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21세기 항공산업
[특별기고] 21세기 항공산업
  • 여행신문
  • 승인 1993.05.1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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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 빨리, 보다 멀리, 보다 높이」 이것은 육상경기에서 기록에 도전하는 스포츠맨뿐만 아니라 항공과학기술이 금세기를 통하여 집요하게 추구해 온 목표이다.

1947년 10월 1일 미 공군의 시험비행 조종사 찰스 이거가 Bell XS-1 로켓 추진식 시험기로 인류 최초의 음속비행에 성공한 이래 1953년에는 마하2(음속의 2배) 돌파에 성공했고 특히 한국전쟁을 계기로 자유진영과 공산진영은 시험용이 아니라 실제 작전에 투입할 수 있는 음속계의 전투기를 개발하는데 심혈을 기울였다. 미국은 최초의 초음속 전투기인 F-100 슈퍼세이버를 1953년 작전에 배치했다.

당시에는 음속(해면 상에서 섭씨 15도일 때 초당 3백 40m)에서 발생하는 공기마찰열을 견딜 수 있는 얇은 동체표피, 항공기의 동력통제, 양쪽 날개가 제비처럼 뒤로 뻗은 후퇴익, 그리고 음속을 낼 수 있는 젯트 추진력의 개발이 가장 큰 기술적 난제였다.

이러한 문제가 하나씩 해결되면서 아음속계(대체로 마하 0.75정도)의 젯트 여객기가 개발되기 시작하여 1950년대 말부터는 이들이 종래의 4발 프로펠라 수송기를 대체, 장거리 및 대양횡단 노선을 장악하게 됐다.「보다 빠르게」는 이제 초음속에 도전하게 됐다.

영·불 합작개발 성공
1962년 영·불은 초음속 여객기의 공동개발에 합의하고 미화 24달러에 해당하는 거액의 개발비를 쏟은 후 1976년 「콩코드」를 탄생시켰다. 고도 20.7㎞로 아음속계 젯트 여객기 (시속 8백 50㎞)에 비해 거의 3배나 빠른 속도로 날 수 있었다. 아음 속 젯트 여객기로 7시간이 소요되던 런던-뉴욕 구간을 3시간 30분으로 단축했다.

마하2에서 공기저항을 줄이기 위하여 동체는 바늘처럼 가늘게, 표피에서 발생하는 마찰열(순항고도에서 섭씨 1백 20도)을 견딜 수 있는 특수합금물질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또 항공기 날개를 삼각형 모양으로 해결하여 안정성과 연료효율을 높이고 아음 속으로 이·착륙시에는 조종석이 시야를 확보할 수 있게끔 앞머리를 숙일 수 있도록 설계했다. 과학기술의 승리였다.

그러나 상업화에는 많은 난관이 있었다. 우선 항속거리가 짧아(4천 노티칼 마일) 태평양 횡단에는 어림없고 짧은 운항거리로는 항공기 가동 시간을 1일 평균 10시간을 채울 수 없었다, 뿐만 아니라 동체를 가늘게 하다보니 좌석이 1백 4석을 넘지 못해 유상하중이 낮고 또 항공기 가격이 높아(76년 대당 미화 7천 5백만 달러)자연히 시간당 감가상각액이 높아 채산성이 떨어졌다.

일반 젯트 여객기의 일등석 요금을 받아도 이윤이 없었다. 시간당 연료비는 5천 달러(1갤런당 미화 0.8달러선 기준으로)나 되어 2차 오일쇼크 이후 갤런당 1.20달러선까지 치솟은 유가는 채산성을 더욱 악화시켰다. 한편으로는 지구환경을 오염시킨다는 우려가 높았다. 엔진의 배기가스, 특히 질소산화물(NOx)은 대기권의 오존층을 파괴하여 지구에 도달하는 태양의 자외선 양을 증가시킬 것이라고 보았다.

(모든 젯트 엔진은 질소산화물)을 배출하지만 아음속기는 비행고도가 낮아 오염물의 대기권에 닿을 염려가 거의 없다고 봄) 초음속기의 비용과 환경오염에 대하여 「극소수의 부자만이 탈 수 있는 비행기」라고 혹평했다. 또 소닉붐(초음속으로 비행할 때 발생한 충격파가 지구에 다달을 때 나는 폭발음 비슷한 굉음) 때문에 인구가 조밀한 지역의 상공을 음속으로 날 수 없었다.

단 처음에 걱정하던 대기권의 오염과 오존층 파괴 문제에 다한 과학적 조사는 그 후 활발치 못한 운항횟수 때문에 흐지부지되고 말았지만 해결된 것은 아니었다. 20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영·불 합작의 「콩코드」는 기술적으로 뛰어난 항공기로 지금도 안전하게 운항하고 있지만 항속거리나 여객탑재능력에서 상업적으로는 실패작이었다.

경제적 여객기 절실
영·불이 「콩코드」를 개발할 때 미국도 초음속 여객기의 개발계획을 가지고 있었으나 71년에 포기해버렸다. 소음이 적고 환경오염이 없으며 경제적으로 생존력이 있는 초음속기란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던 것이다. 그러나 21세기초에는 1일 30만 명의 여객, 그것도 거의가 비즈니스맨으로 3천마일 이상의 대양횡단 노선을 여행할 것으로 예측되어 경제성 있는 고속여객기의 개발이 절실하게 됐다.

현재의 젯트 여객기보다는 무려 3배, 음속의 2배에 달하는 속도면 로스앤젤레스-도쿄 구간을 4시간 20분, 서울까지는 5시간 이내에 비행할 수 있게 된다. 장장 12시간(LA-서울)동안 좁은 좌석에서 벨트로 몸을 조이고 식사 후 산보 한번 할 수 없는 고역을 단 5시간으로 단축시켜 줄 수 있는 고속기는 지금 불황의 늪에서 허덕이고 있는 항공업계에 새로운 지평을 열러 줄 것이다.

비행시간은 3분의 1로 줄일 수 있게 되면 항공기를 장거리 노선에 더욱 자주 투입할 수 있어 매일 여객마일을 급증시킬 수 있게 된다. 채산성이 크게 좋아진다. 미국은 그 동안 선반 위에 올려놓았던 초음속 여객기 개발계획에 쌓인 먼지를 털고 「고속민간수송기」라고 명명했다.

NASA(미국항공우주국)은 보잉, 맥도널 더글라스 등의 민간항공기 제조업체들과 공동으로 민간고속기의 상업화를 위한 기술개발에 7개년 계획으로 4억 달러의 자금을 쏟아 붓기 시작해 왔다. 이제 환경과 공존할 수 있는 기술개발에 반쯤 다가와 있다. 상업적으로 생존력이 있는 고속기를 개발하려면 앞으로 40억 달러의 개발비가 더 필요할 것이며 시장에 등장할 때까지 업계는 약 1백 내지 1백 50억 달러를 더 투자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에 대한 회수사가 만족한 선이 되려면 여러 가지 면에서 「콩코드」보다는 성능이 좋아야 한다. 항속거리에서 2배 탑승 여객수는 2.5배에서 3배, 요금은 현행 일반 젯트 여객기보다 약간 높은 수준, 현행 소음기준치의 준수, 무엇보다도 환경에 관한 한 무공해라야 한다. 이와 같은 기술적 목표는 ▲질소산화물 배출량 감소 ▲조용한 동제와 엔진 ▲소닉붐 약화로 집약할 수 있다.

미, 국운 건 분야
새로운 초음속 여객기가 등장하는 것은 2005년에 태평양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여객증가율이 가장 높을 뿐만 아니라 태평양을 사이에 두고 마주한 두 대륙은 초음속기에 가장 이상적인 공간을 제공한다. 2015년경에는 전세계적으로 1일 항공여객 숫자가 8백만, 그중 매일 60만 명이 장거리 대양횡단 노선에 탑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NASA의 보고에 의하면 초음속기는 14만 명에게 새로운 일자리를 마련하고 2천억 달러의 항공기 판매수입을 가져다 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2015년경에는 약 1천 2백대의 고속기가 마하 2.4의 속도로 지구를 덮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연간 매출액 8백억 달러에 1백만 명을 고용하고 있는 미국의 항공산업은 동구 공산권이 해체된 후 방위산업의 위축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 고음속기의 개발이야말로 미국이 국운을 걸지 않을 수 없는 분야이다. <김효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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