 무거운 가방들을 벨파트에 신속하게 전해주는 것은 물론 많은 차들이 오고가는 현관앞의 주차 및 통행질서도 책임져야 한다.
특히 구관과 신관으로 나뉘어져 있는 롯데호텔은 현관의 길이가 국내호텔 중 가장 길어 하루종일 뛰어 다니는 거리 또한 만만하지 않으며 호텔 옆에 위치한 백화점 덕분에 현관앞 통행량은 하루 5만대에 육박하고 있다.
그러나 주변의 걱정스런 시선에도 아랑곳없이 변씨는 「재미있다」는 말한마디로 동료들에게 믿음을 주고 있다. 하루 9시간 동안 겪는 육체적인 어려움보다는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욕심이 그를 더 힘들게 한다.
지난해 9월 도어파트에 부드러움을 더해보자는 회사의 결정이 있은 후 도어걸 후보 0순위로 변씨가 뽑힌 이유는 로비 그레츄레스를 하며 많은 VIP들을 모셔본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도어파트는 호텔의 서비스를 처음으로 만나는 곳이라는 중요성도 있지만 VIP를 정문에서 맞아야 하는 부담 또한 크다.
변씨는 『처음 일을 시작할 때 할당받은 VIP의 차번호 3백개를 외우는 일이 가장 힘들었다』며 『이제는 정부의 주요인사이동까지도 모두 점검하고 있다』고 말한다. 어려서부터 차에 관심이 많은 남자들과 달리 차종류를 분간하는 일도 처음에는 쉽지 않았다.
도어파트에서만 10년의 관록을 갖고 있는 김준호 캡틴처럼 1천여개의 차번호를 외우지는 못하지만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가 남자동료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도어파트를 책임지고 있는 김씨는 『손님은 왕이라는 기본정신이 가장 중요하다』며 『변씨가 도어파트 서비스에 부드러움을 불어넣었다』고 밝힌다.
여자라는 이유로 차마 짐을 맡기지 못하는 외국인 손님도 있지만 외국투숙객들에게 친절하게 주변 관광안내를 해줄 때나 남자직원들의 부탁에는 차를 빼지 않고 버티던 고객들도 변씨의 말한마디에 차를 뺄때는 보람이 크다.
차의 종류에 따라 서비스가 달라진다는 그릇된 인식이 안타깝다는 변씨는 『고객을 기억해주는 서비스만이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다』고 강조하며 『아직 맞는 옷이 없어 맵시가 안난다』고 수줍은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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