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후의 항공여행은 과학기술분야에서 두 가지의 큰 변화를 예견할 수 있다. 그 하나는 초음속 민간여객기가 장거리 국제간선항로에 정기운항을 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누구나 자신의 고유번호를 가진 개인통신시스템(PCS)으로 모든 여행정보를 직접 취급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우선 국내선의 경우를 보자. 집안의 TV는 음성으로도 작동되고 또 손가락으로 터치할 수 있는 「터치스크린」을 갖추고 있다. TV나 PCS로 전세계적인 여행정보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있는 「트래블넷」에 접속하여 「항공 국내선」으로 들어간다. 그 다음은 「홈쇼핑」과 같은 순서로 국내선 화면에 나타난 여러 목적지 가운에 예를 들어 「부산」을 손가락으로 짚으면 서울-부산간의 항공기 스케줄이 나온다. 이 때에는 항공사마다 스케줄을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의 고속버스처럼 매 10분 간격으로 공동배치를 하는 식이다. 3년 전 개통된 고속전철과 피나는 경쟁 끝에 서서히 시장을 회복하고 있다. 항공기는 모두 중형으로 통일하고 대신 운항횟수를 대폭 늘려 셔틀식으로 운영한다. 예약이 필요하면 월․일의 숫자를 입력해 원하는 출발시간의 비행편을 누르면 항공기의 좌석 배치도가 나타난다. 빈 좌석을 선택하면 신용카드의 번호를 입력하라는 지시가 나온다. 곧 6자리 숫자의 예약번호가 나타난다. 그 번호를 PCS전자수첩에 입력해 둔다. 항공요금의 은행계정에서 자동이체되고 지금처럼 추석이나 구정전에 항공기의 좌석을 싹쓸어 가는 일은 불가능해 진다. 예약한 날 공항에서 PCS에 기억된 예약번호를 건네주고 탑승권을 받아 좌석에 앉으면 된다. 어느편의 항공기가 몇번 탑승구에서 탑승하는 지 등등 그날의 공항서비스 전반에 댄한 정보는 「공항정보센터」의 번호 하나로 PCS의 소형화면에서 골라서 볼 수 있다.
국제선을 가보자 . 「항공-국제선-뉴욕」으로 들어가 예약을 마치고 자신이 속해 있는 항공사 클럽의 회원 번호를 입력하면 해당항공사는 회원에서 고객정보를 검색하고 확인한다. 항공사로부터 PCS로 팩스 메시지가 들어온다. 저녁식사와 간식메뉴는 모두 가벼운 채식으로 주문하고 포도주도 골라 놓는다. 출발 당일 인천국제 공항에서 지금의 신용카드처럼 생긴 카드여권으로 출국 수속을 마치고 최신형 초음속 여객기에 탑승한다. 오후 5시 정각에 항공기는 서서히 움직여 방위각 3백20도 방향에 활주로에 들어 선후 전속력으로 질주한다. 12초만에 공중으로 치솟은 항공기는 웅진 반도 쪽으로 나가서 천천히 기수를 우측으로 돌려 평양 순안 비행장의 항로 무선 표지소와 청진을 잇는 항로를 거쳐 계속 고도를 높인다. 약 30분이 경과하여 한반도의 항공을 벗어난 후 초음속기는 고도 20KM에 이른다. 객실 벽에 붙어 있는 「마하 미터기」에 어느 사이에 음속을 가르키는 숫자 1.0을 지나 1.1, 1.,...,2.0...,7, 8, 9, 10으로 천천히 바뀐다. 숫자가 2.4에 이르자 캡틴의 기내방송이 흘러 나온다. 『저희 항공기는 인천국제공항을 정시에 이륙하여 지금 고도 21km(보잉747은13km)에서 음속의 2.4배인 시속 2천8백50km(보잉747은 8백50km)로 비행중입니다. 목적지 뉴욕 존 에프 케네디 국제공항은 약 6시간 30분 후 오전 9시 40분에 도착하겠읍니다.』기장의 인사가 채 끝나기도 전에 PCS의 시그널이 깜박인다. 『아 박이사, 나 오전무 입니다...』인천공항에서 3시간 앞서 런던으로 떠난 오전무가 지부랄탈 상공에서 서울본사의 메인 컴퓨터를 대신 접속해 이베리아반도의 대리점 리스트를 받아 자기의 노트북 PC로 송신해 달라는 것이다. 자기의 비밀번호로 접속한 것이 탄로 나면 전무한테 된통 깨질까 두려워...『치사하게 구는군...』하고 전화를 끊는데 또 수신등이 깜박인다. 서울의 마누라가 잠자리에 들기 전에 굿 나잇 인사를 한다. 이제 막 디지털 미용체조를 끝내고 나니 생각이 난다고...「그래, 모두 팔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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