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에서 기차 여행은 훨씬 피로감이 덜하다. 흔들림이 적고 깨끗한 공기와 쾌적한 시설 때문. 게다가 한국에서 할인된 패스 하나만 끊어가면 일정기간동안 기차는 물론 우편버스도 별도의 요금을 내지 않고 이용할 수 있다. 목적지까지 큰 짐을 부치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장엄한 알프스가 내게로…
알프스의 장엄한 풍광을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융프라우요흐나 쉴터호른, 리기나 샤모니 몽블랑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스위스에는 이외에도 다양한 곳에서 알프스의 멋진 산세를 볼 수 있다. 위치마다 다른 표정을 지닌 알프스를 바라보는 것도 스위스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이다.

작은 악마라는 뜻을 가진 스위스 알프스의 또 다른 영봉 ‘레자블레레(Les Diableret ·3209m)’. 샤모니 몽블랑의 북쪽, 제네바에서 레만호 건너편에 위치한 이곳은 대빙원과 마테호른 등의 영봉을 비롯해 멀리 융프라우까지 사방이 알프스 산맥으로 둘러싸인 경치를 볼 수 있다. 몽트뢰나 로잔, 시옹성까지 주변에 위치해 연계 관광에도 제격이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융프라우나 남쪽의 몽블랑에 비해 관광객들의 인기를 얻지는 못했다.

하지만 오히려 한번 방문해 본 사람들은 그 매력을 충분히 인정한다. 제네바에서 차로 1시간30분, 이태리 밀라노에서 2시간30분이면 닿을 수 있는 지리적인 잇점과 함께 날씨가 좋은 날이면 멀리 융프라우까지 보이는 활달한 풍광 때문이다.

게다가 올 봄이면 레자블레레 봉우리 아래 새롭게 단장한 휴게소인 ‘글레시아(Glacier 3000)’이 문을 연다. 불가능하게만 여겨졌던 대자연의 아름다움을 무한한 인간의 도전정신으로 인해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마련한 것이다. 글레시아 3000은 발음이 어려운 레자블레레를 대신해 이 지역을 포괄하는 고유명사가 됐다.

글레시아 3000까지 향하는 여행은 레만호 동쪽 끝에 위치한 에이글(Aigle)에서 시작한다. 글레시아 3000에 오르기 위한 초입 마을인 레자블레레까지는 산악기차나 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단체 관광객들을 위해 객차 하나를 푹신한 쇼파와 테이블, 음료를 서빙하는 테이블로 개조한 피크닉용 산악 기차가 재밌다.

구비구비 창 아래로 펼쳐진 풍경속엔 산과 마을이 있고 에이글의 오래된 옛 성도 있다. 제일 높은 봉우리와 같은 이름의 마을인 레자블레레는 고즈넉하다. 마을 가운데로 ‘졸졸졸’ 냇물이 흐르고 울창한 전나무들이 겨울을 더욱 싱그럽게 만든다. 밤이면 세모난 처마끝을 등불로 장식해 마을 자체가 거대한 크리스마스 트리같다.

평소에는 조용한 산골 마을이지만 시즌이 시작하면 활발하게 변신한다. 스키나 보드를 메고 왁자지껄한 웃음소리가 골짜기를 찌른다. 몽트뢰에서 차로 30여분, 제네바에서는 1시간 정도면 도착할 수 있다. 해발 3000여m에 위치한 전망 라운지까지는 케이블카를 타고 한참을 올라간다.

안타깝게도 안개가 끼어 올라가는 도중의 레자블레레는 콜듀리롱(Col duRillon)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한참을 올라간다. 그 높이와 풍광 때문에 눈 아래가 아찔하다. 멀리 제네바호의 푸른 물결이 손짓한다. 해발 2971m에 위치한 전망 라운지 글레시아3000은 지금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다.

스위스의 유명 건축가가 디자인했으며 모양새만으로도 충분한 볼거리다. 내년 봄 새롭게 문을 열어 완벽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하나 더 주목해야 할 점은 고소증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해발 3000m 이상 올라가면 일반인들은 부담을 느끼게 마련인데 글레시아 3000은 조금 아래 위치해 있어 적절하게 즐길 수 있다.

글레시아 3000에서만 느낄 수 있는 또 다른 재미는 스노우버스를 타는 것이다. 울퉁불퉁한 바퀴하나가 어린아이 키만한 버스를 타고 눈속을 헤쳐 올덴혼까지 가면 멀리 알프스 산세가 한눈에 들어오는 조망대에 이른다. 마냥 동심으로 돌아가 눈밭에 구르기도 하고 이런 저런 포즈로 기념 사진을 남긴다.

멀리 한 무리의 스키어들이 활강한다. 금새 내려갔나 싶었는데 어느새 리프트를 타고 올라오고 있다. 마치 하얀 눈위를 알록달록하게 수놓으며 나르는 새같다. 날개를 달고 새처럼 그 뒤를 쫓고만 싶어진다.
글레시아=김남경 기자 nkkim@traveltimes.co.kr
취재협조=스위스관광청 02-739-9511
루프트한자독일항공 02-3420-0400

◆ “많은 한국인의 방문을 기대합니다”
프랑수아 미셀(Francois Michel) 캔톤주정부관광청 차장과 에릭 리흐티(Eric Liechti) 디아블레레 관광청 이사는 글레시아3000을 한국 시장에 소개한 사람들이다. 올 봄 문을 열 산장 휴게소에 대한 기대가 매우 크다.

지리적으로 좋은 위치에 자리잡고 있으며 주변 관광 거리가 풍요롭고 무엇보다도 산세가 아름다운 잇점을 지녔지만 일찍 개발되지 못해 타 지역에 비해 뒤늦게 프로모션에 뛰어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 여행사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한 팸투어 실시에도 적극 나서는 한편 방문 기간 내내 편의를 돌보는 데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글레시아3000의 시설과 풍광은 우수하다. 3년동안 일본에서 전문 스노우보드팀이 여름마다 전지훈련을 올 정도로 7∼8월에도 스키를 즐길 수 있다. 스키는 이곳 사람들에게는 일상이다. 준특급에 준하는 호텔 객실은 레자블레레 마을에만 800개를 보유하고 있다. 리흐티 이사는 “크리스마스와 2월 최고 성수기만 빼고는 언제든 손쉽게 방을 예약할 수 있다”고 말한다. 객실 종류도 디럭스에서부터 아주 저렴한 것까지 다양하다.

미셀 차장은 “무엇보다도 1회용을 쓰지 않는 등 자연을 아끼는 스위스인들의 마음을 보다 극진히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인 스위스관광청 한국사무소장은 “케이블카 이용료와 휴게소 식사, 스노우버스 타기 등을 합친 패키지를 보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여행사에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스위스 정보 한글 홈페이지로’
“스위스 관련 정보, 인터넷 홈페이지를 보세요.” 스위스관광청이 한글 인터넷 홈페이지를 오픈했다. 그동안 영어 홈페이지만으로는 한국인 여행객들을 위해 보다 적극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는 판단하에 스위스관광청은 한글로 스위스 관광 뿐만 아니라 문화, 교육 등의 정보를 담았다. 또한 일방적인 정보 제공이 아닌 상호 교류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가 인상적이다. 또한 향후 여행사와 여행자를 연계하는 호텔 숙박 예약을 홈페이지 상에서 실시간으로 구현할 수 있도록 할 계획. 최신 소식도 보다 빨리 방문자들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www.myswitzerlan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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