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이래 최대 역사(役事)라는 인천국제공항의 개항식이 지난 22일 있었다. 그동안 3월29일 정식 개항을 놓고 ‘개항 연기론’, ‘개항 강행론’, ‘부분 개항론’ 등 갖가지 주장이 첨예하게 맞붙었지만 이제 시쳇말로 빼도 박도 못하게 된 셈이다.

사실 그동안 인천공항은 사상 최대 규모의 국책사업이란 타이틀에 걸맞게(?) 유례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갖가지 부실 의혹과 비판에 시달려야 했다. 쉴새 없이 쏟아지는 질타와 연이어 터진 악재는 인천공항을 개항도 하기 전에 이미 누더기로 만들었다. 그리고 개항을 코앞에 둔 시점까지 여러 가지 문제점을 노출, 불안감을 증폭시켰다.

주지하다시피 적지 않은 수의 장점에도 불구하고 인천공항이 갖고 있는 문제점은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최근에도 몇 차례 불거진 불완전한 통신시스템과 수하물 처리 시스템부터 미비한 접근수단과 배후숙박단지, 미흡한 국내선과의 연계성, 여행업계에 대한 홍보와 긴밀한 의견교환의 부족까지 그 수를 다 헤아리기도 어렵다.

그러나 인천국제공항공사와 정부는 언제나 자신만만했다. 그 어떤 문제제기에도 ‘사실과 다르다’ ‘별 일 없을 것이다’ ‘최고의 시설을 자부한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그리고 개항을 눈앞에 두게 됐다. 공항공사와 정부의 장담대로 별 탈 없기를 간절히 바라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크나큰 불안감을 떨쳐 버리지 못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만시지탄의 지적이 되겠으나 유달리 아쉬운 점 하나는 인천공항의 경우 첵랍콕, 간사이, 푸동 등 이미 오픈한 경쟁공항의 장·단점을 연구할 시간이 충분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 공항이 개항 초 보여준 혼란과 미비점을 고스란히 답습할 지도 모른다는 점이다.

규모만 사상 최대였지 치밀한 준비와 반면교사의 교훈을 우리 것으로 체득하는 측면에서는 결코 후한 점수를 주기 어렵다.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다. 개항 후 인천공항이 어떤 양상을 띠게 될지는 누구도 섣불리 예측할 수 없지만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관련 기관과 업계의 모든 역량을 집중할 때다.

노중훈 기자 win@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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